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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4채 보유' 내로남불 논란 김현아 처리 결론은

"부동산 4채 중 2채 매각" 진화에도 논란 확산
"내로남불 소리 피하려면 더 높은 도덕성 필요"

[편집자주]

오세훈 서울시장이 7월 27일 오전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1.7.27/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7월 27일 오전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1.7.27/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자신의 핵심 공약인 부동산 정책 추진에 있어 중대한 선택 기로에 섰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사장 후보자로 내정한 김현아 전 의원에 대한 사퇴 압박이 커지면서다.

김 후보자는 부동산 4채 중 2채를 매각하겠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과거 청와대 다주택 인사들을 비판해온 점에서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민간 건설사의 이익을 대변해 온 만큼 공공주택 공급 정책을 펴는 공기업 사장 자리에 부적절하다는 '자격 논란'에도 휘말렸다.

오 시장이 지난 4·7보궐선거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투기 사태 등 부동산 민심을 등에 업고 당선됐기에 김 후보자 임명을 강행할 경우 파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오 시장이 기존 정치권보다 높은 도덕성을 보여줘야 한다는 요구도 나오고 있다.

1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오 시장은 조만간 김 후보자 임명 여부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서울시의회는 지난달 27일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진행한 뒤 '부적격' 의견의 경과보고서를 채택해 서울시로 보냈다.

서울시의 한 관계자는 "이 문제를 길게 끄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에 오 시장이 곧 결단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며 "지자체는 청와대와 같은 인사검증 시스템이 없어 오 시장이 청문회에서 나온 각종 의혹을 미리 완전히 파악하진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에 대한 더불어민주당의 반감은 '해명'으로 극복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 시의회 민주당은 김 후보자가 주택 4채 중 부산 소재 2채를 처분하겠다고 발표한 데에도 "일부 주택 매매로 여론을 호도하고 본질을 흐리는 행위는 서울시민을 기만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현아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 후보자가 7월 27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2021.7.27/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김현아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 후보자가 7월 27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2021.7.27/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시의회의 인사청문회 경과보고서에는 법적 구속력이 없기 때문에 오 시장이 김 후보자 임명을 강행해도 절차적 문제는 없다. 오 시장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저나 김 후보자나 생각이 다르지 않다"며 김 후보자를 감싸기도 했다.

하지만 김 후보자에 대한 지명 철회 요구가 갈수록 커지면서 오 시장의 고민이 깊어졌다. 임명을 강행할 경우 더 큰 비난 여론에 직면하는 것은 물론 시의회와의 관계가 파국으로 치닫을 수 있다. 지명을 철회하면 '인사를 검증 시스템이 미흡하다'는 평가와 함께 SH공사 사장 공백이 장기화될 수 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임명 강행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서민주택 공급 책임자를 임명하면서 다주택자를 임명하는 것은 참으로 부적절한 인사권 행사"라며 "오 시장이 알고 임명을 추진했을리 없지만 뒤늦게 그런 부적절한 사실이 밝혀졌다면 지명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의회의 한 관계자는 "시의회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김 후보자를 지지한다는 입장문을 냈으나 이번 인사에 우려가 있는 게 사실"이라며 "다주택자는 고위공직자를 하면 부적절하다는 논리는 민주당과 정부가 만들었으나 이미 국민들에게 받아들여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SH공사 사장 인사는 서울시장의 권한이고 문재인정부가 야당 동의 없이 임명을 강행한 사례가 30번이 넘는다"며 "다만 오 시장이 '내로남불'이라는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선 남들과는 다른 대처를 보여줘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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