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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디언을 만나다] '클놈' 염경환 "나이 든 모습도 친근하게 보여드리고파"③

20년 만에 다시 뭉친 클놈, 지상렬·염경환 인터뷰

[편집자주] 지상파에서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은 이미 실종됐다. 코로나19로 코미디언들의 행사나 공연 스케줄도 이전에 비해 현저히 줄었다. 웃음을 주는 코미디언들이 웃음을 잃은 상황이 됐다. 지금은 TV나 무대에서 많은 코미디언을 볼 수 없지만, 이들의 웃음에 대한 열정은 여전하다. 자신들은 힘들어도 대중이 웃으면 행복해하는 코미디언들을 <뉴스1>이 만나, 웃음 철학과 인생 이야기 등을 들어보고자 한다. [코미디언을 만나다]를 통해서다.

코미디언 염경환 / 사진제공=유튜브 채널 '천만클놈' © 뉴스1
코미디언 염경환 / 사진제공=유튜브 채널 '천만클놈' © 뉴스1
[코미디언을 만나다] 열한 번째 주인공은 다시 '클놈'으로 뭉친 지상렬(51) 염경환(51)이다. 1993년 SBS 공채 2기로 데뷔한 염경환과 1996년 SBS 공채 5기로 데뷔한 지상렬은 개그계 선후배 관계이지만 인천 제물포고등학교 동창이기도 하다.

1999년 그룹 '클론'을 패러디한 '클놈'을 결성한 지상렬과 염경환은 개그콤비로 활동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2000년대 초반 지상렬의 연기 활동 시작과 염경환의 사업 도전으로 '클놈'의 활동은 사실상 중단이 됐다. 그런 두 사람이 다시 '클놈'으로 뭉친 건 유튜브 콘텐츠 '천만클놈'을 통해서다.

유튜브 콘텐츠 '천만클놈'은 지상렬 염경환이 천만 구독자를 달성한 인기 유튜버라는 설정으로 진행되는 페이크 다큐멘터리. 실제로는 아직 천만 구독자를 달성하지 못했지만 지상렬 염경환이 '클놈'으로 약 20년 만에 다시 뭉쳤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오랜 우정의 비결은 "그냥 만나는 것"이라며 진정한 절친 케미를 발산하고 있는 지상렬과 염경환을 뉴스1이 만났다. 이들이 다시 뭉친 이유와 앞으로 어떤 활약을 기대해도 될지에 대한 이야기가 풀어졌다.
코미디언 지상렬/ 사진제공=유튜브 채널 '천만클놈' © 뉴스1
코미디언 지상렬/ 사진제공=유튜브 채널 '천만클놈' © 뉴스1
<【코미디언을 만나다】지상렬·염경환 편 ②에 이어>

-'클놈'의 과거 활동에서 시간이 많이 지났는데.

▶(염경환) 이제 나이 먹어간다는 게 슬프기도 하고 서글프기도 하지만 재밌기도 하다. 한편으로 허재 형님 나오는 걸 보면 예전에 운동하실 때는 그렇게 독하고 날카로운 선수가 없었는데 '뭉치면 찬다' '뭉치면 쏜다'에서는 완전 허당으로 나온다. 옛날 모습 그대로 보여주는 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보여주니깐 사람들이 좋아하는 거다. '나는 똑같아' '변함 없어' 이런 것 보다 친근감 있게 보여서 다 좋아하는 것 같다. 그런 모습을 친근하게 보여드리고 싶다.

▶(지상렬) 지금까지 염경환 자동차와 지상렬 자동차가 잘 주행하고 왔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연식이 됐는데도 '우리는 출고 때랑 똑같다'가 아니라, 그냥 연식이 된 걸 인정하는 거다. '눈이 안 보인다' '귀뚜라미(귀가) 안 들려' 인정하는 게 소소한 행복인 것이다. 인정하는 게 최고인 것 같다.

-각자에게 코미디란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

▶(염경환) 저는 처음에 1993년도에 SBS 공채 데뷔했다. 그 당시만 해도 개그맨은 뭐든지 다 잘해야 했다. 그때만 해도 '틴틴파이브'가 전국적인 인기였다. 추세가 춤, 노래, 연기를 다 잘해야 했다. 그래서 그 당시에 저나 (김)구라나 쉽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 트렌드가 변한 것이 자연스러운 모습 보여주면서 한 두 마디 위트를 던지는 걸 좋아하시게 됐다. 옛날에는 콩트에서 짜여진 대로 웃음을 주는 공식이 있었다. 지금은 공식이 없어졌다. 

