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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가디슈' 구교환 "아이콘인 김윤석·조인성·허준호에 류승완, '성덕' 됐죠" [N인터뷰](종합)

[편집자주]

구교환/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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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기대치에 대한 걸 접해보지 못했어요. 새로운 정보를 얻어서 지금 갑자기 부담감이 생기네요. 하하. 그 부분이 저를 더 자극하게 만들어요."

감독 겸 배우 구교환(39)이 코로나 시국 속 올여름 극장도 책임진다. 지난해 여름 '반도'를 통해 상업영화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낸 그가 '모가디슈'로 또다시 강렬한 카리스마를 펼치는 것. 2008년 '아이들'로 데뷔해 수많은 작품에서 인상깊은 연기를 보인 그는 이제 독립영화를 너머 '충무로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구교환은 29일 오전 영화 '모가디슈'(감독 류승완) 관련 화상으로 진행한 인터뷰에서 "어제 극장에 가서 다시 한번 영화를 봤는데 한 곳에 모여서 한 곳을 응시한다는 그 기분을, 제 영화로 나누고 있으니 반가운 마음이 들었어요"라며 "제가 웃었던 부분에 관객분들이 웃고, 제가 긴박하게 느끼고 긴장을 하던 부분에 관객분들도 긴장을 하고 있고, 그런 것들을 서로 같이 스크린 보면서 나눈다는 게 정말 감사하죠"라고 말문을 열었다.

지난 28일 개봉한 '모가디슈'는 1991년 소말리아의 수도 모가디슈에서 내전으로 인해 고립된 사람들의 생사를 건 필사의 탈출을 그린 이야기로, 당시 모가디슈에서 발생한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했다. '베테랑' '베를린' 등을 연출한 류승완 감독의 열한 번째 장편 작품이다.
구교환/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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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교환은 극중 북한 대사관 태준기 참사관 역을 맡아 충성심 강하고 충직한 모습을 보여준다. 극중 림용수 대사(허준호 분)와의 호흡, 강대진 참사관(조인성 분)과의 치열한 신경전도 돋보인다.

"태준기는 타협하지 않고 북한 대사관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인물이라 근성을 표현하는 방법이 무엇일까 고민을 많이 했어요. 대사도 중요하지만, 몸으로 단단해 보이는 모습을 표현하는 것도 굉장히 중요했죠. 예를 들어, 강대진 참사관과의 액션신은 체급 차이가 있으니 온갖 잡기들을 던져가며 싸워요. 컷이 돌아가도 던지고 있더라고요. 북한 대사관의 안전을 위해서라면 어떠한 방법도 불사하지 않은 것을 보여주려고 액션 스쿨에 나가서 트레이닝을 많이 했어요. 프로덕션 기간 중에 배우 경력 중에 가장 건강했던 시기 같아요.(웃음)"

구교환은 '모가디슈'를 통해 배우들과 연기 앙상블을 이뤄냈다는 평에 기분이 좋았다며 "개인적으로 김윤석, 허준호, 조인성 선배님의 대단한 팬인데, 초반에 네 명이 마주하고 있는 장면이 있잖아요. 그 장면 촬영하면서 가슴이 많이 뜨거워졌어요"라고 회상했다.

"배우가 되겠다고 마음먹은 순간부터 세 분 다 제게 굉장한 아이콘이었어요. 그리고 선배님들 각자 태준기를 대하는 리액션이 다 다르더라고요. 김윤석 선배님과는 많은 대화를 나누지 않았지만, 청년을 바라보는 그런 눈빛을 전해주셨고, 허준호 선배님은 제가 지켜야 할 존재였지만, 화면 너머에선 저를 지켜주는 듯한 마음이었죠. (조)인성 선배님은 카메라 밖에서도 농담을 많이 건네주시고, 저를 자꾸 자극하게 하는 연기를 만들어주셨죠. 태준기를 연기하는 데 있어서 세 분이 정말 많은 영감을 주셨어요."
구교환/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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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승완 감독의 '픽'으로 '모가디슈'에 캐스팅된 구교환은 오히려 자신이 '성덕'(성공한 팬)이 됐다며 환하게 웃었다.

"정말 고민은 '1'도 없었죠. 전혀 (고민)할 이유가 없고, 기분이 좋았어요. 제가 평소 좋아했던 감독님, 제가 영화에 캐스팅될 확률은 많이 없을 것 같은 생각이 드는데 감독님께서 태준기 참사관 역할을 저에게 주셨을 때 '성덕'? 성덕이 된 기분이었어요. 기분이 많이 좋았죠."

