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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블 버블에 여행업계 "희망 생겨"…1750만 방한 시장도 되찾나

지난 9일 정부 발표에 해외여행 상품 판매 활성화

[편집자주]

백신접종 완료자는 이르면 7월부터 싱가포르와 괌, 사이판 등 단체여행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국토교통부와 문화체육관광부는 코로나19 집단면역 형성 전 과도기에 제한적인 국제 교류 회복 방안으로 방역신뢰 국가와 단체관광에 대해 여행안전권역(트래블 버블)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9일 인천공항 1터미널 출국장 모습. 2021.6.9/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백신접종 완료자는 이르면 7월부터 싱가포르와 괌, 사이판 등 단체여행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국토교통부와 문화체육관광부는 코로나19 집단면역 형성 전 과도기에 제한적인 국제 교류 회복 방안으로 방역신뢰 국가와 단체관광에 대해 여행안전권역(트래블 버블)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9일 인천공항 1터미널 출국장 모습. 2021.6.9/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정부가 '트래블 버블'(여행안전권역)을 본격 추진하기로 하면서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았던 여행업계와 여행객들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지난 9일 방역신뢰 국가와 단체관광에 대해 트래블 버블을 추진한다고 밝혔고, 이에 따라 이르면 7월부터 백신 접종 완료자에 한해 특정 국가에서 격리 없는 단체 관광이 가능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코로나19 이전처럼 국내 출국 및 입국 관광객이 연인원 1억명 가까이 오가는 상황은 당장 어렵겠지만, 유럽과 일부 동남아시아, 태평양 국가 및 지역 등에서도 서서히 여행 문호를 열면서 해외 국가와의 관광교류에 있어서 희망이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발맞춰 패키지 여행사들은 서둘러 출발일을 확정 지은 해외여행 상품들을 쏟아내고 있다.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주최 하에 9일 열린 관광업계 간담회에서 항공, 관광, 호텔 업계 대표들은 개선 사항을 요청하면서도 "늦은감이 있지만 이번 정부 발표는 너무나 기쁜 소식임에는 틀림이 없다"며 한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 트래블 버블 개별여행객 허용, 백신 여권 도입은 언제쯤 

'트래블 버블'은 방역이 우수한 국가 간에 '여행(트래블) 안전막(버블)' 형성을 협약하는 것이다. 즉, 협약이 체결된 나라들 사이에선 각 국가에서 온 관광객들에 자가격리를 면제하고, 입국과 함께 곧바로 여행을 가능하게 해 준다. 현재까지 한국과 트래블버블 추진 의사를 전한 국가는 싱가포르, 대만, 태국, 괌, 사이판 등이다.

이번 트래블 버블은 시행 초기엔 백신접종 완료자 대상 단체여행만 허용한다. 운항 편수와 입국 규모도 상대국과의 합의를 통해 일정 규모로 제한한다. 또한 방역 관리 및 체계적·안정적 운영을 위해 '안심 방한관광상품'으로 승인받은 상품에만 모객 및 운영 권한을 부여한다.

이에 자연스레 개별여행객은 언제부터 격리 없는 해외 여행이 가능할 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에선 코로나19 이전부터 단체보다 개별여행 시장 비중이 커지면서 지속해서 성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관광업계 간담회에서 황희 장관은 "단체관광객을 우선 시행하는 것은 개별관광을 풀기 위한 사전 단계라고 보면 된다"며 "여행업계가 함께 발벗고 나서서 성공적으로 트래블 버블을 성사하면 개별관광객이 교류하는 시기가 당겨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점차 백신 접종자가 늘면서 트래블 버블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그동안 억눌렸던 수요가 폭발하면서 '보복 여행'이 봇물을 이룰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4월엔 '싱가포르~홍콩', '호주~뉴질랜드', '대만~팔라우' 등이 트래블 버블을 시행하거나 검토 중이었는데, 당시 대만 현지에 상주하는 여행사 대표는 "'대만~팔라우' 비행기가 주 2회 뜨는데, 밀려드는 예약 때문에 정신 없다"며 "지금 분위기로선 트래블 버블 협정이 이뤄지면 우리나라 역시 해외여행에 대한 '보복 수요'가 폭발할 것으로 예측한다"고 밝혔다.

이번 트래블 버블 시행과 더불어 '백신여권' 도입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백신 접종을 증명해 격리 없이 자유로운 국경 출입을 보장하는 일종의 '통행허가증'인 백신 여권은 각국 출입국관리소에 제시하면 이름과 생년월일, 백신 접종 이력 등 각종 개인정보가 저장된다.

이미 유럽연합은 7월부터 큐알(QR) 코드 방식의 백신 여권을 접종자와 음성 판정자, 완치자들에게 제공해 27개 회원국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게 할 예정이며, 중국도 동남아시아국가연합, 아세안과 '백신 여권' 도입을 논의중이다.

