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공유하기

[르포]"주말지나면 20억 찍을걸요?"…GTX에 요동치는 의왕·인덕원 집값

인덕원역 84㎡ 16.3억…"집주인들, 매물 거둬들여"
전문가들 "상승여력 충분…추격 매수는 신중히"

[편집자주]

인덕원 푸르지오 엘센트로 정문. ©뉴스1 전형민 기자
인덕원 푸르지오 엘센트로 정문. ©뉴스1 전형민 기자

"주말만 지나 보세요, 20억원은 될 걸요? 어차피 살 거라면 지금 사시는 게 나아요."

인덕원역 인근 푸르지오 엘센트로 인근 A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쉴 새 없이 울리는 전화벨 속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인덕원역이 C 노선에 추가되는 것은 지역에서는 누구나 예상했던 일"이라면서도 "전화 문의가 많아 아침부터 바쁘다"고 반색했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17일 왕십리역과 인덕원역을 추가하는 내용의 계획안을 낸 현대건설 컨소시엄을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C 노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뉴스1>은 이튿날 GTX-C 노선 최대 수혜지역으로 떠오른 인덕원역과 의왕 지역 일대를 둘러봤다.

◇인덕원, 예상된 호재 현실화에 '함박웃음'

먼저 인덕원역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에 위치한 경기 의왕시 포일동 '인덕원 푸르지오 엘센트로' 일대 공인중개업소를 찾았다.

해당 아파트는 지난 6일 전용 84㎡(25층)가 16억3000만원에 거래되며 인근에서 대장 아파트로 불린다. 지난 4월말 15억3000만원 이후 한 달여 만에 1억원이 더 올랐다.

B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GTX-C를 듣고 왔다면 이미 늦었다"고 했다. 인덕원역 추가는 지역에서는 널리 알려진 호재였기 때문에 이미 매물 가격에 기대감이 포함돼있는 설명이다.

그는 "어제 저녁에 나와 있던 매물 중 몇 개를 집주인이 거둬들였다"면서 "매물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한 자릿수에 불과하다"고 했다. 해당 단지는 1774가구 규모 대형 단지다.

인덕원마을 삼성아파트 정문. ©뉴스1 전형민 기자
인덕원마을 삼성아파트 정문. ©뉴스1 전형민 기자

푸르지오 엘센트로보다 인덕원역에 근접한 '인덕원마을 삼성아파트'도 상황은 비슷했다. 안양판교로를 사이에 두고 인덕원고등학교와 입구가 맞닿아있는 단지로 1314가구 규모다. 구축 아파트(1998년 12월 준공)지만 역과의 접근성이 좋아(도보 5분) 지난달 저층(1층) 전용 106㎡가 9억9500만원에 거래됐다.

인근 C 공인 대표는 "C 노선 우선협상대상자 발표 이후 간밤 사이에 매물을 내놓은 집주인이 5000만원을 올렸다"고 했다. 전용 79㎡ 저층(3층) 매물로 이날 오후 8억5000만원에서 9억원으로 호가가 높아졌다.

그는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고, 호가를 올리는 상황"이라며 "어제까지 5개 있던 매물이 2개 정도만 남았다"고 소개했다.

◇의왕역, 현대건설 컨소시엄 선정에 '기대감'

애초 C 노선에 추가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제외된 경기 의왕시 삼동 일대는 포일동 일대와 비교하면 차분했다.

이 지역 대장 아파트로 불리는 '의왕 푸르지오 포레움'과 '의왕 파크 푸르지오'는 의왕역과는 도보 12~15분 정도 거리에 위치한 곳이지만, 지역에서 유일한 신축 대단지다.

의왕 파크 푸르지오 전용 101㎡(중층)의 지난 2일 실거래가는 7억5000만원이었지만, 현재 매물은 84㎡(중·고층)를 기준으로 9억5000만~10억3000만원을 호가하고 있다.

인근 D 공인 대표는 여전히 기대감에 찾는 투자 수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현대건설이 짓는다면 의왕역이 추가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안다"며 크게 개의치 않았다.

그는 '포일동 인근의 분위기와 달리 삼동은 차분한 것 같다'고 하자 "곧 따라갈 것이다. 지역에서는 의왕역 추가는 기정사실화돼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현대건설은 의왕시와 GTX-C 노선의 의왕역 정차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인근에 대규모 전동차 차량 공장을 두고 있는 현대로템도 지난 3월 의왕시와 MOU를 체결한 바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의왕역 추가와 관련 "실시설계 단계에서 국토부와 의왕역 신설을 긴밀히 협의할 예정"이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내놓았다.

의왕 푸르지오 포레움 정문. ©뉴스1 전형민 기자
의왕 푸르지오 포레움 정문. ©뉴스1 전형민 기자

◇"호재 분명, 상승 여력도…추격 매수는 신중해야"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렸다. GTX-C 노선 등 교통 호재가 분명하다면서도 과도한 상승으로 인한 '묻지마 투자'나 무리한 추격 매수는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인덕원역과 의왕역 인근은 과천 등으로 인해 상당 기간 위축됐던 곳들"이라며 "이제야 빛을 발하기 시작하는 것인데, 충분히 상승 여력이 남았다고 본다"고 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단기 상승 폭이 커서 집값이 과열된 느낌은 있다"며 "추격 매수를 할 경우 여러 가지 부분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GTX-C 노선의 호재가 선반영됐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급등세를 이어갈 수 있는지는 미지수라는 설명이다.

한편 앞서 국토교통부는 지난 17일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GTX-C 노선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컨소시엄이 제안한 계획안에는 왕십리역과 인덕원역이 추가 정거장으로 들어갔다.

컨소시엄은 현대건설을 대표출자자로 하고, 한화·태영·동부·쌍용건설과 KB GTX-C 전문투자형사모특별자산투자신탁(SOC) 등이 참여했다.
연관 키워드
로딩 아이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