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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만나 반가웠어요"…지스타, 닷새간 2만8천명 몰렸다

코로나19 확산에 2년 만에 현장 전시 재개…온·오프라인 인기 '후끈'
"끝없이 도전하면 꽃밭이 온다"…오딘, 2021 대한민국 게임대상 수상

[편집자주]

18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 열린 국제게임전시대회 '지스타'를 찾은 관람객들이 부스에서 게임을 하고 있다. 2021.11.18/뉴스1 © News1 여주연 기자
18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 열린 국제게임전시대회 '지스타'를 찾은 관람객들이 부스에서 게임을 하고 있다. 2021.11.18/뉴스1 © News1 여주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해 온라인으로 전환됐던 국제 게임 전시회 '지스타'가 2년 만에 현장(오프라인) 전시를 재개했다. 지난 17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총 5일간 개최된 지스타는 21일 오후 6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코로나19 확산 이전과 비교해 행사 규모와 참가자 수는 대폭 줄었지만, 2년 만에 열린 전시회를 찾은 게임 이용자의 '겜심'(心)은 불타올랐다. 전시장 곳곳에선 자신이 좋아하는 게임 캐릭터 코스프레를 이용자들이 눈에 띄었고, 개막 2일 차엔 수능을 마친 수험생들이 가세하면서 현장 열기가 한층 뜨거워졌다.

◇2년만에 돌아온 지스타…규모 대폭 축소됐지만 인기는 여전

지스타 2021은 코로나19로 중단됐던 오프라인 전시를 재개하고 팬들과 호흡하고자 하는 의미를 담아 'Here comes the game again, 다시 만나 반갑습니다'라는 공식 슬로건을 내걸었다.

다만 방역 등을 이유로 부스(공간) 규모는 대폭 줄었다. 올해 행사 참가 부스는 직전 행사(2019년)보다 60%가량 감소한 1221부스 규모(BTC관 1080부스·BTB관 313부스)로 열렸다. 국내 기업으로는 △카카오게임즈 △크래프톤 △그라비티 △시프트업 △엔젤게임즈 △레드브릭 △하루엔터테인먼트 등이, 해외 기업으로는 △텐센트 오로라 스튜디오 △쿠카게임즈 등이 전시 부스를 마련했다.

코로나19 방역지침에 따라 시설 면적당 참관객 수가 제한(사전등록 방식으로만 진행)되면서 참가자 수도 감소했다. 지난 2019년 지스타 참가자 수는 역대 촤다인 24만4000명. 올해 행사는 이보다 88% 감소한 2만8000명으로 집계됐다. 참가 인원 수가 제한되면서 온라인에선 입장권에 10배 가까운 웃돈이 붙기도 했다.

그러나 겜덕들의 열정은 식지 않았다. 모처럼 열린 지스타를 즐기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참관객들이 줄을 서면서, 벡스코 앞에는 정식 입장 시간인 오전 10시 전부터 수백 명의 인파로 북적였다.

새벽 1시부터 입장을 기다렸다는 1번 참관객 김창민씨(24)는 지난 18일 <뉴스1>과 만나 "이번엔 오프라인 전시를 진행해 설레는 마음에 일찍부터 기다리고 있다"며 "아이폰 신제품 나오면 가서 보는 거랑 똑같은 거다. 게임을 사랑하는 입장에서 새로운 시작 게임을 보러 왔다"고 말했다.

온라인에서의 인기도 이어졌다. 지스타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지스타TV'(아프리카TV, 트위치 합) 온라인 라이브 방송 누적 시청자수는 지난 20일 기준 40만8194명을 기록했다. 지난 17일 최고 동시 시청자수는 1만523회를 기록하며 그 인기를 실감케 했다.

'안전'을 최우선으로 내건 지스타2021의 현장 방역 활동은 철저했다. 행사장 내·외부에 체온 측정기와 QR코드 접종 인증 공간이 마련되면서 사실상 '백신 접종자'만 행사장 출입이 가능했다. 기업 부스의 게임 체험 공간에는 실시간 소독이 이뤄지고 있었다.

18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 열린 국제게임전시대회 '지스타'의 카카오게임즈 부스에서 관람객들이 사용한 키보드, 마우스 등을 소독하고 있다. 2021.11.18/뉴스1 © News1 여주연 기자
18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 열린 국제게임전시대회 '지스타'의 카카오게임즈 부스에서 관람객들이 사용한 키보드, 마우스 등을 소독하고 있다. 2021.11.18/뉴스1 © News1 여주연 기자

◇'3N' 빈자리 '2K'가 채웠다

올해 지스타에는 국내 대형 게임사 '3N'(엔씨소프트, 넷마블, 넥슨)이 모두 불참을 선언하면서 흥행 실패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하지만 한국 게임계의 신흥강자라 불리는 '2K'(카카오게임즈, 크래프톤)가 그 빈자리를 채우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카카오게임즈는 올해 지스타의 '메인 스폰서'로 참가하고, 일반 전시 100부스 규모로 전시를 장식했다. 지스타를 통해 화제를 모으고 있는 기대 신작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를 비롯해 횡스크롤 액션 역할수행게임(RPG) '가디스 오더', 캐릭터 수집형 RPG '에버소울' 등 신작 3종이 공개됐다.

