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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 예산사업 재구조화 착수…박원순 방만재정"

"서울시 채무비율 22% 수준…일회적 선심성 지출 많아"
"TBS·교통공사·물재생시설공단 등 투출기관 재정혁신도"

[편집자주]

오세훈 서울시장이 20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서울시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1.10.20/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오세훈 서울시장이 20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서울시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1.10.20/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오세훈 서울시장이 전임 고(故) 박원순 전 시장 시절 방만한 재정운영을 지적하며 "2022년 예산 편성을 통해 예산사업의 재구조화와 지출구조조정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28일 페이스북을 통해 "전임 시장께서는 지난 2011년 서울시에 오시자마자 제가 그동안 방만한 재정운영을 했다고 성토하면서 채무 7조원 감축 약속을 했고, 2014년에는 채무 7조원 감축 달성 공포식을 열기도 했다"며 "하지만 7조원의 채무를 갚을 수는 없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당시 서울시 채무는 '줄인 것'이 아니라 '줄어든 것'이었다"며 "저의 이전 재임 시절에 SH공사를 통해 마곡, 은평, 문정지구 등 도시개발에 13조 5789억 원을 선투자해둔 데 대한 수익을 회수한 덕분이었다"고 꼬집었다.

택지매각과 주택분양을 통해 20조8865억원을 회수했고, 이 중 재투자하고 남은 6조8000억원을 채무 줄이기에 썼다는 설명이다. 오 시장은 "제가 준비한 투자계획과 그 수익으로 채무를 줄이면서 저를 무책임한 시장으로 비난해온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 시장에 따르면 2011년 21조원 정도였던 서울시 예산 규모는 지난 10년간 두 배 이상 늘어 올해 45조원까지 확대됐다.

오 시장은 "이 과정에서 다른 시도가 예산대비 채무비율을 줄여나갈 때 서울시만 채무비율이 상승해 2012년 12%였던 채무비율이 9월 현재 22%가 돼 버렸다"며 "그 결과 서울시와 산하기관의 채무는 9월 현재 18조9000억원까지 불어나 10년 전 수준으로 돌아가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오 시장은 박 전 시장 시절 예산이 현금성 복지에 사용된 점도 언급했다.

오 시장은 "2011년과 2021년의 서울시 예산을 비교해보면, 현금성 복지를 포함한 사회복지 분야가 한해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6%p 증가한 반면, 도로교통(-4.1%p), 산업경제(-0.6%p), 공원환경(-5.3%p) 같이 도시환경과 인프라에 대한 투자는 뒷걸음질쳤다"고 밝혔다.

이후 "지난 10년간 서울시가 빚을 내서 마련한 예산이 사용된 곳들을 보면 미래에 회수가 가능한 투자는 별로 없고, 빚 돌려막기가 아니면 일회적 선심성 지출이 너무 많았다"고 꼬집었다.

△재정적자가 누적되고 있는 교통공사 공사채 발행을 위해 서울시가 교통공사의 도시철도공채를 이관 받은 것 △장기미집행 도시공원 용지의 실효를 막기 위해 단기간에 보상금을 마련하려고 지방채를 대규모로 발행한 것 △무상보육지원 같은 복지 분야 사업 등을 사례로 들었다.

이에 오 시장은 서울시의 지출구조조정, 사업 재구조화, 이른바 '서울시 바로세우기'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오 시장은 "행정조직이 직접 하면 되는 업무까지 소위 중간지원조직이라는 형태로 일부 시민단체에 맡기면서 추가 비용을 들일 이유가 없다"며 "사업에 대한 제대로 된 점검이나 평가 없이 반복적으로 집행되는 일회성, 소모성 예산지원으로 시민의 세금이 낭비되는 일은 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물재생시설공단, TBS, 서울교통공사 등 투자출연기관의 재정 혁신도 예외일 수 없다는 게 오 시장의 설명이다.

오 시장은 "지난 10년간 9개의 투자출연기관이 신설돼 총 26개 기관이 한 해 11조원이 넘는 예산을 집행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혁신이 필요한 기관도 있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설립된 지 1년도 지나지 않은 서울물재생시설공단에서는 모두가 어려운 이 시기에 무려 45%의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을 이어가고 있고, 시민의 혈세를 지원받는 서울시미디어재단 TBS에서 정치적으로 편향된 방송을 계속 하는 것에 대해 우려를 제기하시는 분들도 많다"고 했다.

또 "전임 시장께서 지하철 양 공사를 통합해서 만든 서울교통공사 또한 적자 누적으로 매년 단기자금 차입과 상환을 반복하면서, 또는 매년 지급할 비용들을 다음연도로 이월하면서 한해 한해를 근근이 넘기고 있는 실정"이라고 우려했다.

오 시장은 "지난 2년간 희생을 감내해야 했던 시민들의 민생회복을 위해 적극적인 재정운영이 필요한 상황이므로, 소상공인과 청년 등 지원이 필요한 분들께 최대한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며 "강도 높은 재정혁신을 통해 낭비를 없애면서도 어려운 민생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시민의 혈세를 알뜰히 쓰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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