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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축구인 2세…차두리가 이태석에게 "네 축구만 하면 돼"

[인터뷰] 이을용 감독 아들, 데뷔 첫 해 맹활약

[편집자주]

차두리 오산고 감독과 이태석. (이태석 제공) © 뉴스1
차두리 오산고 감독과 이태석. (이태석 제공) © 뉴스1

FC서울의 측면 수비수 이태석(19)은 2021시즌 K리그1에서 눈에 띄는 '젊은 피' 중 한 명이다. 서울 산하 오산고를 졸업한 그는 우선지명을 통해 서울 유니폼을 입었고 올해 프로 무대에 데뷔했다. 그라운드에서 투지 있는 플레이와 예리한 왼발, 여기에 쉼 없이 뛰어다니는 플레이까지 아버지인 이을용(46) 전 감독과 판박이다.

올 시즌 이태석의 활약은 기대 이상이다. 지난 4월7일 울산 현대전에서 처음 선발로 출전했던 그는 이번 시즌 14경기에 나가 도움 2개를 올렸다. 지난 3일 대구FC전에서는 대포알 같은 중거리 슈팅이 골대를 맞고 나오면서 마수걸이 득점 기회를 놓쳤다.

최근 뉴스1과 전화인터뷰를 한 이태석은 "사실 많은 경기에 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 못했다. 기회가 주어져서 계속 출전할 수 있어 기분이 좋다"며 "고교와는 다른 클래스의 프로에서 살아남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축구인 2세 출신인 이태석은 고교 시절 차두리 오산고 감독의 지도를 받으며 성장했다. 차두리 감독은 한국 축구의 전설 차범근 감독의 아들이기도 하다.

같은 축구인 2세라는 공통점이 있었던 차두리 감독은 이태석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이을용 전 서울 감독대행과 이태석(왼쪽). (이태석 제공) © 뉴스1<br /><br />
이을용 전 서울 감독대행과 이태석(왼쪽). (이태석 제공) © 뉴스1


이태석은 "축구도 축구지만 내게 '아버지 명성이 있기 때문에 더욱 멘털 관리를 잘해야 한다'고 말씀해주셨다"면서 "주변을 의식하지 말고 제 기량만 발휘하면 된다고 조언을 받았다. 생활적인 부분에 대해 이야기 해주신 것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고 말했다.

왼발의 달인이었던 아버지를 빼닮은 이태석은 최근에는 팀의 세트피스에서 직접 킥을 차는 등 나이는 어리지만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태석에게 가장 큰 스승은 자신의 본보기상인 아버지다. 그는 "쉬는 날 집에 가서 식사를 하면 잘한 부분과 함께 고쳤으면 하는 것에 대한 조언도 많이 해주신다"고 웃은 뒤 "어떻게 보면 축구인들이 보는 눈이 비슷하다. 거의 똑같은 얘기를 해주신다"고 멋쩍게 말했다.

이어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아서 쓴 소리도 해주시지만 그래도 항상 마무리는 좋은 조언들을 많이 해주신다"고 덧붙였다.

이태석은 올 시즌 영플레이어상 후보 중 한 명이다. 정상빈(수원삼성), 설영우(울산), 엄지성(광주FC) 등 쟁쟁한 경쟁자들이 있지만, 이태석이 기대 이상의 데뷔 시즌을 보내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

이태석은 "선수 입장에서 (영플레이어상 후보로) 이름이 거론되면 당연히 기분이 좋다"며 "욕심도 나지만 일단 나보다는 팀을 생각하고 싶다"고 했다.

서울은 올 시즌 힘겹게 강등권 탈출을 위해 경쟁하고 있다. 새롭게 안익수 감독이 부임한 뒤 꾸준히 승점을 쌓고 있지만, 그만큼 피 말리는 순위 싸움은 계속되고 있다.
FC서울의 측면 수비수 이태석.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뉴스1
FC서울의 측면 수비수 이태석.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뉴스1

이태석은 "경기장에서 좀 더 타이트하게 압박하고 점유율을 가져가는 것이 바뀌었다"고 설명한 뒤 "팬들이 봤을 때도 좀 더 역동적이고 기대를 하게 만드는 것 같다. 고참 형들과 어린 선수들이 잘 어우러져 원 팀 정신으로 경기를 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어렸을 때부터 연령별 대표팀을 모두 거치며 엘리트 코스를 밟았던 이태석은 훗날 태극마크를 달고 아버지처럼 A매치에 뛰는 걸 꿈꾸고 있다.

이태석은 "축구 선수라면 당연히 태극마크를 달고 월드컵에 나가는 것이 목표"라며 "나아가 해외 무대에 나가 국제 대회 경험도 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아버지가 터키 트라브존스포르서 뛸 때 해외 생활 경험이 있는 이태석은 "어머니께서 어린 나이에 내가 밖에 나갔지만 주변과 어울리며 잘 적응했다고 하더라"며 웃었다.

이태석은 "일단 팀이 이기는 경기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아직 갈 길이 멀지만 더 노력하고 준비해서 발전된 모습을 보여 드리겠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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