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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경선 막판 혼전…野 대선후보 '당심'이 가른다

洪, 4지선다 '이재명 경쟁력' 조사서 尹 오차범위 밖으로 '우세'
尹, 전두환 옹호·개 사진 논란에도 국민의힘 지지층 '과반 지지'

[편집자주]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뽑는 결정권이 '당심'(黨心)에 넘어갔다. 경선 막판까지 잇단 논란과 구설, 변수가 혼전하면서 민심이 요동치고 있지만, 본경선 지분 50%를 들고 있는 당원들은 판세를 읽으며 '부동'(不動) 자세를 유지하는 모양새다.

28일 야권에 따르면 홍준표 후보는 '민심'에서 우세를 보이고 있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25~26일 전국 성인남녀 2035명을 상대로 '국민의힘 후보 경쟁력'을 4지선다 방식으로 물은 결과 홍준표 38.2%, 윤석열 33.1%, 유승민 10.9%, 원희룡 4.1%를 기록했다.

'4지선다'는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가 확정한 국민여론조사 방식이다. 리얼미터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맞설 국민의힘 후보로 어느 후보가 가장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하는지'를 묻고 4명의 경선 후보 이름을 나열하는 방식으로 문항을 설계했다.

홍 후보는 이번 조사에서 윤 후보를 오차범위 밖인 5.1%포인트(p) 격차로 앞질렀다. 한국갤럽이 같은 기간 전국 성인남녀 1008명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도 홍 후보는 30.7%를 얻어 윤 후보(25.1%)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다.

윤 후보가 '전두환 옹호 발언', '개 사과 논란' 등 실언으로 구설에 오르면서 일부 중도층과 진보층이 등을 돌렸다는 분석이 나왔다. 리얼미터는 "최근 윤 후보의 실언과 실수가 잇따르면서 중도층, 무당층, MZ세대를 중심으로 지지율이 이탈해 홍 후보에게 유입된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정치권은 '윤석열 우위론'에 여전히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두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 안팎으로 샅바싸움을 벌이고 있지만 당원 지지도, 즉 당심에서 견고하게 윤 후보를 지탱하고 있어서다. 홍 후보가 복수의 여론조사에서 우세한 결과를 받고도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는 이유다.

국민의힘 본경선은 일반국민 여론조사 50%, 당원투표 50%씩 반영해 합산 결과로 대선 후보를 선출한다. 윤 후보는 여론조사 지지율 총합에서 홍 후보에게 '한 자릿수' 격차로 밀리고 있지만, 국민의힘 지지층과 보수층에서 많게는 20%p 이상 압도하고 있다. 두 격차를 고려하면 승기는 윤 후보가 쥐고 있는 셈이다.

오마이뉴스-리얼미터 정례 2021년 10월 4주 차기대선 조사(리얼미터 제공)© 뉴스1
오마이뉴스-리얼미터 정례 2021년 10월 4주 차기대선 조사(리얼미터 제공)© 뉴스1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층'은 윤석열 55.6%, 홍준표 34.5%로 윤 후보가 21.1%p 크게 앞섰다. 한국갤럽 조사에서도 국민의힘 지지층에선 윤석열 50.8%, 홍준표 33.4%로 과반을 넘겼다. 당심은 윤 후보를 '유일 대안'으로 여기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국민의힘 지지층이 '윤석열 리스크'에 영향을 덜 받는 점도 특징이다. 리얼미터가 지난 11~12일 전국 성인남녀 2027명에게 보수야권 대선후보 적합도를 물은 결과, 윤 후보는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54.1%를 얻었다. '전두환 옹호' 발언과 '개 사과' 논란이 불거졌지만, 핵심 기반의 지지율은 오히려 1.5%p 증가한 결과다.

다만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여론조사업체 4개사가 지난 25~27일 전국 성인 남녀 1003명을 설문한 결과,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윤 후보는 47%로 전주 대비 7%p 하락하고 홍 후보는 38%로 10%p 반등하는 정반대 움직임이 나타나기도 했다.

정치권은 국민의힘 당심 여론을 주시하며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해석하고 있다. 막판에 당심이 민심을 좇아가는 '동조화 현상' 변수도 배제하기 어렵다. 당심이 막판 변동할 경우 본경선 승패를 뒤집는 '캐스팅보트'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당심이 민심을 쫓아가는 '전략적 투표'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며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내 경선에서 나경원 후보가 오세훈 후보보다 당원 지지율이 높았다가 결과가 뒤집혔는데, 이번에도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을 보장이 없다"고 했다.

다만 신 교수는 "홍 후보의 지지율에는 민주당 지지자들의 '역선택'이 일부 포함됐을 것으로 의심하는 당원들이 많다는 것이 변수"라며 "당심이 현재의 민심(여론조사)을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따라 움직임이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자세한 여론조사 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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