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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띄워라" 자사주 매입·소각·액면분할까지…'통신주'의 변신

안정적 실적 바탕으로 주가부양에 공 들이는 통신3사

[편집자주]

박정호 SK텔레콤, 구현모 KT,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왼쪽부터)© 뉴스1
박정호 SK텔레콤, 구현모 KT,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왼쪽부터)© 뉴스1

'탈통신' 행보를 걷고 있는 이동통신 3사들이 자사주 매입이나 소각, 액면분할 등으로 주가 부양에 상당한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올 1분기 통신3사의 영업이익 합산이 1조 1086억원을 돌파할 정도로 안정적인 실적을 바탕으로 그동안 저평가된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팔을 겉어붙이고 있다.

SK텔레콤은 10일 주가를 끌어 올리기 위한 일환으로 인적분할과 액면분할을 결정했다. 통신 뿐만 아니라 비통신 자산도 시장에서 온전히 평가받아 주주가치를 제고하겠다는 차원으로, 자사를 존속회사(SK텔레콤)과 신설회사(SKT신설투자)로 분할하기로 했다. 비율은 6대4다. 이에 따라 현 SK텔레콤은 견조한 성장세를 지속하는 AI(인공지능)·디지털 인프라 회사와 반도체·ICT 혁신기술 투자전문회사로 재탄생하게 된다.

동시에 5대 1 액면분할도 추진한다. 현재 액면가 500원인 보통 1주는 액면가 100원이 5주가 되며 발행 주식수는 7206만143주에서 3억6300만715주로 늘어난다.

액면분할은 주식회사가 자본금 증자없이 기존 주식을 일정한 분할비율로 나눠 총 주식수를 증가시키는 것이다. 통상 액면분할이 이뤄지면 소액주주들의 진입이 쉬워져 주식거래를 촉진하는 효과가 있다. SK텔레콤측은 "주주들의 투자 접근성과 기업가치를 한 차원 높이기 위해 인적분할과 액면분할을 동시 추진한다"고 밝혔다.

지난 5월에는 주가 부양 차원에서 발행주식 총수의 10% 이상인 869만주(2조6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하기도 했다. 주주들을 위해 올 2분기 말부터 분기배당도 실시한다. 윤풍영 SK텔레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인적분할 이후에도 주주친화적 경영기조를 확고히 지키겠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지난 8일 주주가치 제고 차원에서 1996년 창사이래 처음으로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취득했다. LG유플러스 측은 "주주환원정책의 다변화를 요구하는 자본시장의 의견을 반영하고, 주주가치 제고가 강조되는 산업 추세를 고려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또 올해부터 중간배당을 도입해 주주들이 연 2회 중간배당과 기말배당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배당 확대도 검토중이다. 여기에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는 지난달 자사주 2만5000주(3억1500만원 상당)를 매입했다. LG유플러스 측은 "황 대표가 책임경영을 앞장서 실천하고 회사 성장에 대한 의지를 시장에 전달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KT도 주가를 띄우기 위해 적극적이다. KT는 지난해 11월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을 결정했다.이는 지난 2009년 5000억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한 이후 11년만에 최대 규모다. 매집은 올 3월 완료했다. 매입 주식수는 1215만주로 발행 주식 총수의 4.7% 수준이다.

지난해 3월에는 구현모 대표를 비롯한 주요 임원 80명이 장내 매수 방식으로 20억원의 상당의 자사주를 매입하기도 했다. 특히 구현모 대표는 공식 취임 직전인 지난해 3월과 지난해 말 두 차례에 걸쳐 2억원 가량의 자사주 9234주를 매입하는 등 주가 부양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KT는 주주 환원 정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구 대표는 3년간 일회성 이익 등을 제외한 수익의 50%를 배당하겠다고 공언했다. 지난 3월 주총을 통해 KT의 2020년 배당금은 전년대비 250원 늘어난 1350원으로 결정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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