우리 정부는 올해 초부터 스마트폰에서 손쉽게 접종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 개발을 완료했다고 밝힌 바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자가 1000만명을 넘어서며 백신 접종에 속도가 붙고 있는 8일 오후 서울 중구 노랑풍선에서 직원들이 여행 준비 업무를 하고 있다. 최근 노랑풍선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홈쇼핑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유럽 패키지 상품이 전체 매진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2021.6.8/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자가 1000만명을 넘어서며 백신 접종에 속도가 붙고 있는 8일 오후 서울 중구 노랑풍선에서 직원들이 여행 준비 업무를 하고 있다. 최근 노랑풍선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홈쇼핑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유럽 패키지 상품이 전체 매진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2021.6.8/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 홈쇼핑서 유럽여행 상품 매진 기록  

 
여행업계는 여행상품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미 트래블 버블 추진 전부터 괌, 사이판, 하와이, 몰디브, 두바이, 스위스, 프랑스 등이 한국인이 자유롭게 입국할 수 있는 국가 및 지역이 늘어나면서 해외여행 재개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었다. 이는 폭발적인 수요로 나타나기도 했다.

노랑풍선은 지난 6일 한 홈쇼핑 채널에서 판매한 '유럽 인기 일정 3선' 패키지 상품은 매진을 기록했다. 방송 65분 동안 총 5만2000명의 예약 및 결제를 달성했으며, 결제 금액은 200억원으로 추정한다.
 
이번 트래블 버블 추진 계기로 여행사들은 더욱 적극적으로 해외여행 상품 판매에 나서고 있다. 인터파크투어는 여행 가능 시점에 사용할 수 있도록 상품을 미리 파는 '선판매 상품'을 대폭 늘렸다. 참좋은여행은 코로나19 이후 첫 해외 단체여행 상품으로 오는 7월12일 출발 확정 지은 5박7일 일정의 프랑스 파리 패키지를 출시했다. 모두투어도 '찐여행'이라는 별도 페이지를 개설해 트래블 버블이 체결되는 국가가 공개될 때를 맞춰 상품을 판매할 계획이다.

서서히 해외여행이 재개되는 움직임에 여행사들은 직원 고용 문제 해결을 기대하고 있다. 하나투어는 지난 6월부터 400여 명의 필수 근무자 대상으로 주 3일에서 주 5일 정상 근무에 돌입했으며, 최근 10월에 전 직원 정상출근을 목표로 세운 바 있다.

◇ 1750만 기록 다시 세운다…외국인 관광객 유치 활동 시동 

트래블 버블 시행은 해외여행 시장은 물론 방한 관광 시장에도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코로나19 이전, 2019년 한해 우리나라를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수는 1750만명에 이르며 사상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외래객 1750만명을 시간으로 환산하면 약 1.8초마다 1명꼴로 우리나라에 방문한 것이다. 이를 통해 관광 수입 약 25조1000억원을 거둬들였고, 생산유발효과와 취업유발효과는 각각 약 46조원과 약 46만명에 이르렀다.

당시에도 중국의 방한 단체관광 금지 조치가 지속됐고 일본의 경제보복 이후 일본 관광객도 감소세를 타고 있었지만, 외래 관광객 유치 시장 전망이 나쁘지 않다고 점쳐졌다. 이에 국내여행 시장은 '외래관광객 2000만 시대' 등으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코로나19라는 변수로 인해 상승세는 확 꺾였다. 지난해 방한 관광객 수는 251만9118명으로 전년 대비 85.6% 떨어졌다. 

이번 트래블 버블 시행 발표 이후 방한관광 시장 회복이 이뤄질 것으로 업계의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우선, 정부 기관에서 국제 관광 시장의 정상화를 대비해, 외국인 유관기관과 기업체 관계자들을 초청하는 등 외래관광객 유치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문체부와 한국관광공사는 지난 5월 말 아랍에미리트 관계자들의 의료·웰니스관광 시설 답사를 이뤄냈다. 또한 이달 10일에는 인도네시아의 인센티브관광(포상관광) 전문 여행사 상품개발 책임자 등 3명을 초청해 6박7일 일정으로 국내 관광지 팸투어를 실시한다. 향후엔 트래블 버블 시행 국가의 여행업 관계자와 매체 등을 초청하는 방한 점검 여행을 추진할 계획이다.   

한편, 업계에선 방한 관광 시장 활성화를 위해선 유전자증폭(PCR) 검사 인프라를 확충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관광업계 간담회에서 오창희 한국여행업협회장은 "우리 국민이나 외국인 관광객이나 모두 수 차례 PCR검사를 받아야 하는데, 이를 위한 비용이 적지 않고 쉽게 받기도 어렵다"며 "한꺼번에 외국인이 몰릴 경우 일반 국민들의 불편도 커질 수 있어 외국인 전용 PCR센터 등을 서울 시내에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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