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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했던 색깔 아니다"…MBC, 안창림 '동메달' 폄훼 발언 논란

[편집자주]

대한민국 유도 안창림이 26일 오후 일본 도쿄 지요다구 무도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73kg 유도 남자 시상식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고 있다. 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대한민국 유도 안창림이 26일 오후 일본 도쿄 지요다구 무도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73kg 유도 남자 시상식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고 있다. 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도쿄올림픽 개회식 중계 당시 부적절한 사진과 소개글로 논란이 일어 한 차례 사과했던 MBC가 이번엔 유도 중계 중 메달 가치를 폄훼하는 듯한 발언을 해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26일 도쿄 일본 무도관에서 열린 남자 73㎏급 동메달 결정전에서는 재일 동포 3세 안창림(28)이 출전했다. 그는 루스탐 오루조프(아제르바이잔)를 상대로 3분53초 만에 업어치기 절반 승리를 거뒀다.

지난 2016 리우 올림픽에서 16강 탈락의 아픔을 겪은 그가 '동메달'이라는 유종의 미를 거두며 감격을 누리던 중 경기를 생중계하던 MBC 캐스터의 발언이 문제가 됐다.

당시 캐스터는 "우리가 원했던 색깔의 메달은 아닙니다만…"이라며 말끝을 흐렸다. 이어 "선수들이 지난 5년 동안 흘려왔던 땀과 눈물, 그에 대한 대가로 충분히 만족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해당 발언은 SNS를 통해 빠르게 퍼졌고 MBC를 나무라는 반응이 잇따랐다. 누리꾼들은 "박성제 MBC 사장이 사과한 지 얼마나 됐다고 또 실언하냐", "정신 차려라. 메달 맡겨놨냐", "아직도 메달 색 타령하냐" 등 부적절한 표현을 비판했다.

특히 한 누리꾼은 "'우리가 원했던 메달 색'이라는 표현보다 '선수가 목표로 했던 메달 색'이라고 말했어야 한다"며 캐스터의 발언이 '금메달 지상주의'처럼 들린다고 지적했다.

대한민국 유도 안창림이 26일 오후 일본 도쿄 지요다구 무도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73kg 유도 남자 동메달 결정전에서 아제르바이잔 오르조프 상대로 승리한 후 경기장을 나서고 있다. 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대한민국 유도 안창림이 26일 오후 일본 도쿄 지요다구 무도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73kg 유도 남자 동메달 결정전에서 아제르바이잔 오르조프 상대로 승리한 후 경기장을 나서고 있다. 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다른 누리꾼은 "안창림 선수가 '금'을 목표로 했다는 것을 알고 이렇게 발언한 것 같다. 캐스터의 의도는 이해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누리꾼들의 분노는 쉽게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앞서 이번 올림픽 동안 MBC 측이 두 차례 논란을 빚었기 때문이다.

지난 23일 올림픽 개회식을 중계하면서 우크라이나에는 체르노빌 원전 사진을 삽입하고, 아이티 소개 시에는 대통령 암살을 언급하는 등 일부 국가에 대해 부적절한 사진과 표현을 사용해 빈축을 샀다.

또 지난 25일에는 남자 축구 조별리그 B조 2차전 한국과 루마니아 경기에서 자책골을 기록한 루마니아 마리우스 마린 선수에 대해 "고마워요 마린"이라는 자막을 광고 시간에 노출해 비난이 쏟아진 바 있다.

이에 박성제 MBC 사장은 26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경영센터에서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열고 연이은 논란에 대해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말하며 세 차례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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