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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27위' 기상청 슈퍼컴 5호기 첫 공개…"1초에 5경1000조번 연산"

모델 성능 올해 6위권…일본 제치고 미국과 비슷한 수준
"4호기보다 8.8배 우수…데이터 처리시간 4호기 3분의1"

[편집자주]

슈퍼컴퓨터 5호기. (기상청) © 뉴스1
슈퍼컴퓨터 5호기. (기상청) © 뉴스1

'1초에 5경1000조번' 사칙연산이 가능한 슈퍼컴퓨터 5호기가 언론에 정식 공개됐다. 다음달 잦은 한파와 많은 눈이 예상되는 가운데 5호기가 기상예보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중요 국가보안시설인 국가기상슈퍼컴퓨터센터가 기상예보의 핵심 장비인 슈퍼컴퓨터 5호기 '마루'와 '구루'를 25일 처음 공개했다. 5호기는 2019년 초기분을 도입해 8월부터 정식 운영 중이다. 

충북 청주시 오창과학산업단지에 자리잡은 센터에는 슈퍼컴퓨터 4호기와 5호기가 설치돼 있다. 기상청 슈퍼컴퓨터는 365일 중단 없이 운영된다. 내진설계가 적용돼 규모 6.0 지진도 견딜 수 있고 전력 공급이 중단됐을 땐 비상 발전기로 30시간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5호기의 도입 및 부대 비용은 약 628억원, 1년 총 기반시설 유지비는 약 120억원이다. 전기 요금만 한 해 약 50억원이 들어간다. 

5호기의 계산 성능은 51페타플롭스(1초에 1000조번 연산 가능)로 4호기보다 8.8배 빠르다. 종합적인 '기상모델 수행능력'은 4호기보다 9.6배가량 향상됐다. 처음 도입한 1호기와 5호기의 성능을 비교하면 21년만에 계산 성능이 약 25만배 향상됐다. 5호기의 성능은 이달 기준으로 세계 27위에 해당한다. 

방대한 양의 수치예보모델을 빠르게 계산할 수 있는 슈퍼컴퓨터를 토대로 모델 성능이 개선되면서 기상청 예보정확도는 장기적으로 개선되는 추세다. 실제로 슈퍼컴퓨터를 토대로 한 한국형수치예보모델(KIM)은 올해 8위권에서 6위권으로 올라서며 일본을 제치고 미국과 비슷한 수준에 도달했다고 기상청은 설명했다. 

기상 역사에서 1호기는 객관적 기상예보 체계 구축, 2호기는 '동네 예보' 서비스 실시, 3호기는 예보 정확도의 획기적인 향상, 4호기는 위험기상예보 등 '선진국형 기상 정보'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5호기의 경우 데이터 처리 시간이 4호기의 약 3분의 1로 줄어들고 태풍의 움직임을 정밀하게 예측할 수 있어 정확한 예보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장근일 국가기상슈퍼컴퓨터센터장은 "슈퍼컴퓨터는 기상청의 역사"라며 "(데이터 처리 속도가 빠른) 5호기 도입으로 예보모델 분석 시간을 확보해 기상예보 능력의 발전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5호기 계약사인 중국 기업 레노버가 중국 데이터보안법에 따라 중국 정부에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국가기상슈퍼컴퓨터센터 측은 "5호기 계약사에 정보 일체를 중국에 제공하지 않겠다는 보안 확약을 징구했고 보안 사고가 발생할 경우 건당 최대 19억원의 위약금을 부과하겠다는 내용을 계약사항에 포함시켰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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