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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 보려면 메타버스로 오세요"…패션업계, 가상현실쇼룸 봇물

대면 행사 '대안'으로 급부상, MZ세대 공략 장점도

[편집자주]

신세계인터내셔날 보브의 AR 룩북.© 뉴스1
신세계인터내셔날 보브의 AR 룩북.© 뉴스1

패션업계가 '메타버스'에 푹 빠졌다. 최근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장기화로 대면 행사가 불가능해지면서 패션업계 전반에서 메타버스를 활용해 마케팅을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메타버스란 가상을 뜻하는 '메타'와 우주를 의미하는 '유니버스'의 합성어로 현실세계와 가상세계가 융복합 된 세계를 의미한다.  

◇가상 공간에서 만나는 의류 매장

23일 업계에 따르면 아이웨어 브랜드 젠틀몬스터는 이달 초 네이버의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 '젠틀몬스터 하우스도산' 매장을 열었다. 섬세하게 구현된 3D 가상 공간에서는 다양한 세계관을 경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블랙핑크 제니가 착용해 화제를 모은 선글라스를 가상현실에서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것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여성복 브랜드 보브도 증강현실(AR) 기술을 이용해 제작한 가을 신규 컬렉션 룩북(화보)을 공개했다. 기존과 달라진 점은 룩북 속 패션이 평면 형태가 아닌 입체적인 '3D영상'으로 보여진다는 점이다. 

소비자들은 휴대폰·태블릿PC에서 AR룩북 링크만 접속하면 생생한 착용감을 경험할 수 있다. 룩북에서는 가상세계에서 모델이 재킷·코트·페이크레더 점퍼·니트웨어 등을 착용한 모습도 살펴 볼 수 있다.

한성에프아이이 전개하는 골프웨어 브랜드 '테일러메이드 어패럴'도 VR쇼룸을 마련했다. 직접 매장에 가지 않아도 온라인에서 신제품을 꼼꼼히 살펴볼 수 있도록 가상현실 공간을 꾸민 것. 여기에 가상현실 스테이지에서 열리는 '버추얼 패션쇼'도 마련됐다. 

◇메타버스 활용도 무궁무진…"MZ세대 잡는다"

이처럼 산업계 전반에서 메타버스 선점 경쟁을 펼치는 이유는 '코로나19 장기화'에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장기화로 오프라인 마케팅에 제약이 걸리면서 새로운 마케팅 대안으로 메타버스 플랫폼이 떠오른 것이다.

특히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하면 MZ세대 잠재 고객을 유입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MZ세대는 재미요소를 접목한 메타버스 플랫폼을 가장 활발하게 즐기는 세대여서다. 향후 메타버스를 활용한 콘텐츠를 통한 수익 창출도 기대된다.

예컨대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구찌'는 지난 6월 메타버스 플랫폼 '로볼록스'에서 이탈리아 피렌체의 가상 매장 '구찌 빌라'를 열면서 흥행몰이에 성공했다. 특히 가상현실에서만 존재하는 '디오니소스 디지털 전용 가방'이 4115달러(약 4684만원)에 거래되면서 화제를 모았다.

이 뿐만이 아니다. 일부 기업에선 마케팅 과정이 아닌 기업 채용 과정에서도 메타버스를 활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대면 채용회를 여는 것이 어려워진 만큼 가상현실 공간에서 채용 설명회도 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비대면 소비 트렌드에 맞춰 '메타버스'가 미래 소통창구로 떠올랐다"며 "특히 미래 주 소비층인 MZ세대와의 접점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메타버스 시장은 매년 커지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기업 PwC에 따르면 메타버스 시장은 지난 2019년 464억달러(약 53조원)에서 오는 2030년 1조 5429억달러(약 1765조원)로 '30배' 이상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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