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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생 926명' 서울 불암초는 어떻게 '전면등교'했나

시차등교와 오전·오후학년제…5·6학년 오전 원격
부산 남문초는 등교수업 '줌'으로 실시간 중계도

[편집자주]

지난 20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에서 학생들이 오가고 있다./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지난 20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에서 학생들이 오가고 있다./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교육부가 2학기 전면등교를 추진 중인 가운데 과대·과밀학급을 둘러싼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과대·과밀학급은 교내 밀집도가 높아 등교를 늘릴 경우 집단감염 발생 가능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

교육부는 과대·과밀학급은 교내 의견 수렴을 거쳐 탄력적으로 학사를 운영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도 일부 학교에서는 열악한 조건 속에서 탄력적 학사운영으로 전면등교를 향한 '돌파구'를 찾아내고 있다.

22일 교육부가 정리한 '탄력적 학사운영 사례자료집'을 보면, 일선 학교들은 시차등교와 오전·오후학년제 등으로 학교밀집도 기준을 준수하면서 등교수업 인원을 확대했다. '미러링 수업'을 실제 진행하는 곳도 있다.

◇서울 불암초, 시차등교와 오전·오후학년제로 '전면등교'

서울 불암초는 시차등교와 오전·오후학년제로 3분의 2 이내 등교를 지키면서 전면등교를 해오고 있다. 불암초는 학급당 학생 수는 평균 22.4명으로 많은 편은 아니지만 전교생 수가 926명으로 과대학교 기준에 가깝다.

불암초는 올해 초 교내 의견수렴 결과 밀집도 분산을 위해 오전·오후 시차등교가 불가피하다고 봤다. 오후 등교 학년은 오전에 실시간 원격수업을 실시하기로 했다. 원격수업에 잘 적응하는 5·6학년이 오후등교에 적합했다.

불암초가 짜낸 시간표를 들여다보면, 학교 밀집도 기준에서 제외되는 1·2학년은 매일 오전에 등교한다. 월·수·금에는 오전 8시50분, 화·목에는 오전 9시30분에 1교시를 각각 시작한다.

서울 불암초, 밀집도 기준에 따른 학년별 시정표.(교육부 제공)/뉴스1
서울 불암초, 밀집도 기준에 따른 학년별 시정표.(교육부 제공)/뉴스1

수업은 매일 오후 12시15분에 끝난다. 저학년인 1·2학년은 하교시간 조정을 위해 40분짜리 수업을 쉬는시간 없이 묶어 '블록타임'으로 운영한다. 오후 12시15분부터 오후 12시55분까지 점심을 해결하고 하교한다.

3·4학년도 매일 오전 8시50분 1교시를 시작해 마찬가지로 오후 12시15분 5교시를 마친다. 화요일에 있는 6교시는 학교에서 점심식사 이후 하교해 원격수업으로 진행한다.

1~4학년 등교수업이 진행되는 오전에 5·6학년은 실시간 쌍방향 원격수업을 진행한다. 3교시가 오전 10시50분에 끝나면 4교시를 낮 12시에 시작해 오후 2시까지 6교시를 진행한다.

3교시와 4교시 사이 1시간10분 동안 학생들은 등교를 준비하고 희망자는 학교에서 급식을 실시한다. 오전 수업을 끝내고 하교하는 1~4학년과 학교 공간을 교대로 사용하는 셈이다.

◇부산 남문초, 등교수업과 원격수업 동시 진행

부산 남문초는 학급당 학생 수가 29.0명으로 과밀학급 기준 30.0명에 근접한다. 전교생 수가 1189명으로 과대학교에 속해 상대적으로 등교를 늘리기 쉽지 않은 여건이다.

남문초는 매일 등교하는 1·2학년을 제외하고 밀집도 기준 3분의 2 이내 등교를 준수하면서 3개 학년이 등교수업을 하는 방안을 택했다. 3~5학년은 2개 학년씩 번갈아가면서 등교했다.

눈에 띄는 대목은 6학년이다. 6학년은 한 반을 A·B·C 세 그룹으로 나누고 매일 학급 인원의 3분의 2씩만 등교하도록 했다. 등교하지 않은 그룹에는 교실 수업을 화상회의 프로그램 줌(Zoom)으로 실시간 중계했다.

부산 남문초, 밀집도 기준별 등교·원격수업 세부 운영 방법.(교육부 제공)/뉴스1
부산 남문초, 밀집도 기준별 등교·원격수업 세부 운영 방법.(교육부 제공)/뉴스1

'미러링수업'으로 실질적인 수업 참여인원을 확대한 것이다. 원격수업 상황에서 예기치 않은 일을 대비하기 위해 학급별 소통플랫폼을 마련하고 학생·학부모 참여로 실시간 소통도 가능하도록 했다.

충남 월랑초도 등교수업 기간 중 원격학습을 신청한 학생을 위해 유튜브 실시간 방송을 통해 교실 수업을 가정에서 시청할 수 있도록 했다.

◇중·고교 '탄력적 학사운영' 도입 어려워

중·고등학교는 초등학교에 비해 탄력적으로 학사를 운영하기가 어렵다. 사례자료집에서도 초등학교는 31개교가 담긴 반면 중·고등학교는 7개교만 수록됐다.

교육부 관계자는 "수업이 담임 교사 중심으로 진행되는 초등학교와 달리 중·고교는 교과목마다 교사가 달라 수업시간표를 탄력적으로 짜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탄력적 학사운영을 하는 곳이 없는 것은 아니다. 전교생 수가 1167명이며 학급당 학생 수가 36.5명으로 과대학교·과밀학급인 인천 청라중은 밀집도 3분의 1 이내를 유지하는 선에서 하루 2개 학년 등교를 하고 있다.

1학년이 전일제 수업을 하는 목요일과 금요일을 제외하고, 월~수는 2학년과 3학년이 오전과 오후로 나눠 등교한다. 2학년이 오전에 등교해 3교시를 끝내고 하교하면 오전 원격수업을 하던 1학년이 오후에 등교하는 식이다.

청라중은 등교수업과 원격수업 병행에 따라 원격수업은 이론과 설명 중심으로 진행하고, 등교수업에서는 심화활동을 연계해 등교 수업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교육부는 2학기에도 지역별 감염병 상황이나 학교 개별 여건을 고려해 전면등교가 어려운 경우 탄력적 학사운영으로 등교인원을 최대한 늘릴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사례자료집에 나와 있는 학교별 참고 사례를 모아서 조합해 학사를 운영하는 것도 가능하다"며 "학교에 맞는 조합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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