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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대유행…'2만분의 1' 조혈모세포 기증 영향은?

"기증 예정자 확진으로 이식취소 등 안타까운 일 많아"
"작년 기증자수 역대 최고치…생명나눔 실천도 많았다"

[편집자주]

(한국조혈모세포은행협회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 뉴스1
(한국조혈모세포은행협회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 뉴스1

오는 18일은 세계 조혈모세포 기증자의 날이다. 매년 500여명의 조혈모세포 이식 대기자가 발생하는 가운데 지난해부터 계속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여파가 조혈모세포 기증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조혈모세포란 적혈구, 백혈구, 혈소판 등 모든 혈액세포를 만들어내는 줄기세포로 골수, 말초혈, 제대혈 속에 포함돼 있다.

백혈병 등 혈액암 환자는 정상적인 혈액을 만들어 내지 못하기 때문에 건강한 조혈모세포의 이식이 필요하다.

단 조혈모세포 이식 시 영향을 미치는 유전자형인 조직적합성항원(HLA)가 불일치시 면역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환자와 기증자는 HLA가 일치해야 한다.

이같은 과정을 거친 후 조혈모세포를 기증하게 되는 확률은 약 '2만분의 1'이다.

조혈모세포 기증희망자는 대한적십자사, 한마음한몸운동본부, 생명나눔실천본부, 한국조혈모세포은행협회, 가톨릭조혈모세포은행 등 5곳의 등록기관에서 등록을 할 수 있다.

12일 한국조혈모세포은행협회에 따르면 코로나19가 퍼진 지난해에는 대한적십자사를 제외한 4개 기관이 모집 목표인원을 달성하지 못했다. 총 1만1788명으로 역대 최소치에 그친 것이다. 

조혈모세포 기증 희망자 모집에는 채혈 과정이 있기 때문에 대면 진행이 필수인 가운데 오프라인 캠페인이 어려워졌다는 점도 한몫했다.

이에 한국조혈모세포은행협회에서는 지난해 4월부터 '언제나 어디서나 조혈모세포 기증희망등록'이라는 이름으로 찾아가는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지난해엔 224명, 올해는 104명을 모집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종료 되는대로 이 서비스를 재개한다는 설명이다.

(한국조혈모세포은행협회 블로그 화면 갈무리) © 뉴스1
(한국조혈모세포은행협회 블로그 화면 갈무리) © 뉴스1

희망자 모집 뿐 아니다. 기증 예정자가 코로나19에 확진되면서 이식이 취소되거나, 채집 당일 기증자의 감기 증세로 코로나19 의심환자로 분류돼 기증 직후 음압병동에 격리되는 사례도 있었다.

또 기증자가 입원하기로 돼 있던 병원이 코로나19 집단감염 등으로 폐쇄돼 아무 연고도 없는 타지의 병원으로 이동해 기증을 해야하는 경우도 있었다.

조혈모세포은행협회 측은 "직업 특성상 외출을 금하는 경우 본인의 의사와는 별개로 조혈모세포 기증 상담 진행이 불가한 분들이 있어 이식을 기다리는 환자분들에게 매우 안타까운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조혈모세포 기증은 총 660건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조혈모세포은행협회 측은 "(코로나19 대유행의 어려움 속에도) 생명나눔을 실천하고자 하는 분들이 많이 계셨던 것"이라고 평가했다.

일각에선 코로나19 확산세는 여전하지만 백신 접종이 본격화되면서 상황이 더 나아지지 않겠느냐는 기대도 있다. 

다만 조혈모세포 기증 절차에선 코로나19 백신 접종 일정도 고려 대상이다. 이에 따라 조혈모세포 기증일로부터 7일 전이거나 조혈모세포 기증 2주 후부터 백신을 맞을 수 있다.

조혈모세포 기증과 관련된 불편감과 코로나 백신 접종으로 인한 불편감에 대해 각각 대비하기 위해서다. 기증희망등록 시기는 백신 접종 시기와 무관하다. 

조혈모세포은행협회 측은 "헌혈할 용기에서 한 걸음만 더 내딛으면 2만분의 1의 기적을 실현시킬 수 있다"면서 "그 용기로 인해 조혈모세포를 나눠 받은 혈액함 환자는 새 생명의 희망을 꿈꿀 수 있다. 부디 조혈모세포 기증을 어려워하지 말아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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