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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감각·사업전략' 갖춘 조주완…LG전자 새 선장 맡는다

재직 기간 절반 이상 해외 근무한 '글로벌 사업가'
시장 변곡점 포착해 빠르게 움직인 '승부사' 면모도

[편집자주]

조주완 LG전자 CEO 사장 © 뉴스1
조주완 LG전자 CEO 사장 © 뉴스1

LG전자는 조주완 최고전략책임자(CSO) 부사장을 올 연말 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하고, 신임 최고경영자(CEO)에 선임한다고 25일 밝혔다.

조 사장은 내년 1월7일 열리는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공식 선임될 예정이다. 기존 CEO였던 권봉석 사장은 LG전자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될 예정이다.

조 사장은 재직 기간인 34년의 절반 이상을 해외에서 근무하며 다양한 시장을 경험하고 고객 인사이트를 축적한 '글로벌 사업가'다. 또 시장과 고객에 대한 풍부한 이해를 바탕으로 일하는 방식의 변화와 디지털전환을 기반으로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를 이끌었다는 평가다.

특히 조 사장은 최근 2년 동안 CSO를 맡으며 '이기는 성장과 성공하는 변화'의 DNA를 전사적으로 심어왔다. 단기적 성과보다는 거시적 관점에서 사업의 포텐셜에 집중해, 고객과 시장으로부터 제대로 인정받는 기업을 만드는 데에 힘을 쏟았다.

그는 지난 1987년 LG전자의 전신인 금성사에 입사해 해외 주요 시장을 거치며 글로벌 감각과 사업전략 역량을 쌓았다. 1996년에는 독일 뒤셀도르프 지사에서 근무하며 해외사업 역량을 쌓기 시작했다. 이후 캐나다법인장과 호주법인장을 맡았다.

조 사장이 미국법인장으로 부임한 2014년부터 3년 동안 미국 시장 매출은 12% 이상 늘었다. 프리미엄 제품 판매와 거래선 확대가 주효했다. 그는 미국 시장에서 거둔 성과를 인정받아 2017년부터는 미국과 캐나다를 관할하는 북미지역대표를 겸임했다.

특히 RAC(가정용에어컨)사업부장 당시에는 에너지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여주는 인버터(Inverter) 기술을 적용한 프리미엄 제품을 앞세워 2013년에만 두 자릿수 이상의 매출 성장을 이뤄냈다.

서울 여의도 LG전자 사옥의 모습. 2021.9.23/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 여의도 LG전자 사옥의 모습. 2021.9.23/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조 사장은 다양한 시장 경험과 고객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바탕으로 사업의 변곡점을 정확하게 포착하고 빠르게 움직이는 승부사 기질을 발휘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일례로 북미지역대표 재임 당시 글로벌 시장에 본격화되는 보호무역주의 기조에 선제 대응하고 북미 가전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총 3억6000만달러(약 4200억원)를 투자해 테네시주(州) 클락스빌에 들어선 세계 최고 수준의 지능형 자율공장 설립을 이끌었다.

그는 CSO를 맡으며 LG전자의 기업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하는 한편, 주력사업의 핵심 역량을 강화하고 미래 준비에 집중해왔다.

사업에 변곡점이 될 수 있는 메가트렌드를 조기에 포착하고 전략적 사고를 통해 과감하게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회사의 지향점인 '이기는 성장과 성공하는 변화'로 이어진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세계 3위 자동차부품업체인 마그나 인터내셔널과 손잡고 전기차 파워트레인 분야 합작법인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LG마그나)을 설립한 것은 미래사업의 본질적 경쟁력을 강화하고 성장의 포텐셜을 높이기 위한 대표 사례다.

LG마그나 © 뉴스1
LG마그나 © 뉴스1

조 사장은 평소 좋은 사람이 모여 좋은 회사를 만들고, 좋은 회사가 좋은 사람을 만든다는 생각이다. 성공하는 변화를 통해 회사가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뤄내기 위해선 구성원들이 변화와 성공을 체감하고 공감할 수 있는 조직문화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의미다.

그는 CSO로 재임하며 사내벤처, CIC(사내회사), 사내 크라우드 소싱 등 기존에 없던 혁신적인 프로세스를 도입하는 등 젊고 속도감 있는 조직문화를 정착시켜 왔다.

특히 이런 노력들은 단기 성과보다는 성장의 포텐셜에 비중을 높이 두는 그의 경영 철학과도 궤를 같이한다. 조 사장은 LG전자 내부에서 일어나고 있는 새로운 시도들이 구성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지속가능한 회사에서 일하고 있다는 자긍심을 심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 사장은 LG전자가 나아가야 할 디지털전환의 방향과 목표를 'DX for CX(Digital Transformation for Customer eXperience)'에 맞추고 있다.

그는 디지털전환이 고객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며, 더 나아가 LG전자 제품과 서비스를 한 번 경험하고 나면 경험하지 않았던 때로 다시 돌아가기 힘든 락인(Lock-in) 효과까지 만든다고 생각한다.

회사 관계자는 "LG전자 큰 틀에서 제품 중심의 사업구조를 유지하면서 고객을 이해하고 일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켜 새로운 기회를 발굴하고 있다"며 "시장에 판매하는 다양한 하드웨어에 콘텐츠와 서비스를 연계하고 커넥티드 디바이스를 기반으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것이 회사가 추진하는 디지털전환의 대표적 사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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