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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코로나 시대]③코로나 끝나도 '비대면·럭셔리·건강' 키워드 계속

온라인 소비·재택 생활화에 코로나 끝나도 '비대면' 계속 전망
소비 양극화에 럭셔리도 주목…건강 키워드도 눈길

[편집자주] 백신 접종자가 1400만명을 넘어서며 일상 회복이 가시화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이전의 세상으로 돌아가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일명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시작이다. 개인 삶은 물론 산업 분야에도 다양한 변화가 일어난 만큼 기업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뉴스1>은 유통&중소기업 50여 곳을 설문조사해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대한 전망을 들어봤다.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비대면, 럭셔리, 건강'

유통업계 종사자들이 꼽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관통하는 세 가지 키워드다. 감염병 여파로 건강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억눌린 소비 심리 탓에 '보복 소비'를 하는 사람들이 늘었다. 소비 방식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재택근무는 물론 택배·배달 등 비대면 트렌드가 당연시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28일 <뉴스1>이 최근 유통&중소기업 업체 50여 곳을 대상으로 진행한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대한 설문에서 코로나19로 가장 바뀐 점을 묻는 질문에 재택근무·온라인·배달 등을 아우르는 '비대면' 키워드를 꼽은 응답자가 가장 많았다. 이 밖에 많은 응답자들이 럭셔리·건강 등 다양한 키워드를 꼽았다.

◇ 비대면에 '불가능이란 없다'

비대면 키워드가 급부상한 배경에는 코로나19 직후 감염병 우려로 외출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번진 데 있다. 코로나19 직후 재택근무가 정착되면서 기존 업무는 물론 외부 미팅이나 면접까지도 비대면으로 진행되는 추세다.

한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로 인해 면접과 회사 내부 및 외부 미팅 등 이전에 대면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많은 모임이 비대면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바뀐 건 우리 생활만이 아니다. 소비 방식도 '180도' 달라졌다. MZ세대부터 중장년층의 비대면 소비가 생활화되면서 '온라인 채널' 시대가 활짝 열렸다. 소비자들의 구매 방식이 크게 바뀐 업종은 주로 매장에서 소비가 이뤄지던 식품·패션·화장품 분야다.

먼저 코로나19 여파로 외식을 꺼리는 분위기 탓에 '집밥' 수요가 늘어나면서 식품업계 온라인 소비도 덩달아 늘었다. 이커머스를 통한 온라인 신선식품 구매는 물론 배달 음식과 집에서 간편히 요리를 해먹을 수 있는 밀키트 시장도 덩달아 커졌다.

매장에서 직접 체험한 뒤 구매가 이뤄지던 의류·화장품 소비도 온라인으로 이뤄지기 시작했다. 온라인몰 구매 상품을 가까운 매장에서 찾아갈 수 있는 CJ올리브영의 '오늘드림'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코로나19로 화장품 비대면 소비도 늘어나면서 지난해 주문 건수는 전년 대비 12배가량 늘었다.

대기업 패션 기업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의류 역시 온라인에서 구매하는 성향이 짙어지면서 삼성물산 패션부문과 LF·신세계인터내셔날 등 국내 패션 대기업도 자사몰 키우기에 나서고 있다. 입점 브랜드 및 상품군과 더불어 배송·포장 서비스를 강화하는 것도 온라인 채널을 키우기 위한 행보로 읽힌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유통업계는 코로나19 이전부터 꾸준히 온라인 채널 강화에 힘써왔지만 코로나19 장기화로 비대면 시대가 더 빨리 찾아왔다"며 "비대면 생활의 일상화로 온라인 마케팅 강화 라이브 방송 등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고 관련 채널을 통한 고객 커뮤니케이션을 더욱 확대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코로나19 장기화에 소비 양극화 뚜렷…"럭셔리가 대세"

포스트 코로나 시대 급부상한 또 다른 키워드 '럭셔리'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불황으로 소비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면서 아예 저가의 상품이나 명품 등 고가의 사치품 판매로 소비 양극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코로나19 여파로 경제가 휘청일 때도 우리나라 명품 수요가 치솟으며 '비쌀수록 잘 팔린다'는 속설을 입증했다. 지난해 우리나라 명품 시장 규모는 14조9960억원으로 전 세계 7위를 기록했다. 3대 명품으로 불리는 '에르메스·루이뷔통·샤넬'의 지난해 국내 매출도 2조4000억원에 달한다. 

