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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장관까지 나서 없앤다는데…공무원 65% "시보떡 아직 있다"

블라인드앱서 설문조사…절반 이상 "기관장 노력 부족"
이영 국힘 의원 "행안부·인사처, 세대 융합 위해 애써야"

[편집자주]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시보 떡 관련 사진들(인스타그램 갈무리).© 뉴스1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시보 떡 관련 사진들(인스타그램 갈무리).© 뉴스1

시보떡 돌리기, 국·과장님 모시는 날 등 불합리한 공직사회 관행이 여전히 만연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이영 국민의힘 의원은 8일 "블라인드앱에 공직자 통합메일 'korea.kr'로 가입한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10월 1~7일 설문조사를 실시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설문조사 응답자 719명 중 65%는 '시보떡 돌리기, 출산·육아휴직 답례와 같은 조직문화가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있다'고 답변했다.

시보떡 돌리기는 보통 6개월의 시보 기간을 마친 초임 공무원이 동료들에게 감사의 의미로 떡을 돌리는 관행이다. 과거에는 '미풍'으로 받아들여졌으나 시대가 흐르면서 과도한 비용과 직원 간 차별 문제로 대표적인 악습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은 올해 초부터 기자간담회와 SNS 등을 통해 "어떤 식으로든 맞지 않다. 합리적인 문화가 조성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으나 설문조사 결과는 사뭇 달랐다.

이번 설문조사는 응답자 95.69%가 근속연수 10년 미만의 젊은 세대 공무원이다. 이른바 'MZ세대'로 대표되는 젊은 공무원들의 생각이 반영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퇴근 이후 불필요한 연락, 회식 강요 등의 조직문화가 있습니까'라는 질문에는 45.87%가 '있다'고 응답했다. '국장, 과장님 모시는 날 등의 조직문화가 있습니까'에는 51.6%가 '있다'고 답했다.

또한 '개인적인 일에 차량운전 요구 등의 문제가 있습니까'에는 24.49%가, '의사결정 책임회피 및 전가와 같은 문제가 있습니까'에는 62.03%가 '있다'고 응답했다.

현장 공무원들이 느끼는 조직의 혁신 의지도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조리한 조직문화, 직장 내 갑질 등에 대한 문제 인식은 어느 정도입니까'라는 질문에 20.03%가 '매우 낮다', 26.29%가 '다소 낮다'고 답해 부정 답변이 과반에 가까웠다.

'기관장, 상급관리자들은 평소 조직문화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도 28.93%는 '노력이 부족하다, 26.15%는 '전혀 노력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2021년의 민간기업 또는 다른 조직보다 (공직사회가) 얼마나 뒤처져 있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는 14.46%만 '뒤처져 있지 않다'고 답변했다.

15.3%는 '1~5년', 30.6%는 '6~10년', 17.39%는 '11~15년', 9.87%는 '16~20년', 12.38%는 '21년 이상'이라고 느끼고 있었다. 10년 이상 뒤처져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전체의 39.64%에 달했다.

'조직 구성원들이 차별받는 가장 큰 원인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에는 출신지역 21.28%, 성별 19.47%, 나이 19.19%, 출신학교 14.0% 순으로 조사됐다.

이 의원은 "시보떡으로 대표되는 불합리한 관행과 조직문화에 대한 청년세대들의 진실된 생각을 들어볼 수 있는 데이터였다"며 "행정안전부와 인사혁신처는 공직사회 내 불합리한 조직문화 타파와 세대 융합을 위해 애써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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