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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악플과의 전쟁' 통했다…'댓글러 팔로우' 기능도 도입(종합)

지난 5월13일 이용자 프로필 노출 도입 후 AI 클린봇 블라인드 처리 16% 감소

[편집자주]

©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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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가 악성 댓글(악플) 문화를 척결하기 위해 '연예·스포츠 뉴스 댓글 폐지'와 '특정인 댓글 차단 기능', '뉴스 댓글 작성자 프로필 공개' 등을 연이어 도입한 가운데, 이같은 전략이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뉴스 댓글 작성자 프로필 공개 이후 악플 개수가 감소했다. 

8일 네이버는 공식 블로그(네이버 다이어리)를 통해 "뉴스 기사 댓글 목록에 이용자 프로필 사진을 제공한 결과 인공지능(AI) 클린봇 처리가 16% 줄어 악플 생산 감소가 뚜렷하게 확인됐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하반기 중 선호하는 댓글 작성자의 활동을 '팔로우'할 수 있는 기능까지 선보이며 '악플과의 전쟁'에서 승기를 잡겠다는 전략이다.

◇악플러와 전쟁나선 네이버…"프로필 사진 노출 후 AI 숨김처리 16% ↓"

네이버는 지난 2019년 10월, 악플에 시달리다 세상을 떠난 가수 겸 배우 고(故) 설리(본명 최진리)와 같은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악플 근절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시행해왔다. 네이버는 지난해 3월 연예 뉴스 댓글 서비스를 중단했고, 8월에는 스포츠 뉴스 댓글 서비스를 종료했다.

네이버 뉴스 이용자가 악플러를 쉽게 인지할 수 있는 장치도 마련됐다. 네이버는 지난해 3월부터 댓글 작성자의 활동이력과 닉네임을 공개했다. 네이버 뉴스 이용자는 '댓글모음' 페이지를 통해 이용자가 설정한 프로필 정보를 볼 수 있었다.

그러나 다수 이용자에게 노출되는 기사 하단 댓글란에는 아이디 앞 4자리만 공개돼(아이디 일부분이 비공개 처리) 특정 이용자를 인지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있었다.

이에 네이버는 이용자가 댓글모음 페이지로 매번 이동하지 않고도 작성자를 쉽게 인지할 수 있도록 기사 하단 댓글목록에 이용자 프로필 사진을 노출하기로 했다. 이 기능은 지난 5월13일부터 적용됐다.

네이버의 이러한 조치는 악플을 감소하는 데 주효했다. 네이버는 △프로필 사진 노출 기능을 적용하기 직전인 4월13일~5월12일과 △적용 직후인 5월14일~6월12일까지의 각 30일을 비교하고 결과를 공유했다.

네이버에 따르면 뉴스 이용자 프로필 사진이 노출되면서 인공지능(AI) 클린봇의 숨김처리(블라인드) 처리 건수는 16%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네이버 측은 "규정위반삭제(-6%) 건은 전체 댓글 수 감소(-8%)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으나, 조금 더 넓은 범위에서 자동 블라인드하는 AI클린봇의 처리 건수는 16% 감소했다"며 "AI로 자동 블라인드 되는 비중이 줄어드는 것을 통해 악플 생산 감소 경향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는 프로필 사진을 통해 댓글 활동이 더 쉽게 식별될 수 있게 되면서, 댓글 작성자들이 표현에 더 신중을 기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프로필 사진 노출 강화 후, 네이버 뉴스 댓글 활동 지표 변화 (네이버 다이어리 갈무리) © 뉴스1
프로필 사진 노출 강화 후, 네이버 뉴스 댓글 활동 지표 변화 (네이버 다이어리 갈무리) © 뉴스1

◇"악플러 안보고 싶어요"…특정인 댓글 차단 기능 30% 급증

뉴스 이용자 프로필 사진 공개 기능으로 반복적으로 악플을 남기는 작성자가 쉽게 드러나면서 댓글 이용자(댓글러) 차단 기능 사용도 30%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네이버는 지난해 4월9일부터 특정인이 쓴 모든 댓글 노출을 차단하는 기능을 제공했다. 이용자 A씨가 이용자 B씨의 댓글을 보고 불쾌한 느낌이 들었을 때, B씨의 댓글 활동을 차단해 그의 전체 댓글 활동이 노출되지 않게 하는 기능이다.

네이버 뉴스가 지난해 4월부터 제공하고 있는 '특정인의 댓글 차단 기능' 예시 화면 (네이버 뉴스 공지사항 갈무리) © 뉴스1
네이버 뉴스가 지난해 4월부터 제공하고 있는 '특정인의 댓글 차단 기능' 예시 화면 (네이버 뉴스 공지사항 갈무리) © 뉴스1

이러한 특정인 댓글 차단 기능은 프로필 사진 노출이 강화되면서 30% 급증했다. 일반 이용자가 악플러를 좀 더 쉽게 인지할 수 있게 되면서 나타난 결과로 풀이된다.

또 댓글 작성자 개개인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다른 사람의 댓글모음 방문 건수가 4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버 측은 "그간 마스킹 아이디 속에 가려져있던 댓글 작성자의 정체성이 프로필 사진을 통해 쉽게 구별되면서, 댓글모음 방문 건수가 45% 증가했고 댓글모음을 통한 기사 소비도 14%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 하반기 중 댓글 작성자 팔로우 기능 선보인다

네이버는 댓글 작성자 차단 범위를 넓혀달라는 이용자 요구를 반영해 댓글 작성자 차단 횟수를 기존 300명에서 500명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 기능은 이날부터 적용된다.

네이버는 하반기 중 '댓글 작성자 팔로우 기능'도 선보인다. 네이버는 이날 해당 기능 내용을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지만, 뉴스 이용자 C씨가 이용자 D씨의 댓글을 선호하는 경우 D씨를 팔로우해 그의 댓글 내역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이용자가 댓글을 선별해 확인할 수 있게 되면서 악플러의 사기도 꺾일 것으로 분석된다.

네이버 측은 "(이용자에게) 지금보다 한 층 더 발전된 뉴스 댓글 공간을 보여줄 수 있도록 (서비스와 기능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카카오도 악플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다양한 정책을 운영 중이다. 카카오는 지난 2017년부터 AI를 활용해 댓글 내 욕설과 비속어를 음표 모양(♩♪)으로 치환하는 '욕설 음표 치환 기능'을 운영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 2월 다음 포털과 카카오톡 탭 내 뉴스 댓글에 '차별·혐오 신고' 항목을 신설하고 차별·혐오 댓글 작성자를 신고할 수 있게 했다. 또 보고 싶지 않은 댓글이나 해당 댓글 작성자를 앞으로 나에게 보이지 않게 하는 '덮어두기' 기능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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