▶(지상렬) 과거에도 코미디언의 룰이 있었을 텐데 선배들은 되게 자유로웠다. 공식은 있었지만 되게 순수했기 때문에 서로 치고 빠지고가 된 거다. 지금은 자연스러워졌다고 하는데 그 당시에 선배들도 공식은 있었지만 되게 편안함이 있었다. 저희는 또 그 때 코미디와 다른 것 같다. 그 분들의 장르가 있는 거고 저희들의 장르가 있었던 것 같다. 저희도 코미디언은 맞는데 (콩트를 한) 코미디언 선배와는 조금 달랐다. 웃음을 주는 건 같는데 어떻게 웃음을 주는가는 달랐다.

-대중들이 바라보는 나와 진짜 나의 괴리감도 클 것 같은데.

▶(지상렬) 저는 대중 분들이 저를 그렇게 인정하시면 그렇다고 생각한다. 굳이 제 삶에 대해서 설명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제가 굳이 빨간색을 가지고 있고 파란색을 가지고 있다고 말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대중들의 평가가) 업이라고 표현할 수 없는데 어떻게 보면 업이다. '저희 집이 이런 집인데' 이런 거만 보여주면 되지, 포크가 몇 개고 숟가락이 몇 개인지를 설명할 필요가 없다. 나에 대해서 평가를 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다 알게 되는 거다. 시간이 약이다. 지나면 다 알게 된다고 생각한다.

-'클놈'의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가.

▶(염경환) 계획이 있고 목적을 두고 하는 게 아니라 저희가 즐거워서 하는 거다. 조회수를 목표로 하는 게 아니라 이거 아니면 서로 개인적으로 만나보고 카메라 앞에 설 기회 자체가 없다. 만나서 같이 하는 것 자체가 즐거워서 하는 거다. 목표를 두고 하는 건 아닌 것 같다.

-본인들에게 '클놈'이 가지는 의미는 무엇인가.

▶(염경환) 우연히 길을 지나가다가 장기를 두는 할아버지나 아저씨가 있는데 티격태격하고 있는 모습이 있지 않나. 지긋이 나이든 분들이 싸우는 걸 보면 웃기지 않나. 그런 느낌이다. 저희 둘은 어려서부터 듀엣으로 활동했다. 저희를 모르는 사람들이 볼 때는 '나이 먹은 사람들도 재밌네'였으면 좋겠다. 싸우는 모습 만큼 정겹고 웃긴 게 없다. 주먹질하는 게 아니라 티격태격하는 건 주변에서도 자주 보니깐 그런 걸 좋아하실 것 같다.

▶(지상렬) 둘이 얘기를 하든 안하든 둘이 앉아있는 것 그 자체가 웃긴 거다. 콘텐츠도 필요없고 해장국집에 있든 횟집에 있든 놀이기구를 타든 얼마나 웃기겠나. 아무 말이 필요없다. 둘이 트레이닝복 입고 있으면 되는 거다. 생각하는 것 중에는 그런 아이템도 있다. 둘 다 술을 마시는 스타일이니깐 헤어질 때까지 한 마디도 하지 말고 술 마시는 것도 재밌을 것 같다. '클놈'은 도화지 같은 거다. 칠하고 싶으면 칠하고 아니면 말고 뜯고 싶으면 뜯으면 되는 거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클놈의 팬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지상렬) 저는 항상 얘기하는 게 '생각이 몸을 이길 수 있다'다. 긍정적으로 동그라미 생각을 많이 해야 한다. 넘어지면 자기 손해다. 후시딘을 누가 발라주면 좋은데 그거 기다리다 염증 생긴다. 알아서 빨리 자기가 후시딘 발라야 한다. 항상 좋은 생각 많이 하시면 좋겠다.

▶(염경환) 만약 유튜브로 우리를 오랜만에 보셨다면 중학교 고등학교 동창한테 연락해서 우리처럼 소주 한 잔 먹어 보시라고 말하고 싶다. 그러면 스트레스 풀리고 답답했던 거 기운도 나고 용기도 나고 할 터다. 우리 채널 보고 웃음이 나고 뿌듯하셨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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