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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구팀 "비타민D, 코로나19 염증 완화에 도움 가능성"

면역 T세포 활동 과정에서 유발한 염증반응 감소
"중증 코로나 환자에 도움 가능…아직 임상 검증 필요"

[편집자주]

© AFP=뉴스1
© AFP=뉴스1

비타민 디(D)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들의 염증을 완화하는 과정을 밝힌 연구가 미국에서 공개됐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퍼듀대학교 및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 당뇨·소화기·신장병 연구소(NIDDK) 연구팀은 비타민 D의 활성 대사물이 염증을 억제하는 데 관여하며, 이는 중증 코로나19 환자들에게도 잠재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지난 11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면역학(Nature Immunology)'에 게재됐다.

비타민은 신체에 꼭 필요한 물질로 바이탈(활력)과 아민(유기화합물의 한 종류)의 합성어다. 이 같은 명명이 이뤄진 뒤에야 모든 비타민이 아민 계열 물질은 아니라는 것이 밝혀졌다. 비타민은 대체로 체내에서 합성이 안돼 필수적으로 외부에서 섭취 또는 흡수해야 한다.

그중 비타민 D는 혈중 뼈 성숙과 무기질화에 중요한 역할을 할 뿐 아니라 면역력을 높이는 데도 도움을 주는 물질이다.

연구팀은 비타민 D가 면역세포인 T세포가 일으키는 염증을 감소시킬 수 있음을 확인했다. T세포는 면역체계 중 세포면역의 중요한 부분을 담당한다. 코로나19를 일으키는 바이러스가 체내 침입했을 때 바이러스와 이에 감염된 세포를 죽이는 역할을 한다.

T세포로 인해 폐에서 발생한 염증 반응은 기존 코로나19 환자들의 사례들 중 가장 큰 위험 요소로 알려졌다. 여러 연구에서 비타민 D가 이 염증반응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 발견됐으나 정확한 기전은 알려지지 않았다.

만약 비타민 D가 염증을 줄이기 위해 어떤 방식으로 작용하는지 확인된다면, 코로나19와 약물이 어떻게 작용할지 이해할 수 있어 훨씬 더 효과적인 신약을 개발할 수 있는 발판이 된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코로나19에 감염된 환자 8명의 폐 세포를 분석해, 면역세포 일부가 과도하게 작용함으로써 폐 염증을 악화시킨 것을 발견했다. 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체내 면역 보체 활성화를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뒤 이를 억제하고 활성화 반응으로 인한 염증을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했다. 

보체란 면역작용을 보충시키는 물질로 항원 또는 항체 복합체와 보체 단백질이 결합되면 보체 활성화 반응을 촉진해 면역반응을 일으킨다. 보체 면역 반응이 활성화되면 감염 부위에 염증물질 분비가 활성화된다.

연구팀은 비타민 D가 염증 반응을 줄일 수 있는 이유도 설명했다. 일반적인 감염 상황에서는 T세포의 일종인 Th1 세포(보조 T세포)가 면역 반응을 유도해 염증반응을 촉진하는 전염증 반응을 일으킨다. 이후 항염증반응이 시작된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때 비타민 D가 T세포의 전염증 단계에서 항염증 단계로의 전환 속도를 높이는데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연구팀은 비타민 D가 Th1 세포로 인해 심각한 염증이 발생한 환자들에게 잠재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팀은 특히 심각한 염증을 겪는 코로나19 환자들의 경우 Th1 세포의 이 '전염증' 단계가 멈추지 않고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는 환자가 비타민 D가 부족하거나 비타민 D에 대한 세포 반응이 비정성적이기 때문이라는 게 연구팀의 추측이다.

이에 연구팀은 기존 치료요법에 고농축 대사산물 형태의 비타민 D를 정맥투여할 경우 사람들이 코로나19 감염으로부터 회복하는 데 더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가정했다. 다만 연구팀은 실제 코로나19 퇴치를 위한 비타민 D 사용에 대해선 아직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아직 사람 대상의 임상시험을 거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약국에서 구할 수 있는 형태의 비타민 D가 아닌 특수한 형태의 비타민 D가 염증을 감소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고, 왜 그리고 어떻게 그런 작용을 하는지 확인했다"고 말했다. 

마지드 카제미안 퍼듀대학교 생화학 교수는 "코로나19 치료를 위해 비타민 권장량을 초과 복용해서는 안된다"며 "(비타민 D가) 치료법으로 채택되기 위해선 더 많은 연구와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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