연출작을 선보였던 구교환이 바라본 류승완 감독은 어땠을까. 그는 "일전에도 단편영화 만들 때도 감독님께서 연출자로 처음 뵀어요"라며 "2014년 서울독립영화제에서 처음 감독님을 만났는데, 그때 제 작품 ('오늘영화')을 보고 코멘트를 해주셨어요"라고 특별한 인연을 밝혔다.

이어 "류승완 감독님은 계속 닮아가고 싶은 분이고, 이전부터 감독님의 연출 행보와 연기 행보들까지 이런 것들을 봤는데 아마 저도 그러고 싶어 하는 것 같아요, 제가 닮아가고 싶고, 저한테는 선배님이자 감독님이죠"라며 "제가 연출한 단편 영화 중에 '베를린' 연출팀으로 가는 작품이 있는데 그때부터 이미 쫓아간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류승완 감독님 작품에 나오게 됐다는 생각도 들었죠"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구교환은 특히 지난해 '반도'에서 강렬한 존재감을 뿜어내 많은 기대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냐고 묻자, "기대치에 대한 걸 접해보지 못했어요. 지금 갑자기 부담감이 생기네요"라며 "그 부분은 저를 더 자극하게 하는데, 그게 건강한 마음이 들게 만들어요, 누군가 사적으로 응원해주면 계속 더할 수 있는 용기와 힘이 생겨요"라며 웃었다.
구교환/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 뉴스1
구교환/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 뉴스1
김윤석은 앞서 인터뷰에서 구교환에게 '네 능력을 믿어라'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이에 대해 구교환은 "그러면 제 능력을 믿을게요"라며 웃었다. 이어 "연기를 하며 어떤 점을 보완해야겠다는 생각은 들지 않고, 계속 새롭게 생각을 하고 있어요"라며 "'모가디슈'에서의 구교환이 있고, 다음 작품이 무엇이 될지 모르겠지만 거기서의 구교환도 있을 것이고, 그러면서 계속 새로운 인물을 마주하는 것 같아요"라고 생각을 밝혔다.

'모가디슈'를 돌비 애트모스 버전으로 보기 위해 전날 극장에 갔다는 구교환은 "알아보는 분들은…애석하게도 알아본 분은 없으셨어요"라며 미소 지었다. 이어 "그래도 영화관에서 보고 나오시는 분들의 리뷰가 가장 정확할 테니까 그걸 듣고 싶어서 갔어요, 귀를 '쫑긋'하고 들으려고 했죠"라고 덧붙였다.

쑥스러운 모습을 보이던 그는 일상에서의 자신의 모습에 대해 묻자, "실제 성격을 잘 모르겠지만 지금처럼 많이 쑥스러워해요. 그래도 유머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서 많이 노력해요"라며 "유머를 좋아하는데 그만큼 내성적이고, 간헐적으로 외향적인 것 같네요"라고 했다.

평소 러닝을 즐겨한다는 그는 "평소 5㎞ 뛰는데, '모가디슈' 촬영 땐 7㎞를 뛰었어요. 그런 체력적인 자신감이 태준기를 만드는 거라고 생각했죠"라며 "건강은 가장 중요하니까, 적당한 운동과 맛있는 음식 섭취하고, 멀티 비타민도 잘 먹으며 관리하고 있죠"라고도 덧붙였다.
구교환/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 뉴스1
구교환/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 뉴스1
'모가디슈'에 대한 애정을 거듭 드러낸 구교환은 "이 작품이 주는 의미가 너무 많아서 매해 꺼내보는 작품이 될 것 같아요"라고 전했다. 이어 "다시 보고 추억하고 그리고 다시 처음 보는 영화처럼 볼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라며 "어제도 보면서 그런 마음이 들었죠, 내가 이 영화에 참여했고 다시 보는데도 또 처음 보는 기분이더라고요, 이 마음은 시간이 지나도 잘 변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라며 각별함을 표했다.

구교환은 끝으로 연출작으로도 만나고 싶다고 전했다. 준비 중인 작품에 대해선 "광고회사 사람들 이야기를 한번 써봤어요, 오피스물인데 오피스물이 아닌 것 같은 이야기죠"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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