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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C+ 감산연장-8월 증산 합의 결렬…유가 3년래 최고(종합)

[편집자주]

석유수출국기구(OPEC)/로이터=뉴스1
석유수출국기구(OPEC)/로이터=뉴스1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가 석유생산 관련 회의를 결국 취소했다. 지난주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이 기존의 감산을 8개월 연장하자는 안을 거부하면서 만장일치 합의가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감산 연장과 더불어 점진적 증산합의도 불발되면서 국제유가는 3년 만에 최고로 올랐다. 사우디와 UAE의 갈등에 새로운 유가전쟁이 시작될 수 있다는 경고까지 나왔다.

◇ 8월 증산 불발에 유가 3년래 최고

OPEC의 모하마드 바킨도 사무총장은 5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이날 회의가 취소됐다고 밝히면서 회원국들 사이에 합의된 다음 회의 일정도 내놓지 않았다. OPEC+ 회의는 원래 1일 하루 일정으로 시작됐는데, 만장일치 합의가 계속 불발되며 몇 차례 연기됐다가 결국 이번 회의는 결렬됐다.

OPEC을 주도하는 사우디 아라비아가 비OPEC을 대표하는 러시아와 함께 기존 감산안을 8개월 연장하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반대에 부딪혔다. UAE는 기존 감산안을 연장하려면 각국의 원유생산량을 재산정해 쿼터(할당)를 다시 설정해야 한다고 사우디의 제안에 반대했다.

감산안 연장이 불발되면서 8월 생산쿼터도 정해지지 않았다. 이번 회의에서 OPEC+는 8월 일평균 40만배럴을 증산하고 12월까지는 일평균 200만배럴 늘리는 안을 감산 연장과 동시에 논의했다.

증산 합의가 불발되면서 유가는 2018년 이후 최고로 치솟았다. 북해 브렌트유 9월 인도분 선물은 1.1% 올라 배럴당 77달러에 거래됐다. 2018년 10월 이후 최고다.

◇UAE-사우디 갈등 증폭

로이터에 따르면 당장 8월 증산 여부는 불투명하다. 일부 OPEC+ 소식통들은 8월 증산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다른 소식통들은 며칠 안에 새로운 회의 일정이 정해져 8월 증산이 결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 소식통은 "8월에 대한 결정이 없었고 논의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며 "시장은 원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UAE는 감산 연장에는 반대했지만, 8월~12월 증산에 대해서는 동의했다.

이번 회의에서 합의가 결렬되면서 사우디와 UAE 사이 갈등이 증폭됐다. 그 동안 예멘전쟁을 통해 금융과 군사적 측면에서 공조했던 두 나라는 최근 동맹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UAE는 예멘에서 철수했고 사우디는 UAE가 중동에서 주도하는 사업과 관광허브를 노리며 도전장을 내밀었다. 또, 지난해 UAE는 이스라엘과 수교를 맺었지만 사우디는 이스라엘과 외교관계가 없다.

◇"새로운 유가전쟁 서막?"

원유정책 회의를 아무런 결론 없이 종료하면서 새로운 유가전쟁 위험이 커졌다는 경고도 나왔다.

OPEC+ 회원국 이라크의 총리에게 금융컨설팅을 제공하는 자문위원이 OPEC+ 합의 결렬로 유가전쟁이 다시 시작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라크 금융고문인 마자르 모하메드 살레는 이라크국영통신(IRA)에 "OPEC 산유국들 사이 이해와 합의가 사라졌다"며 유가전쟁이 다시 일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OPEC 산유국들의 증산은 바람직하지 않은 가격 불균형을 유발할 수 있는 잠재적 원유공급 과잉을 피하기 위해 조심스럽게 회원국 사이 조정되는 방식으로 실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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