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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영변서 2~7월 핵연료 재처리 시설 가동"…플루토늄 생산 추정

국정원 "5㎿급 원자로도 최근 재가동…풍계리는 그대로"

[편집자주]

북한 평안북도 영변 핵시설 내 5메가와트(㎿)급 원자로와 실험용 경수로(ELWR) 건물 일대를 촬영한 위성사진 (38노스 디지털 아틀라스 캡처) © 뉴스1
북한 평안북도 영변 핵시설 내 5메가와트(㎿)급 원자로와 실험용 경수로(ELWR) 건물 일대를 촬영한 위성사진 (38노스 디지털 아틀라스 캡처) © 뉴스1

북한이 올 들어 평안북도 영변 핵시설에서 사용 후 핵연료를 재처리해 핵무기 제조에 필요한 플루토늄을 생산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28일 국가정보원이 밝혔다.

국회 정보위원회에 따르면 국정원은 이날 비공개로 진행된 국회 국정감사에서 "지난 2018년 말 가동이 중단됐던 영변 핵시설 내 5메가와트(㎿)급 원자로가 최근 재가동된 정황이 포착됐다"며 "핵연료 재처리 시설도 2~7월 가동된 징후를 식별했다"고 보고했다.

영변 핵시설엔 지난 1965년 당시 소련의 지원으로 준공한 북한 최초의 원자로 IRT-2000(2㎿급)을 비롯해 5㎿급과 50㎿급 원자로, 그리고 30㎿급 실험용 경수로(ELWR) 등의 원자로가 있다.

그러나 이 가운데 IRT-2000는 수명이 다해 이미 폐쇄됐고, 1986년 건설공사를 시작한 50㎿급 원자로 또한 1994년 '북미 제네바 합의'를 계기로 공사가 중단된 뒤 재개되지 않은 상태다. 2010년 공사가 시작된 ELWR도 내부 공사가 끝나지 않아 현재 영변 시설 내에서 운전이 가능한 원자로는 1986년 완공된 5㎿급 1기뿐이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2018년 12월 초 이 5㎿급 원자로 가동을 중단하기 전까지 매년 2500개 가량의 폐연료봉(사용 후 핵연료)을 재처리해온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이 이렇게 재처리한 폐연료봉에서 추출해낸 플루토늄은 연간 12~30㎏ 정도로 대부분 핵탄두 제조에 쓰인 것으로 추정된다. 핵무기 1개를 만드는 데는 6~8㎏ 가량의 플루토늄이 사용된다.

북한 평안북도 영변 핵시설 내 방사화학실험실(RCL) 위성사진 (38노스 DPRK 디지털 아틀라스 캡처) © 뉴스1
북한 평안북도 영변 핵시설 내 방사화학실험실(RCL) 위성사진 (38노스 DPRK 디지털 아틀라스 캡처) © 뉴스1

영변 핵시설에서 핵연료 재처리 등 핵물질 생산 활동이 재개됐을 가능성이 제기된 건 올 2월부터다. 당시 시설 내 방사화학실험실(RCL)과 RCL에 증기를 공급하는 석탄 화력발전소가 가동 중인 정황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RCL은 사용 후 핵연료에서 플루토늄을 추출할 때 가동된다.

이외에도 영변 핵시설에선 올 들어 무기급 고농축 우라늄 생산에 필요한 우라늄 농축공장(UEP)이 가동돼온 정황도 지속적으로 관찰돼왔다.

5㎿급 원자로와 관련해선 최근 미국 스팀슨센터가 운영하는 북한전문 웹사이트 38노스가 올 8월 말~9월 초 및 10월 초 영변 핵시설 일대를 촬영한 상업용 인공위성사진 분석결과, "5㎿급 원자로로부터 구룡강으로 이어지는 배수로를 통해 간헐적으로 물이 방류된 흔적이 확인됐다"며 그 재가동 가능성을 제기했다.

국정원은 이 같은 영변 시설 내 핵연료 재처리 정황에 대해 "플루토늄을 추가로 확보해 핵능력을 강화하고, 영변에 전략적 가치가 있음을 부각하기 위한 포석"이라고 분석했다고 정보위 여당 간사인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했다.

북한은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와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 간의 두 번째 정상회담 당시 영변 핵시설 폐기의 대가로 일부 대북제재 조치를 해제해줄 것을 제안했으나, 당시 미국 측은 '영변 플러스알파(+α)'를 요구하며 이를 거절했다.

국정원은 이날 국감에서 북한이 2018년 5월 폭파 방식으로 폐쇄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소재 핵실험장에 대해선 "갱도를 방치한 형태 그대로 있다"고 보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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