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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채소 '무조건 환불'…대형마트, 온라인 성공 DNA 이식

롯데마트·홈플러스, 무조건 보상제도 적극 알리기 나서

[편집자주]

(자료제공=롯데쇼핑)© 뉴스1

대형마트가 신선식품 100% 환불·보장 마케팅에 다시 공을 들이고 있다. 오프라인의 절대 영역으로 여겨졌던 신선식품을 온라인이 공략한 비결을 벤치마킹한 셈이다. 

공산품의 경우 온라인이 빠르게 시장을 장악했지만 신선식품은 상대적으로 오프라인 강세가 이어졌다. 신선식품은 눈으로 직접 확인한 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로나19로 마트를 갈 수 없는 상황이 되자 소비자들은 울며겨자 먹기로 신선식품도 온라인으로 눈을 돌렸다. 여기엔 '묻지마 보상·환불' 정책이 진입장벽을 낮추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일단 받아본 다음 신선도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반품하면 된다는 생각 덕분이다. 

◇ 대형마트 신석식품 '무조건 보상' 홍보활동 재가동

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이달 신선식품 '100% 맛보장' 관련 내용을 광고 전단지에 싣고 널리 알리기 시작했다.

100% 맛보장 제도란 과일·채소를 구매한 고객이 맛에 대해 만족하지 못하면 공산품과 달리 무조건 교환·환불을 해주는 것을 말한다. 

사실 롯데마트뿐 아니라 이마트·홈플러스는 수년전부터 신선식품에 무조건 교환·환불을 보장하는 제도를 운영했다. 고객에게 믿고 신선식품을 구매하는 쇼핑 환경을 제공하겠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이러한 제도의 존재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이미 오프라인은 막대한 유통망을 통해 맛과 품질을 대폭 끌어올려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고 있어서다. 

대표적으로 이마트는 '국산의힘'이란 프로젝트를 펼치고 있다. 제품 겉면에 생산자를 공개하며 고객에게 품질 신뢰를 주는 방식이다. 경쟁사에 없는 품종 다양화를 통해 고객 경험치도 확대하고 있다. 롯데마트 역시 '황금당도'와 '산지뚝심'으로 신선식품에 강한 자부심을 드러내고 있다. 일반 과일보다 당도가 높은 품종에 고객 불만이 생기기 쉽지 않다. 

오프라인의 기본적인 특성도 환불·교환이 적은 이유다. 소비자들은 본사의 꼼꼼한 관리를 통해 유통한 신선식품을 눈으로 직접 보고 확인 후 구매한다. 품질에 대한 불만으로 환불·교환을 선택할 이유가 거의 없는 셈이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산지부터 유통과정까지 관리를 철저히 진행하고 있어 고객 불만이 생길법한 상품이 매대에 올라오기조차 쉽지 않다"며 "현장에서 교환·환불 체감률은 높지 않다"고 설명했다. 

2021.4.25/뉴스1 © News1 이성철 기자
2021.4.25/뉴스1 © News1 이성철 기자

◇ 신선식품 마저 뺏기면 설 땅 없다…긴장감 커지는 대형마트 

대형마트는 온라인의 강세에 맞대응 차원에서라도 신선식품 무조건 교환·환불을 알려야 하는 숙명에 놓여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외출 기피 현상 탓에 신선식품을 온라인에서 구매하는 소비자가 늘었기 때문이다.

특히 이커머스는 환불·교환을 강하게 내세우며 온라인의 단점을 만회하고 있다. 실제 몇몇 기업은 전화 한 통이면 별다른 확인 절차와 기존 제품 수거도 없이 환불·교환 정책을 시행 중이다. 고객이 오프라인을 찾아야 할 필요성이 사라지게 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이러한 위기감에 홈플러스도 롯데마트와 마찬가지로 오프라인 매장에 신선식품 보상 관련 안내문 숫자를 늘리며 고객 이탈 방지에 주력하기 시작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일부 무조건적인 환불·보상 제도를 악용하는 블랙 컨슈머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신선식품의 특성을 고려한다면 꼭 필요한 제도"라고 설명했다. 

대형마트가 다시 보상제도 알리기에 나선 것은 신선식품 주도권을 온라인에 넘겨주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한다. 수십년 유통 노하우로 품질에 대해서 자신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만족하지 못한다면 무조건적인 보상으로 고객을 유치하겠다는 전략이다. 

이 관계자는 "일부 고객들은 신선식품의 무조건 보장 제도를 온라인의 전유물로 오해하고 있다"며 "대형마트는 기본적으로 신선식품의 품질만큼은 온라인과 비교를 거부할 정도로 자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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