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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러앉아 화투판 얼마만이냐"…백신에 이제야 웃는 한국

경로당, 요양병원, 식당 기대감↑…얀센 백신 18시간만에 마감
전문가 "백신 접종 후에도 방역수칙은 꼭 지켜야"

[편집자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자에게 모임과 시설 출입제한 등의 방역 예외를 적용하는 '백신 인센티브' 제공이 본격화한 1일 오후 경기도 안양시 만안구 늘푸른경로당에서 오랜만에 만난 어르신들이 화투를 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2021.6.1/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자에게 모임과 시설 출입제한 등의 방역 예외를 적용하는 '백신 인센티브' 제공이 본격화한 1일 오후 경기도 안양시 만안구 늘푸른경로당에서 오랜만에 만난 어르신들이 화투를 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2021.6.1/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자에 혜택을 주겠다고 발표하자 시민들 사이에서 일상복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정부가 1일부터 백신 1차 접종자와 접종완료자를 대상으로 일상복귀 혜택을 우선 적용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1차 접종자는 직계가족 모임 인원(8명) 계산 시 포함되지 않고 접종 완료자는 요양병원·시설에서 대면 접촉면회가 가능하다.  

2일 오후 찾은 서울 서초구의 한 경로당에는 코로나19 백신접종을 마친 어르신 3명이 한자리에 둘러앉아 화투를 치고 있었다. 뒤이어 경로당을 찾은 어르신도 옆자리에 앉아 안부를 물으며 대화를 이어갔다.

한달여 만에 경로당을 찾았다는 A씨는 "집에만 있다가 우울증에 걸릴 것 같았는데 이렇게 나와서 친구들과 대화하니까 정말 좋다"고 웃었다. 그러면서 "이전처럼 여기서 밥을 먹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매일 들르려 한다"고 덧붙였다.

경로당 회장 유숙자(79)씨는 "4월부터 오후 1~5시 1시간씩만 머물게 했었는데 백신을 맞고 다 같이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좋다"며 "코로나가 끝나서 (지금 나오지 못하는) 다른 회원들도 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거들었다.

대면접촉 면회가 가능해진 요양병원에서는 환자·보호자들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경기도 광주시에 위치한 선한빛요양병원에는 1일 벌써 2명의 보호자가 대면접촉 면회를 다녀갔다.

김기주 병원장은 "접촉면회를 하신 보호자들의 만족도가 높고 또 오고 싶다는 말씀을 하셨다"며 "다만 2차 백신접종까지 완료한 환자나 보호자가 아직 많지 않아 7월쯤부터 면회가 활성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5월31일 대전 서구에 위치한 식당에서 식당 주인이 백신접종자는 직계가족 8인 이상 가능하다는 안내문을 붙이고 있다.  2021.5.31/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5월31일 대전 서구에 위치한 식당에서 식당 주인이 백신접종자는 직계가족 8인 이상 가능하다는 안내문을 붙이고 있다.  2021.5.31/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직계가족 모임 인원에서 백신접종자를 제하면서 자영업자들도 한숨 돌린 모양새다.

서울 서초구의 한 고깃집 사장 김원태씨(51) 역시 백신접종자 혜택으로 인해 화색이 돌았다. 김씨의 가게는 단체 룸이 많이 준비돼 있어 사람들이 가족모임을 위해 자주 찾는다. 이전에는 온 가족이 모이면 10~16명씩 식당을 찾았지만 코로나19로 제한이 생겼다.  

김씨는 "그동안 큰 방들도 4인만 받을 수 있었는데 이번 지침으로 공간을 더 활용하고 영업을 폭넓게 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며 "가족모임 외 다른 모임에도 백신접종자에 한해 혜택을 주면 경기에도 좋고 백신접종률을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가족모임 장소로 자주 검색되는 서초구의 한 중식당의 직원 A씨 역시 "백신접종자에게 혜택을 주면 모임이 조금씩 늘어날 거라는 기대가 있는 건 사실"이라고 전했다.

다만 주거지보다 회사가 몰려있는 지역의 자영업자들은 이번 혜택이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거라는 의견도 있었다. 서울 강남구에서 2층짜리 중식당을 운영하는 안은경씨(38)는 "이곳은 병원이나 건설회사가 많아서 가족모임보다는 회식이 매출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며 "이번 지침보다는 일반 모임에도 같은 혜택을 준다면 더 숨통이 트일 것 같다"고 기대했다.

한편 1일 30대 이상 예비군·민방위 대원 등을 대상으로한 얀센백신 90만명분 예약도 18시간만에 마감될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다.  

얀센백신 예약에 성공했다는 임모씨(30)도 "백신접종을 마치면 해외여행을 갈 수 있을 거 같아 1회 접종만 해도 되는 얀센을 맞기로 했다"고 전했다.

온라인상에는 "전국적으로 백신이 풀려서 마스크도 안 쓰고 모임도 할 수 있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 "행동제약이 조금이나마 풀리는 걸 기대한다"는 얀센백신 예약자들의 반응이 올라왔다.

전문가들은 백신을 접종하더라도 다중이용시설을 이용할 때는 방역수칙을 잘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정부가 1회 접종만 해도 경로당 등에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주고, 젊은 층을 중심으로는 해외여행을 갈 수 있다는 기대감에 백신접종률이 높아진 것으로 같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다만 2차 접종이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변이바이러스에 취약하기 때문에 마스크 착용과 손소독 등의 방역수칙을 잘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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