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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하고놀Z] 말랑이 거래에 빠진 아이들…"도대체 뭐하는 거죠?"

장난감 교환을 '게임'처럼…영상 조회수 200만
"속도와 박진감 느껴지는 거래"…보기만 해도 재밌다?

[편집자주] 요즘 애들은 뭐하고 놀지? 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함께 MZ 세대의 양대 축으로 꼽히는 'Z 세대'.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 출생해 스마트폰 문화에 더욱 익숙한 1020 세대다. 코로나로 가속화된 비대면 시대, 모든 일상이 플랫폼을 통하는 시대, Z문화의 세계로 안내한다 [편집자 주]



"볼 때마다 궁금한 건데...도대체 뭐하는 거죠?"

하얀 도화지 위에 x·+·v 문자가 적혀 있다. 도화지 위로 갖가지 장난감이 올라오면, 문자를 사정없이 두들긴다. 

이는 최근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말랑이 거래' 영상이다. 지난 18일 키즈크리에이터 '프리티에스더'가 업로드한 말랑이거래 영상 조회수는 무려 212만회. 그 이후 순차적으로 올린 영상들도 모두 조회수 100만회를 웃돈다.

틱톡과 유튜브에 게시된 말랑이 거래 영상은, 알고리즘의 선택을 받고 다양한 연령대의 시청자에게 전달된다. 해당 영상을 접한 시청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다.

한 이용자는 "아이들이 장난감을 앞에 자신 앞에 내놓았다가 다시 가져가는데 도대체 무슨 규칙인지 모르겠다"며 "초등학생들의 세계를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용자는 "도대체 이 영상을 왜 보고, 왜 만드는 걸까"면서 "이유는 모르겠는데 끝까지 다보게 된다"며 댓글을 남겼다.

◇ 말랑이 거래 이해하기

말랑이는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인기 장난감으로 떠오른 '팝잇'을 포함해 '슬라임'처럼 손으로 만지며 노는 장난감을 통칭한다. 기성세대들은 추억의 장난감 '만득이'를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말랑이 거래는 말 그대로 자신이 가진 장난감을 친구와 교환하는 행동이다. 단, 이들은 거래에 '규칙'을 적용해 이를 놀이 문화로 발전시켰다.

거래는 '판' 위에서 진행된다. 판에는 v·+·x 라는 세가지 문자가 표시돼 있다. v 는 거래승인, x는 거래취소, +는 추가요청을 의미한다. 각자 자신이 거래하고 싶은 말랑이를 판 위에 올려놓고, 버튼을 눌러 상대방에게 의사를 전달하는 것이다.

거래가 승인되면 상대방의 장난감을, 거래가 취소되면 자신의 장난감을 가져간다. 만약 추가요청이 온다면, 상대방이 만족할 때까지 장난감을 더 얹어야 한다.

단, 거래 시 '속도'와 '리듬'은 필수다.

틱톡에 업로드된 '말랑이 거래' 영상 (틱톡 캡처) © 뉴스1
틱톡에 업로드된 '말랑이 거래' 영상 (틱톡 캡처) © 뉴스1

◇ "말랑이 거래 '보는' 것도 재밌어요"

실제 초등학생들은 틱톡·유튜브에 올라온 영상을 보며 직접 '거래판'을 만들고 친구들과 말랑이를 교환하고 있었다.

말랑이 거래를 즐기는 이채은양(10)은 "말랑이는 고무 안에 '클레이'나 '슬라임'을 넣고 묶은 장난감이다"며 "팝잇이나 고무인형처럼 만지고 놀 수 있는 것도 말랑이라 부른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튜브 영상을 보고 재밌어 보여서 직접 집에서 판을 만들었다"며 "친구와 말랑이를 교환하면, 내가 가지지 못한 새로운 말랑이를 만져볼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이들은 장난감 교환을 넘어, '영상'을 보는 데에도 상당한 재미를 느끼고 있었다. 말랑이 놀이를 즐기는 이지연양(9)은 "유튜브에서 가장 즐겨보는 영상은 슬라임 만들기, 말랑이 거래 영상이다"며 "하루에 한 번씩은 꼭 본다"고 말했다.

다만, 왜 해당 영상을 왜 보냐는 질문엔 "그냥 재밌다"라고만 짧게 답했다.

◇ "속도·박진감 느껴져…교환 상상하는 재미"

해당 영상을 본 전문가는 아이들이 장난감 교환 문화에 '속도'와 '긴장감'을 더해 일종의 '게임'을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또 영상을 보며 '적당한 교환일까' 추측하는 데에 재미를 느낄 것이라 예상했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사실 학생들이 모든 장난감을 가질 수 없으니, 자신이 가진 장난감을 친구들이랑 바꿔가면서 노는 건 예전부터 있어온 문화다"면서 "다만 학생들이 직접 거래판을 만들고, 버튼을 누르는 자체에서 속도감과 박진감이 느껴진다. 이 자체가 하나의 놀이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영상을 보는 초등학생들은 내가 저렇게 교환을 하면 이익을 보는 걸까, 손해를 보는 걸까 생각한다"며 "이것이 아이들에게 재미와 몰입을 주는 요소다"고 분석했다.

(영상 제공 : 키즈크리에이터 '프리티에스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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