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공유하기

전력난에 자존심 구겼다…中, 금지했던 호주산 석탄 다시 받는다

'미국 동맹' 보복 명분, 지난해 10월 이후 수입 금지
최근 석탄 가격 급등하자 항만 대기분 하역 눈 감아

[편집자주]

중국이 석탄 부족으로 심각한 전력난을 겪고 있다. 사진은 중국 내몽골 바오터우시의 한 공장 뒤편에 석탄발전소의 모습. © 로이터=뉴스1 © News1 금준혁 기자
중국이 석탄 부족으로 심각한 전력난을 겪고 있다. 사진은 중국 내몽골 바오터우시의 한 공장 뒤편에 석탄발전소의 모습. © 로이터=뉴스1 © News1 금준혁 기자

전력난에 고통받고 있는 중국이 수입 금지 조치가 내려졌던 호주산 석탄을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 현지 석탄 수입업자들이 지난달 말부터 소수의 호주산 석탄을 하역하고 있다고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국제선박중개회사 브래마ACM의 닉 리스틱 화물분석가는 중국 항구 밖에서 대기하던 호주 화물선 몇척이 지난달 항구에 정박하기 시작했고 45만톤 규모의 석탄이 하역됐다고 밝혔다.

에너지컨설팅업체 케이플러도 호주 선박 5척이 38만3000톤의 석탄을 중국 항구에 내렸다고 전했다. 현지 무역업자들은 중국 당국이 "통관을 허락한다"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10월 호주가 미국을 지지하는 것에 대한 보복조치로 호주산 석탄 수입을 금지시킨 바 있다. 중국 정부는 당시 국영 에너지 기업들과 제철소에게 호주산 석탄의 수입을 즉각 중단하라고 명령했고 이는 호주의 연간 석탄 수출산업에 390억달러(약 46조3125억원)의 손실을 입혔다.

에너지 가격평가기관인 아거스 미디어에 따르면 호주는 2020년 3500만톤의 석탄을 중국에 수출했다. 2019년과 2018년에는 그 규모가 50만톤에 육박했다.

처음에는 중국으로의 수출이 막히자 호주가 큰 타격을 받았지만 1년이 지난 현재 상황은 역전됐다.

중국 내에서는 석탄 가격이 폭등했고 최악의 전력난으로 고통받고 있다. 장저우 상품거래소는 지난 2일 중국 내 석탄 선물 시세가 톤당 216달러(약 26만원)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결국 중국의 지방은 전력 수급에 어려움을 겪었고 일부 지역에서는 공장 가동이 일주일에 이틀만 허용되기도 했다. 또한 도로의 신호등이 꺼지고 가정용 전기공급까지 제한됐다.

전력수급에 어려움을 겪자 중국의 은행과 보험 규제당국은 이날 "국민들이 겨울동안 따뜻하게 살 수 있게 해야 한다"며 금융기관들에게 석탄 발전소를 대상으로 대출 한도를 높이라고 요구했다.

최악의 전력난을 겪고 있는 중국은 조만간 호주산 석탄 수입을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IHS마킷의 라라 동 중화권 전력 전문가는 "이미 호주산 석탄이 중국 내로 들어오는 것으로 보아 당국이 이를 알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다만 "호주뿐 아니라 여러 나라에서 중국이 석탄을 수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가격이 이미 급등한 상태이기 때문에 전력난을 극복할 수 있을지는 아직 확신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연관 키워드
로딩 아이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