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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5000억' 여수 경도해양관광단지 조성 사업 좌초하나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 사업 전면 재검토 지시
지역사회 반대·공정위 조사 영향 등 추정

[편집자주]

여수 경도해양관광단지 개발 조감도.(미래에셋 컨소시엄 제공) 2021.7.23© 뉴스1
여수 경도해양관광단지 개발 조감도.(미래에셋 컨소시엄 제공) 2021.7.23© 뉴스1

1조5000억원을 투입해 조성 예정인 전남 여수 경도해양관광단지 조성사업이 또다시 위기를 맞게 됐다.

미래에셋 컨소시엄이 사업 전면 재검토에 들어간 데 따른 것으로 향후 사업이 원활하게 추진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6일 미래에셋 컨소시엄 등에 따르면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은 최근 회의에서 경도해양관광단지 개발 사업에 대해 전면 재검토를 지시했다.

경도해양관광단지 사업은 현재 경호초등학교 이설 공사와 골프장 정비 공사, 해양친수공간 및 관광호텔 조성 등에 대한 사업이 추진 중이었다.

미래에셋 측은 사업에 대한 재검토를 거쳐 공사 전면 중단 여부나 생활형 숙박시설(레지던스) 건립 여부 등을 결정할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경도해양관광단지 사업의 전면 재검토는 지역의 반발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사업은 미래에셋컨소시엄이 여수시 경호동 대경도 일원 2.15㎢에 1조5000억원을 투입, 호텔·콘도·워터파크·인공해변·케이블카·쇼핑몰 등을 대단위로 건립하는 것이다.

하지만 레지던스(호텔형 숙박업소) 건립 등을 놓고 지역민들의 반발이 일었고, 미래에셋 측은 한차례 공사를 중단했다.

미래에셋 측은 여수시의원들과 주민들에게 사업에 대한 내용을 설명하는 등 양측이 소통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면서 공사가 재개됐다.

그럼에도 여전히 레지던스 건립을 놓고 지역사회의 의견이 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분열된 상황이다.

최근에는 여수시의회 의원들이 개발 사업과 관련해 국정감사 촉구 결의안을 발표했고, 지역 일부 단체들도 레지던스 건립에 반대하면서 1인 시위 등을 펼쳤다.

반면 일부 시민단체에서는 여수시의회가 발표한 국정감사 촉구 결의안에 대해 반대 의사를 밝혔고, 여수시에서도 우려를 표명했다.

업계에서는 공정위가 레지던스 건립 과정에서 편법대출 여부를 조사한 점도 재검토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았겠느냐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미래에셋의 자회사인 YKD는 경도해양관광단지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인 GRD를 설립했다. GRD는 개발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미래에셋생명 등으로부터 조달받았다.

공정위원회는 GRD가 미래에셋의 계열사로 편입되지 않은 배경에 주목하고 있다. 공정위는 미래에셋 측이 실질적으로 GRD를 이끌어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계열사에 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편입시키지 않는 등 편법을 동원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가지고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전면 재검토 지시가 왔지만 세부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결정된 것이 없다"며 "재검토가 끝난 뒤에야 경도해양관광단지 사업 추진 등에 대해서 이야기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GRD의 경우도 YKD가 보유하고 있는 의결권은 20.5%에 불과하다. 40%의 의결권을 가지고 있는 대주주가 따로 있다"며 "레지던스 건립 추진의 경우 다른 파트너사인 현대건설, 호반건설 등과 논의를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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