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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후보에게 바란다] 대전·충남 “민생이 민심이다”

"가장 중요한 건 먹고사는 것, 경제 살려야" 한목소리
국민통합도 갈망…보수·진보 성향 따라 뉘앙스 엇갈려

[편집자주]

20대 대선이 23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출마를 선언한 여야 정치인 관련 서적이 서점에 진열돼 있다. ©News1 임세영 기자
20대 대선이 23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출마를 선언한 여야 정치인 관련 서적이 서점에 진열돼 있다. ©News1 임세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대유행과 폭염으로 지쳐가는 2021년 7월. 대한민국의 제20대 대통령을 국민의 손으로 뽑는 날이 어느덧 23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내년 3월 9일 치러질 대선을 앞두고 아직 여야의 주자는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 하지만 저마다 “대한민국을 살기 좋은 나라로 만들겠다”라며 기성·신인 정치인들의 출마 선언이 러시를 이루고 있다.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에 치러진 19대 대선은 사실 결과가 예견된 승부였다. 하지만 20대 대선은 정권사수냐, 정권교체냐를 예단하기 힘든 박빙의 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른바 ‘마스크 대선’ 정국 속 속마음을 쉽게 드러내지 않는 대전시민·충남도민들이지만 차기 대통령이 갖춰야 할 자질과 능력, 그가 해결해야 할 과제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민생’과 ‘국민통합’이 있었다.

대전 유성구에 거주하는 20대 새내기 직장인 송 모씨는 차기 대통령이 국민 골고루 혜택을 받는 정책을 펴 주길 바랐다. 그는 “정부에서는 우리나라가 선진국 반열에 올랐고, 국제적으로도 위상이 높아졌다고 홍보하고 있는데 그다지 마음에 와닿지 않는다”라며 “국민이 피부로 체감할 수 있도록, 소외된 계층부터 골고루 혜택을 받는 정책을 펴는 대통령이 나오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대전 대덕구에서 개인사업을 하는 30대 강 모 씨는 “여러 정치인들이 대선에 나서고 있는데, 아직은 마음에 쏙 드는 후보가 없다”라며 “민심을 잘 살피는 대통령이 되면 좋겠는데, 가장 중요한 민심은 뭐니 뭐니 해도 먹고사는 문제와 직결된 것 아닌가. 경제를 살리는 대통령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충남 논산의 30대 여성 공무원 최 모 씨는 “공직사회에서도 연애·결혼·출산을 포기하는 ‘n포 세대’가 늘고 있다”라며 “그 근원에는 부동산 문제가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급등하는 집값을 잡을 수 있는 대책과 구조적인 변화를 가져올 대선 후보를 지지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대전 서구의 40대 주부 구 모 씨는 “정부에서 세금을 좀 덜 걷고, 국민들이 살기 편하도록 세심하게 배려하는 정책을 많이 펴주길 바란다”며 “코로나 백신 부족 사태를 보면서 미국처럼 전통적인 우방들과 관계를 잘 맺는 대통령, 외교를 잘 하는 대통령이 필요하다는 생각도 하게 됐다”라고 했다.

대전 중구의 50대 자영업자 박 모 씨는 바람직한 대통령상을 묻는 질문에 “동서 분열을 화합으로 이끌고 양극화를 해소할 수 있는 대통령을 원한다. 노무현 대통령처럼 친서민적인 이미지의 대통령, 남북관계를 화해와 평화로 이끌 수 있는 대통령을 원한다”라고 답했다.

대전 모 구의회의 재선 의원인 50대 이 모 씨는 “성장론자가 대통령이 돼야 한다. 분배보다는 시장경제체제를 중시하면서 침체된 우리 경제를 성장시킬 수 있는 대통령, 법인세도 과감하게 인하해 기업에 활력을 불어넣는 그런 대통령이 필요한 시기”라고 입장을 밝혔다.

여야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과 사진. © 뉴스1
여야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과 사진. © 뉴스1

대전 동구의 60대 작가 홍 모 씨는 “지금 정부는 한 입으로 두 말하는 정권, 한마디로 내로남불 정권이다. 일구이언(一口二言 )하지 않는 대통령, 내로남불 하지 않는 대통령을 뽑아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기회가 된다면 야당 대선 캠프에 참여해 정권 교체를 돕고 싶은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대전 중구에 거주하는 60대 전직 교사 김 모 씨는 “보편적 복지와 기본소득은 ‘시대정신’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여당 예비후보 TV 토론에서 이것을 갖고 특정 후보를 공격하는 모습을 보면서 실망스러웠다”라며 “이번 대선은 이 같은 시대정신을 구현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비해 충남 서산의 50대 정당인 장 모 씨는 “진보·보수를 논할 때가 아니다. 국민통합이 급선무다.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악순환을 거듭하는 보복 정치를 청산해야 한다. 진정 화합의 정치를 펴는 대통령이 나와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젊은 세대의 문제, 특히 청년실업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또 하루하루를 힘겹게 살아가는 자영업자들을 어떻게 살릴 것인지, 막대한 국가 채무를 어떻게 갚아나갈 것인지 고민하고, 무너져버린 한국경제를 어떻게 활성화할지 슬기로운 대책을 내놓는 대통령을 원한다”고 했다

태안의 50대 정당인 박 모 씨는 “국민의 가슴 속에 더 이상 열병이 나지 않도록 하는 정치를 해야 한다”고 말을 꺼내며 “국민통합형 대통령, 쓰러져 가는 민생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대통령이 선출됐으면 좋겠다. 마치 연예인 같은 포퓰리즘 정치인이 아닌 국가를 운영할 수 있는 능력과 경험 그리고 높은 도덕성을 갖춘 인물이 대통령이 돼 대한민국에 제2의 희망을 심어주길 갈망한다”라고 했다.

천안에서 키즈카페를 운영하는 40대 김 모 씨는 “2019년 4월 빚을 내 사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코로나가 장기화하면서 월세조차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 됐는데, 매각도 쉽지 않고 투자 비용도 많아 쉽게 포기할 수 없는 처지”라며 “자영업자들의 대출 부담을 줄여줄 수 있는 정책을 내놓는 후보가 있다면 한 표를 행사하겠다”고 말했다.

아산에서 과수를 재배하는 50대 농민 박 모 씨는 “일할 사람이 없어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의존할 때가 많다. 그렇다고 1년 내내 해야 할 일은 아니라서 직접 고용하기는 부담이 된다. 1년에 5~6개월은 꾸준히 일할 수 있는 외국인을 구하고 싶은데 쉽지 않고, 신분이 불안정하다 보니 한 곳에서 오래 일하는 걸 꺼린다. 외국인 근로자 고용 창구를 단일화하면 좋겠다”라는 현실적인 바람을 차기 대통령의 과제 중 하나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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