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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수화상병 연일 전국 '확산'… 사과값 급등하나

367개 농가 확진 '작년 91% 수준'…비 예고된 주 후반 고비
22~28℃ 온도와 높은 습도에서 병원균 활발하게 활동

[편집자주]

13일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덕성리에 있는 사과농장에서 농장주가 과수화상병 예찰을 하고 있다. 시는 지난 7일부터 과수화상병 사전 방제 조치 이행 행정명령을 발령 했다. 2021.6.13/뉴스1 © News1 최창호 기자
13일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덕성리에 있는 사과농장에서 농장주가 과수화상병 예찰을 하고 있다. 시는 지난 7일부터 과수화상병 사전 방제 조치 이행 행정명령을 발령 했다. 2021.6.13/뉴스1 © News1 최창호 기자

13일에만 두 곳의 확진 농가가 추가로 발생하면서 전국에 과수화상병 확산세가 거세지고 있다. 지난해와 비교할 때, 발생농가와 피해면적은 다소 줄었지만 22~28℃의 온도와 높은 습도에 병원균이 활발하게 활동하는 점을 미뤄볼때, 비 소식이 예정된 이번주 후반이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이달 13일까지 전국 367개 농가, 168.6ha 면적에서 과수화상병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13일에도 이천에서 사과 농장 1곳과 배 농장 1곳이 확진 판정을 받았으며 용인, 양평 등 3곳이 검사 결과를 앞두고 있어 확진 농가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과수화상병은 403개 농가, 222.6ha의 면적이 감염됐던 지난해와 같은 시기와 비교할 때 올해 발생농가는 91%, 피해면적은 76% 수준이다. 13일 기준으로 감염이 확인된 290농가의 매몰이 완료됐으며 이중 270개 농가는 폐원, 20개 농가는 부분방제를 마친 상태다. 또 나머지 77개 농가에 대해서는 방제가 진행 중이다.

농진청 관계자는 올해 발생 규모가 줄어든 원인으로 "올초부터 대대적으로 궤양을 찾아내는 작업을 벌이면서 과수농가를 대상으로 소독 방법에 대한 교육을 지속적으로 실시했다"며 "치근 모든 농장앞에 석회를 깔아서 소독하는 등 적극적인 예방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올들어 처음 사과 주산지인 경북에서 과수화상병이 발생하면서 전국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과수화상병은 기존 발생 지역인 충북 충주·음성·제천과 충남 천안 등에서 발생하고 있었지만 이달 4일 안동의 한 사과 과원이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경북으로 확산됐다. 이후 13일까지 안동에서만 13곳의 확진 농가가 나왔다.

경북의 사과 재배면적은 1만8705ha로 우리나라 전체 재배면적(3만1598ha)의 59.2%를 차지하는 실질적인 주산지다. 이 지역에서 과수화상병이 확산할 경우 명절을 앞두고 수요가 크게 늘어나는 사과의 가격이 올라 최근 급등한 장바구니 물가 상승세를 더욱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과수화상병은 세균성 병해의 일종으로 '에르위니아 아밀로보라 (Erwinia amylovora)' 병원균이 원인으로 꼽힌다. 마치 화상을 입은 것처럼 잎과 줄기, 열매를 까맣게 고사시킨다고 해서 국내에서는 화상병으로 불리며 아직까지 치료제는 없다.

특히 인근 다른 나무로 전파력이 강해 확진 판정을 받은 나무 반경 100m이내 과수 전부를 뿌리채 뽑아 태우고 이를 땅에 묻어야 한다. 또 과수화상병의 잠복기는 4~5년 이상으로, 유입 및 확산 경로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도 방제에 장애 요소로 꼽힌다.

한편 당국은 14일 기준 울릉도를 제외한 경북 22개 시군에 행정명령을 내리고 충남과 충북의 각 3개 시군에도 행정명령을 내리는 등 과수농가의 이동을 자제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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