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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정치적 중립' 두 번이나 공개 강조한 이유는

文정부 출신 野후보 떠오른 윤석열·최재형에 공직사회 술렁
靑·정부 관계자들에 '중립 의무' 강조하고 정치권에 메시지

[편집자주]

문재인 대통령이 5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1.7.5/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5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1.7.5/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5일 청와대와 정부 관계자들을 향해 '정치적 중립'을 두 번이나 공개적으로 강조한 배경에는 내년 3월 대통령선거로 인해 술렁이는 공직사회의 기강을 잡고자 한 것으로 풀이된다. 선거 분위기에 휘둘리지 않고 민생에 집중해달라는 주문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일정이 6월28일부터 시작된 가운데 제1야당인 국민의힘은 오는 8월 말쯤 대선 경선의 막을 올릴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문재인 정부 출신의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각각 올해 3월과 6월에 사퇴한 뒤 야권 대선주자로 떠올라있다. 윤 전 총장은 6월29일 대선출마를 선언했고 최 전 원장도 곧 출마선언을 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정치의 계절이 돌아왔지만 정부는 오로지 민생에만 집중해야 한다"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에 한치의 소홀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자"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당일 모두발언 전체를 민생 문제에 할애했다. 전파력이 강한 델타 변이 확산으로 전 세계에 다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비상이 걸렸고 우리나라 상황도 심상치 않다면서 "백신 접종을 계획대로 속도감 있게 추진하면서 방역에서도 다시 긴장감을 높이고 방역 고삐를 조여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본격적으로 시작된 장마로 인한 집중호우 피해를 예방해야 한다면서 관계 부처들과 지자체 등을 향해 철저한 준비를 당부했다.

문 대통령의 이날 '정치적 중립' 강조 언급은 수보회의가 처음이 아니었다.

문 대통령은 같은 날 오전 참모회의를 통해서도 "(대선) 경선레이스가 시작되면서 정치의 계절이 돌아왔으나 청와대와 정부는 철저히 정치적 중립을 지키는 가운데 방역과 경제회복 등 현안과 민생에 집중하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올해 6월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 계기 영국 방문 및 오스트리아, 스페인 국빈방문 후 꾸준히 민생 행보에 집중하고 있다. 즉 오전과 오후에 걸쳐 문 대통령이 정치적 중립을 강조하고 나선 배경에는 대선으로 인해 문재인 정부의 '민생 중심 행보'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됐다.

문 대통령은 순방 후 첫 국무회의가 열린 6월22일 모두발언을 통해 "국가 경제의 빠른 회복과 높아진 국가적 위상도 국민 개개인의 삶 속에서 체감되어야만 함께 희망을 갖고 함께 자부심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달 28일에는 확대경제장관회의를 열어 "하반기에는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거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6월28일) 추석물가에 대해서도 미리 세심한 계획을 세워달라고 정부 관계자 등을 향해 주문했다.

29일 문 대통령은 부산신항에서 열린 '1만6000TEU급 한울호 출항식'에 참석한 가운데 세계 해운산업 리더국가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내기도 했다. 지난 2일에는 일본 수출규제 2주년을 맞아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으뜸기업 100개 육성' 등 국내 소부장 자립을 더 단단히 하는 일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날 문 대통령의 발언은 청와대와 정부 관계자들을 향해 '공직자의 선거중립 의무'를 지켜주길 바란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읽혔다. 또 자신은 물론 문재인 정부는 대선에 어떤 관여도 하지 않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정치권에 던진 것으로 해석됐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문 대통령이 '정치적 중립'을 거듭해 언급한 배경과 관련 "정치의 계절이 돌아왔고 경선 레이스가 가열되는 상황 속 청와대와 정부는 엄정한 중립을 지키겠다는 것"이라며 "또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해야 한다고 말씀하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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