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공유하기

손정의 비전펀드, 쿠팡 지분 10% 매각…1.9조 규모(상보)

중국 투자 손해 만회 위한 자금회수 일환 및 자금 순환 차원
증권업계, 한국 정부 IT업체 규제에 대한 우려 반영 관측도

[편집자주]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과 김범석 쿠팡 대표가 11월 투자약정을 체결한 후 손을 맞잡고 있다.© News1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과 김범석 쿠팡 대표가 11월 투자약정을 체결한 후 손을 맞잡고 있다.© News1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 비전펀드(SVF investmensts)가 보유중인 쿠팡 주식 5700만주를 매각했다. 이를 통해 약 2조원을 투자회수했다. 이번 매각 지분은 전체 보유 지분의 약 10% 수준이다. 

17일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는 지난 14일 비전펀드를 통해 보유하고 있던 쿠팡 주식 5700만주를 주당 29.685달러에 매각했다. 총 매각 규모는 16억9000만달러(약 1조9886억원)에 이른다. 총 보유 주식수 5억6815만6413주 대비 약 10분의 1 수준이다.

비전펀드의 쿠팡 지분 매각은 중국 스타트업 투자 손실을 만회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동시에 새로운 스타트업에 투자하기 위한 재원조달 성격도 강하다. 아울러  한국 정부의 국내 IT 기업에 대한 규제 강화 움직임에 따른 탈한국 행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비전펀드는 중국 승차공유 업체 '디디추싱'에 대한 투자로 약 40억달러(약 4조5000억원)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산된다. 비전펀드는 디디추싱의 지분 20.1%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소프트뱅크는 올해 들어 지난 1월과 7월, 각각 3800만주와 4500만주의 우버 주식 41억달러(약 4조6125억원)를 현금화 한 바 있다. 이와 같은 맥락으로 쿠팡 주식 일부를 매각해 손실을 만회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소프트뱅크는 투자 재원 조달을 위한 자금 순환의 일부라는 입장이다. 비상장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위한 자금 순환을 위해 쿠팡 주식을 매각했다는 설명이다.

소프트뱅크는 지난 2분기 IT 기업 지분 140억달러(약 16조4000억원)를 매각한 바 있다. 페이스북, MS, 넷플릭스 등 60억달러와 함께 우버와 도어대시 지분 매각 40억 달러가 포함된 금액이다. 당시 소프트뱅크측은 "비전펀드 등의 재원 조달을 위해 자금을 순환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 소프트뱅크는 지난 2분기 150억 달러 규모의 스타트업 투자를 단행했다. 매각 지분보다 많은 금액의 투자를 단행한 것이다. 쿠팡 주식 매각을 통해 마련된 자금을 또 다른 스타트업에 투자하기 위한 의도로 분석되는 대목이다.

김범석 쿠팡 의장(쿠팡 제공) © 뉴스1
김범석 쿠팡 의장(쿠팡 제공) © 뉴스1

증권 업계에서는 정부 규제로 인한 탈중국에 이은 탈한국 행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소프트뱅크는 지난 8월 2분기 실적 발표 당시 중국 스타트업 기업에 대한 투자를 일시 보류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실제 국내 IT 기업에 대한 정부의 규제 움직임이 본격화 되자 소프트뱅크가 규제 리스크가 더욱 불거지기 전에 지분 매각을 서두르고 있다는 것이다.

소프트뱅크는 중국 규제당국의 IT 기업들에 대한 규제가 심화하면서 불확실성이 커지자 투자를 일시 보류했다. 당시 일부 외신에서도 당시 소프트뱅크측이 중국 정부가 '빅테크 기업 때리기'가 과하다고 판단해 신규 투자를 중단한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정치권과 금융당국의 플랫폼 산업에 대한 규제 발표가 네이버와 카카오 주가 하락의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 계획이 외국인들에게 강력한 매도 신호가 됐고 이에 따라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로딩 아이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