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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 없는 빵집 파리바게뜨, 진열대 텅텅 비었다"…가맹점주, 국민청원 호소

화물연대 파업에 공급 차질, 납품 횟수 줄어 "피해 눈덩이"
"저녁 7시에 제품 입고, 어떻게 장사하냐"

[편집자주]

광주광역시 광산구 호남샤니 공장 앞에서 민주노총 화물연대 광주본부가 회사측이 투입한 대체 차량 진입을 막고 있다. © 뉴스1
광주광역시 광산구 호남샤니 공장 앞에서 민주노총 화물연대 광주본부가 회사측이 투입한 대체 차량 진입을 막고 있다. © 뉴스1

파리바게뜨 진열대가 텅텅 비어가고 있다. 화물연대 파업으로 제품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어서다. 보름 가까이 이어진 공급 차질에 파리바게뜨 가맹점주는 국민청원에 호소문까지 올리며 답답한 심경을 토로하고 있다. 

특히 화물연대 파업이 확산하는 모양새여서 추석 대목 장사를 망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부 가맹점주들은 손해배상은 물론 앞으로 노조 소속 배송기사 납품을 거부하겠다는 격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 제품 오후 7시 이후 입고 "장사 포기해야"

16일 업계에 따르면 광주광역시에서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자영업자 A씨는 지난 1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화물연대 불법파업으로 인해 죽어가는 자영업자를 살려주세요'라는 제목으로 호소문을 올렸다. 현재 청원 동의는 4000명에 육박했다. 

청원인 A씨는 "광주지역 화물연대 소속 배송기사들이 10일이 넘도록 불법파업을 강행하고 있다"며 "아침 일찍 도착해야 할 식재료들이 오후 늦게 도착하면서 폐기하는 물품이 늘면서 점포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민주노총 화물연대 광주본부는 지난 2일부터 SPC그룹 호남샤니 광주공장 운송 거부 파업을 이어오고 있다. 이에 따라 지역 파리바게뜨 가맹점주들이 제때 물품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미 몇몇 매장에선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매장 내 진열대가 텅텅 빈 것을 확인한 손님들이 발길을 끊고 있어서다. 

파리바게뜨 가맹점주협의회도 현 상황의 심각성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 협의회 측은 "평소 매장에선 하루에 3번에 걸쳐 상온 제품과 부자재 등을 납품받고 있다"며 "지금은 2번으로 줄었고 이마저도 오후 7시 이후에 들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통기한이 짧은 베이커리 특성을 고려하면 사실상 장사를 포기해야 하는 셈이다. 

파리바게뜨 가맹점주가 화물연대 파업으로 제때 제품을 받지 못하고 있다.(독자제공)© 뉴스1
파리바게뜨 가맹점주가 화물연대 파업으로 제때 제품을 받지 못하고 있다.(독자제공)© 뉴스1

◇ 힘든 자영업자 이중고 속 파업에 강한 불만 '노조 배송차량 거부'

문제는 노조원들이 연대 파업까지 예고하면서 가맹점주 피해가 전국으로 확산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A씨는 "파업의 원인이 불분명함에도 화물연대는 파업을 종료하는 조건으로 손해배상 책임 면제 등을 요구하고 있다"며 "다른 물류센터까지 연대파업으로 확대하려고 있어 전국 3400여개 가맹점을 불안에 떨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가맹점주는 참지 못하고 강한 분노를 표시하기 시작했다. 가맹점주협의회 측은 "노조원이 배송하는 물건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한 점주들 꽤 있다"며 "노조 배송기사를 더이상 보기 싫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A씨는 이번 파업으로 코로나19 확산 이후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에게 큰 고통이 되고 있다고 빠른 해결을 촉구했다. 파업에 따른 발생한 피해는 고스란히 가맹점주에게 돌아가기 때문이다. 

그는 "코로나로 인한 매출 감소로 계속 점포를 유지할 수 있을지 하루하루가 고민"이라며 "원룸 보증금을 빼 직원 급여를 챙겨주고 생을 마감한 자영업자 소식이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 않는다"고 청원 동의를 구했다.

마지막으로 "가맹점은 직접 물류센터로 찾아가 제품을 운송하고자 노력하고 있지만 화물연대의 방해로 수월하지 않지 않다"며 "현재 상황이 조속히 종결될 수 있도록 전국의 가맹점주를 대표해 간곡히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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