특히 '오픈런'은 지난해 가장 많이 쓰인 신조어 가운데 하나다. 인기 명품 매장에 들어서는 것마저 경쟁을 방불케 하는 상황이 연출되면서 빈번하게 쓰이기 시작한 용어이다. 이런 신조어가 등장한 배경은 코로나19 여파로 억눌린 소비가 터지는 이른바 '보복 소비' 현상의 하나로 풀이된다.

이처럼 럭셔리를 고집하는 고객들이 늘어나자 유통업계도 '럭셔리'에 초점을 두고 영업전략을 짜고 있다. 경기 불황에도 명품 판매량은 줄어들지 않자 고가의 상품으로 차별화를 두는 것이 승산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신세계그룹이 대표적이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리뉴얼로 승부수를 던졌다. '1층=명품'이라는 기존 공식을 깨고 국내 최대 규모의 화장품 매장으로 바꾼다. 그 대신 여러 층에 흩어져 있던 명품 매장은 2층과 3층으로 한데 모아 집객 효과를 키운다는 전략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도 자사몰 '에스아이빌리지'에 럭셔리 브랜드를 입점 시켜 브랜드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대표 브랜드로 메종 마르지엘라·끌로에 등 패션 브랜드부터 바이레도·딥티크 등 니치 향수가 있다. 최근에는 릭오웬스·골든구스 등 신규 럭셔리 브랜드를 입점시키며 경쟁력을 키워나가고 있다.

화장품 부문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2월에는 회사가 지난해 인수한 스위스 명품 스킨케어 브랜드 '스위스 퍼펙션'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으며, 3월에는 회사가 10년 간 준비해온 최상위 럭셔리 브랜드 '뽀아레'를 론칭했다.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건강 트렌드에 건강식·건기식도 '잘 나가네'

'건강 관리'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홍삼·비타민·유산균 등 건강기능식품 시장도 급성장하고 있다. 여기에 평소 식사에서도 건강한 식단을 찾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식음료업계에도 '건강' 키워드가 대세로 떠올랐다.

코로나19 직전 이른바 '당 충전', '단짠단짠'이라는 신조어가 유행하며 자극적인 음식이 인기를 끌었지만, 감염병 확산으로 면역력에 대해 관심을 갖는 소비자들이 많아지면서 식품 트렌드도 바뀌는 추세다.

실제 식품업계는 건강까지 고려한 식음료를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국내 1위 식품기업인 CJ제일제당도 고칼로리라는 기존 간편식의 한계를 뛰어넘어 건강한 요리를 찾는 이들을 겨냥한 간편식을 만들고 있다. 대표 상품은 건강간편식 전문 브랜드인 '더비비고'다.

롯데칠성은 코로나19 여파로 많은 소비자가 건강, 칼로리 등에 관심을 갖게 됨에 따라 올 초 '제로사이다'와 '제로콜라' 출시했으다.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헬스케어 관련 포트폴리오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면역력을 개선해주는 식품을 찾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건강기능식품도 '대박'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 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건기식 시장은 지난 2016년 2조원에서 올해 5조원을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2030년에는 시장 규모가 25조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국내 대표 건기식 ODM(제조업자개발생산) 회사 콜마비앤에이치도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다. 지난해 매출은 6070억원으로 전년 대비 38.3% 성장했다. 건기식 사업 성장세에 식품·화장품 기업은 물론 판매 채널에서도 새 먹거리로 건기식을 낙점하고 사업 확장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등 대형마트도 PB(자체) 건기식 브랜드를 론칭했으며, 매일유업·hy(한국야쿠르트)·빙그레·농심 등 식품업계도 건기식에 힘을 주고 있다. 아모레퍼시픽·토니모리와 잇츠한불 계열사인 '네오팜' 등 화장품 기업도 건기식 브랜드 확장에 나서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건강 관리에 소홀했던 MZ세대가 코로나19를 계기로 건강에 대한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건기식 시장이 커지고 있다"며 "최근 무신사 등 젊은 세대가 주로 이용하는 채널에서도 건기식을 판매하기 시작한 것도 이런 수요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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