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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배워 아들에게 문자 보낼 것"…울산 중구 한글교실 개강

[편집자주]

14일 울산 중구 평생학습관에서 열린 '중구 어르신 한글교실 강좌'에서 어르신들이 자신의 이름을 쓴 종이를 들어보이고 있다. 2021.6.14/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14일 울산 중구 평생학습관에서 열린 '중구 어르신 한글교실 강좌'에서 어르신들이 자신의 이름을 쓴 종이를 들어보이고 있다. 2021.6.14/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늦은 나이지만 꼼꼼하게 한글을 배워 아들에게 문자를 보내고 싶습니다."

14일 울산 중구 평생학습관에서 열린 '중구 어르신 한글교실 강좌'에서 김모 할머니(81)는 "어릴 때 학교 근처에도 못가 평생을 까막눈으로 살아왔다. 버스를 탈 때도 늘 옆사람에게 물어봐야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번 어르신 한글교실은 한글교육의 기회를 놓쳐 생활에 불편함을 겪는 어르신들을 위해 마련됐다.

강좌는 2021년 성인문해교육 지원사업으로 이날부터 11월까지 매주 월요일과 수요일에 두 차례씩 진행된다.

교육과정은 초등 1단계 3개 반과 초등 2단계 2개 반으로 나눠 1개 반에 5~6명의 어르신이 참여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1단계 교육에서는 나의 이름 써보기, 모음제자 원리 이해와 종류 알기, 이중모음 활용하기, 자음자 및 모음자 읽고 쓰기를 배우게 된다. 또 받아쓰기와 최종 평가시험은 물론, 교육에 대한 소감문을 직접 써보는 시간도 마련된다.

2단계에서는 쌍자음 낱말 읽고 쓰기, 간판 속에 단어 찾아 표하기, 맞춤법에 맞는 글쓰기와 문장부호 활용하기 등 실생활에서 필요한 한글교육도 진행된다. 휴대전화 기능 사용하기, 공과금 납부하기, 신용카드 관리하기, 금융사기 예방법 등 금융과 관련된 문해교육도 병행한다.

수업에 참여한 이모 할머니(78)는 "이제라도 한글을 배워 떳떳하게 다닐 수 있을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박태완 중구청장은 "늦은 나이에도 한글을 배우고자 하는 어르신들에게 환영과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고 했다.

한편 중구는 지난달 한글도시 선포식을 열고 본격적으로 한글도시로서의 행보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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