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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文정부 작심 비판 "反기업 심리로 경제활성화?…'연목구어'"(종합)

최저임금, 주52시간 등 文정부 경제정책…'too much too soon'
'2050 탄소중립' 정책도 비판…"진정성 의심, 국가신뢰 훼손 행위"

[편집자주]

반기문 전 UN사무총장이 13일 오전 경북 경주 라한셀렉트에서 '2021 백두포럼'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 제공) /2021.09.13 © 뉴스1
반기문 전 UN사무총장이 13일 오전 경북 경주 라한셀렉트에서 '2021 백두포럼'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 제공) /2021.09.13 © 뉴스1

반기문 전 UN사무총장이 문재인 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해 '연목구어'라고 표현하며 날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연목구어는 '나무에 올라가서 물고기를 구한다'는 뜻으로, 도저히 불가능한 일을 굳이 하려 하거나 방법이 맞지 않음을 비유적으로 일컫는 말이다.

또 반 전 사무총장은 문재인 정부의 2050탄소중립 정책에 대해서도 '국가신뢰 훼손 행위'라고 날을 세웠다.

◇ 최저임금·주52시간, 반대 결과 초래

반 전 사무총장은 13일 오전 경북 경주 라한셀렉트에서 중소기업중앙회 주최로 열린 '2021 백두포럼'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경제는 심리'라고 말했는데, 맞는 말"이라며 "그러나 이렇게 반기업·반시장적 심리를 갖고서 경제 활성화를 찾는 것은 연목구어"라고 말했다.

이어 "국정 100대(大) 과제 속에 ‘중소기업의 튼튼한 성장 환경 구축'을 내세웠지만, 실제 정책은 역주행했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를 덮치면서 중소기업의 형편은 더 어려워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저 임금을 대폭 인상해 대·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를 줄이고 이를 통해서 중소기업의 인력난을 해소하겠다고 했으나, 임금 격차와 인력부족률은 여전히 2배 이상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주 52시간 근로제의 전면 시행은 본래 취지와 달리 중소기업의 인력난과 비용부담을 심화시키고 효율적인 기업경영에 차질을 빚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이것은 비단 중소기업만의 문제가 아니라 대기업에게도 일종의 기업규제가 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시장 상황과 기업 형편을 도외시한 채, 너무 많은 것을 너무 빨리(too much, too soon), 그것도 다수의 반대를 외면하고 추진했다"고 덧붙였다.

반기문 전 UN사무총장이 13일 오전 경북 경주 라한셀렉트에서 '2021 백두포럼'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 제공) /2021.09.13 © 뉴스1
반기문 전 UN사무총장이 13일 오전 경북 경주 라한셀렉트에서 '2021 백두포럼'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 제공) /2021.09.13 © 뉴스1

◇반기문, 文정부 '2050 탄소중립' 진정성 의심…'국가신뢰 훼손 행위'

아울러 반기문 전 사무총장은 최근 문재인 정부가 발표한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안'에 대해서도 정면 비판했다. 반 전 사무총장은 재임 시절 '파리기후변화협약'(파리협약)을 주도했고, 현재 UN산하 글로벌녹색성장기구(GGGI) 의장을 맡는 등 탄소중립 관련 활동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반 전 사무총장은 "어떤 목표의식과 의지를 갖고서 이런 시나리오를 만들었는지, 납득 불가다"라며 "진정성을 의심받게 만드는 국가신뢰 훼손 행위다"라고 판단했다.

이어 "1안과 2안은 '2050 탄소중립'을 포기한 것으로 내놓아서는 안 됐을 안이었다"며 "작년 10월에 문재인 대통령이 '2050 탄소중립'을 선언한 이후 국내외에 수차례에 걸쳐 이를 약속했는데 그 진정성을 의심받게 만드는 국가신뢰 훼손 행위"라고 말했다.

또 "3안의 재생에너지 비중 70.8%도 우리나라의 지형적 조건과 기후환경을 감안할 때 그 가능성에 대해 선뜻 동의하기가 어렵다"며 "현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탈원전 정책)을 역(逆)전환하지 않으면 어렵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특히 반 전 사무총장은 "이렇게 해서는 '탄소와의 전쟁'에서 승리하고, '2050 탄소중립'의 고지에 등정할 수 없다"며 "목표는 단 하나, 2050 탄소중립에 두고 승전(勝戰) 방법과 등정(登頂) 노선을 다각도로 생각해야 한다"고 역설헀다.

또 "마라톤 코스가 42.195㎞인데, 42㎞ 뛰어놓고 완주했다고 하면 누가 인정해 주겠는가, 그것은 실격"이라며 "타협의 여지가 없는 정교한 시나리오·불확실성을 남기지 않는 치밀한 시나리오를 만들고, 국민적 공감대 속에서 차질없이 추진되도록 대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2050 탄소중립위원회(탄중위)는 지난 8월 5일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초안 3가지를 공개했다. 시나리오 3가지는 △기존 체계와 구조를 최대한 활용하면서 기술 발전 및 원·연료 전환을 고려한 '1안' △1안에 화석연료를 줄이고 생활양식 변화를 통해 온실가스를 추가로 검토한 '2안' △화석연료를 과감히 줄이고 수소공급을 전량 그린수소로 전환해 획기적으로 감축하는 '3안'이다.

1안은 2050년 온실가스 순배출량을 2018년 대비 96.3% 감소한 2540만톤 CO2eq, 2안은 97.3% 감소한 1870만톤 CO2eq, 3안은 100% 감소한 제로(0) CO2eq를 목표로 하고있다. 탄중위는 3가지 시나리오 초안에 대해 이번달까지 산업계·노동계·시민사회·지자체·청년 등 분야별로 폭넓은 의견수렴을 진행한다. 이후 이해관계자 및 일반국민 의견수렴 결과를 반영해 정부 최종안을 오는 10월 말 발표할 예정이다.

윤순진 탄소중립위원회 민간위원장이 지난 8월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위원회(안)을 발표하고 있다. 위원회는 시나리오 초안에 기존의 체계와 구조를 최대한 활용하면서 기술 발전 및 원료와 연료의 전환을 고려한 1안, 1안에 화석 연료를 줄이고 생활 양식 변화를 통해서 온실가스를 추가로 감축하는 2안, 화석 연료를 과감히 줄이고 수소 공급을 전량 그린수소로 전환하는 등 온실가스를 획기적으로 감축하는 3안 등 총 세 가지 제시했다. 2021.8.5/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윤순진 탄소중립위원회 민간위원장이 지난 8월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위원회(안)을 발표하고 있다. 위원회는 시나리오 초안에 기존의 체계와 구조를 최대한 활용하면서 기술 발전 및 원료와 연료의 전환을 고려한 1안, 1안에 화석 연료를 줄이고 생활 양식 변화를 통해서 온실가스를 추가로 감축하는 2안, 화석 연료를 과감히 줄이고 수소 공급을 전량 그린수소로 전환하는 등 온실가스를 획기적으로 감축하는 3안 등 총 세 가지 제시했다. 2021.8.5/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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