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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격 황제' 진종오 "한국 사격 위대함, 전 세계에 떨치겠다"

5회 연속 올림픽 앞두고 출사표…"최고의 기량 선보일 것"
"묵묵한 응원 부탁"…"사격을 사랑한 선수로 기억되고파"

[편집자주]

한국 사격의 간판 스타 진종오. (대한사격연맹 제공) © 뉴스1
한국 사격의 간판 스타 진종오. (대한사격연맹 제공) © 뉴스1

5회 연속 올림픽 출전 티켓을 따낸 한국 사격의 '간판' 진종오(42·서울시청)가 "한국 사격의 위대함을 다시 한 번 전 세계에 떨치겠다"는 출사표를 던졌다.  

진종오는 17일 대한사격연맹이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주최한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그 어떤 대회보다 부담이 많다. '은퇴 경기'가 아니냐는 말도 듣는다"면서 "(메달에 대한) 개인적인 욕심이 안 난다면 거짓말이지만, 욕심은 내려놓고 그동안 해왔던 모든 대회를 통틀어 최고의 기량을 발휘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대회까지 이제 35일 정도 남았다. 선수촌에 들어가면 그동안 해왔던 루틴대로 정해진 훈련을 소화하면서 완벽하게 컨디션을 조절해 올림픽에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진종오는 남자 10m 공기권총과 이번 대회 신설된 혼성 10m 공기권총 종목에 출전한다. 

사격 황제로 군림해 온 진종오에게 이번 올림픽은 남다르다. 국가대표에 선발되는 과정이 어느 때보다 험난해서다.

진종오는 남자 10m 공기권총 4차 선발전까지 7위(2313점)에 그쳐 상위 2명에게 주어지는 올림픽 출전권 확보가 쉽지 않았다. 그러나 5차 선발전에서 600점 만점에 585점을 쏘며 자신보다 앞서있던 한승우(창원시청)와 동점을 이뤘다. 

대한사격연맹 규정상 대표 선발전에서 동점자가 나올 경우에는 국제대회에서 올림픽 쿼터를 획득한 선수에게 우선순위가 돌아간다. 이에 따라 2018년 창원세계선수권대회에서 쿼터를 획득한 진종오에게 티켓이 주어졌다.

진종오. (대한사격연맹 제공) © 뉴스1
진종오. (대한사격연맹 제공) © 뉴스1

진종오는 스스로에게 많은 동기부여가 된 시기라고 회상했다.

그는 "3차 선발전이 끝날 즈음 어떤 감독님께서 '종오야, 사격 이제 그만하자. 은퇴하자'는 말을 했는데 그때 자존심에 상처를 많이 받았다"며 "그래서 마지막 선발전만큼은 더 잘하고 싶었다. 세계신기록을 쏴서 판세를 엎고 싶다는 마음으로 임했는데, 다행히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감독님의 말에 마음고생도 했지만, 오히려 그게 동기부여가 됐고 승부욕을 불러일으켰다"며 "당당히 올림픽에 나가게 됐으니 그만큼 열심히 하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진종오는 이번 도쿄 올림픽에 대한 부담감을 에둘러 표현하면서도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고도 다짐했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부터 2016년 리우올림픽까지 4개 대회에 출전해 금메달 4개, 은메달 2개를 목에 건 진종오는 '양궁' 김수녕(금4, 은1, 동1)과 더불어 역대 한국 선수 최다 올림픽 메달 기록 보유자다. 그가 이번에 메달 1개를 더 목에 걸면 역사를 새로 쓴다.

주변의 기대가 커지는 상황이지만, 진종오는 묵묵한 응원을 당부했다. 진종오는 "부담이 된다. 7번째 메달을 따면 역사에 남고 좋을 것 같지만 이런 것 때문에 집중력을 흐트러트리고 싶지 않다"며 "그럼에도 메달을 목에 걸고 싶은 마음은 간절하다. 그러니 묵묵히 응원해 주시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올림픽에서는 그의 주 종목인 남자 50m 권총이 폐지됐지만, 10m 공기권총도 승산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진종오는 런던 올림픽 남자 10m 공기권총 종목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바 있다.

진종오는 개인의 성적보다 더 큰 책임감도 언급했다. 그는 "선수들과 함께 대한민국 사격의 위대함을 다시 한번 전 세계에 떨치겠다"고 힘줘 말했다.

생애 첫 올림픽 출전으로 부담감을 느낄 후배들을 위해서는 "경기장에 칸막이가 설치됐고, 마스크를 쓴 채 총을 쏴야 하는 등 많이 힘들어졌다"며 "이런 불편함이 있다고 하더라도 빨리 받아들이는 게 중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자신만 손해"라며 독려했다.

마지막으로 진종오는 "은퇴에 대해 당연히 생각하고 있지만, 누군가에 의해 강제적으로 은퇴하고 싶지 않다"며 "선수로서는 목표는 다 이뤘다. 마지막까지 노력하다가 간 선수라는 말을 듣고 싶고, 그러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사격을 사랑한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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