크래프톤은 지난 11일 배틀그라운드(IP)를 이용한 신작 모바일게임 '배틀그라운드:뉴스테이트'에 집중해 부스를 꾸몄다. 크래프톤은 참관객들이 신작 게임을 체험해볼 수 있도록 모바일 기기 40여대를 준비해 체험존을 만들었다.

이밖에도 시프트업이 개발한 '니케: 승리의 여신'(니케)도 관람객의 주목을 받았다. 니케는 일러스트레이터 출신의 김형태 대표가 만든 모바일 미소녀 건슈팅 게임으로 오는 2022년 출시를 앞두고 있다.

김형태 시프트업 대표는 '게임 캐릭터가 선정적이다'는 지적에 "제 색깔을 드러내는 걸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며 "장인 정신을 담아 캐릭터를 디자인하고 있다. 다른 모바일게임에서 볼 수 없는 퀄리티 높은 그래픽으로 이용자를 만족시키겠다"고 강조했다.

◇게임업계 흔든 NFT·메타버스…지스타에서도 "핫해 핫해"

올해 지스타에 새롭게 등장한 키워드는 '대체불가능한토큰'(NFT)과 '메타버스'였다.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디지털자산 'NFT'와 비대면 시대를 맞아 차세대 플랫폼으로 떠오르는 '메타버스'는 기자간담회와 콘퍼런스(발표)에서 잇달아 소개됐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지난 18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전사적 역량을 쏟고 있는 블록체인 사업을 '씨앗' 단계라고 지칭하며 '더 큰 나무'와 '열매'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장 대표는 규제 문제로 국내에서 블록체인 게임이 활성화되지 못하는 점에 대한 아쉬움도 털어놨다. 그는 "미르4를 출시했을 때 문제가 된 나라는 없는데, 딱 2곳 한국과 중국이 문제가 됐다"며 "한국은 게임 내 재화가, 게임 밖으로 나오면 '사행'이라고 규정을 했는데, 이게 게임 플레이에 맞는지는 심각하게 의문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NFT 게임을 허용해달라는 문제가 아니다. 게임법을 전면으로 개정해야 하는 문제고 상당히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위메이드는 법과 제도가 허용되면 언제든지 서비스를 시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진수 SK텔레콤 메타버스 CO장은 '메타버스가 가져올 일상과 산업의 변화'를 주제로 한 기조 발표에서 메타버스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시민(윤리) 의식이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 CO장은 "글로벌 빅테크를 중심으로 자금이 AR 시장으로 몰리며 디바이스가 진화했고 클라우드의 발전, GPU의 발전이 고객 경험을 좋게 하면서 메타버스라는 시대를 맞이할 준비가 됐다"며 "현실세계에서 윤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만큼 가상공간에서도 윤리를 중요하게 생각해야한다. (메타버스의 원조 플랫폼이라 불리는) '세컨드라이프'도 윤리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쇠락의 길을 걸었다"고 경고했다.

김재영 라이온하트스튜디오 대표 (트위치 캡처) © 뉴스1
김재영 라이온하트스튜디오 대표 (트위치 캡처) © 뉴스1

◇올해의 게임…라이온하트스튜디오의 '오딘: 발할라 라이징'

라이온하트스튜디오가 개발하고 카카오게임즈가 퍼블리싱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오딘: 발할라 라이징'은 '2021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대상(대통령상)을 포함한 4관왕(스타트업기업상·우수개발자상·그래픽 기술창작상)에 오르며 올해 최고의 게임에 등극했다.

오딘은 지난 2018년 설립된 라이온하트스튜디오의 첫 작품으로 북유럽 신화 세계관을 바탕으로 '최초의 신' 오딘과 '거인' 로키의 전쟁을 풀어낸 게임이다. 게임은 3D 스캔과 모션 캡처를 활용해 모바일 최고 수준의 그래픽을 보여주면서, 이용자가 주어진 퀘스트를 수행하지 않더라도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높은 자유도를 구현했다.

오딘은 출시 사흘 만에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형제들'을 밀어내고 양대 앱 마켓 매출 순위 1위를 기록하는 이변을 일으켰다. 부동의 1위라 불리는 '리니지M'이 최정상 자리를 내준 건 지난 2017년 6월 이후 무려 4년 만의 일이다. 오딘이 출시 이후 110일 동안 기록한 누적 매출액은 4000억원 이상. 일평균 40억씩 벌어들였다는 이야기다.

시상대에 선 김재영 라이온하트스튜디오 대표는 "수상이 호명되고 울컥했다"며 "무언가를 새롭게 시작한다는 건 인력이든 자금이든 힘든 점이 많지만, 그 마음이 생각한 게 맞다고 믿고 끝없이 도전한다면 꽃밭이 온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국내 시장을 제패한 오딘은 내년 대만을 시작으로 일본, 유럽, 북미 등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국무총리상인 최우수상엔 데브시스터즈의 '쿠키런: 킹덤'이,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인 우수상엔 △엔픽셀의 '그랑사가' △스튜디오HG의 '메탈릭차일드' △님블뉴런의 '이터널리턴'이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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