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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회복의 신호탄' 윤활유…정유업계 효자노릇 '톡톡'

10월 국내 소비량 91만배럴 '역대최대'…해외수출량도 증가세 지속
경기회복으로 선박·산업·차량용 수요↑…"올해 같은 고성장은 어려워"

[편집자주]

SK루브리컨츠의 윤활유 '지크제로'.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뉴스1
SK루브리컨츠의 윤활유 '지크제로'.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뉴스1

'경기회복의 신호탄'으로 꼽히는 윤활유의 국내외 소비량이 증가하면서 정유업계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26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윤활유 소비량은 역대 최대 규모인 91만4000배럴을 기록했다.

올해부터 윤활유 소비는 늘어나는 추세다. 올해 10월까지 누적 소비량은 681만1000배럴로, 이미 지난해 전체 소비량인 459만3000배럴을 훌쩍 넘어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인 2019년 476만4000배럴, 2018년 467만5000배럴, 2017년 489만3000배럴, 2016년 400만배럴과 비교해도 훨씬 큰 규모다.

수출도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윤활유 수출 물량은 올해 1월 115만4000배럴에서 시작해 지난달 251만6000배럴로 증가했다. 지난달까지 누적 수출량은 1829만9000배럴로 지난해 전체 수출량인 1742만1000배럴보다 많다.

수출 단가 역시 올해 1월 배럴당 97.88달러에서 지난 9월 배럴당 183달러로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다 지난달 156달러로 내려왔다. 평균 단가는 배럴당 144.12달러로 지난해 평균단가인 76.68달러의 두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올해 수출 물량과 단가가 지난해보다 훨씬 높은 수준을 보이면서 지난달까지 누적 수출금액은 26억3581만달러로 지난해 13억3577만달러의 두배에 가까운 규모를 보이고 있다.

올해 전 세계 경기가 회복세에 들면서 선박을 통한 물류, 공장 기계 가동, 차량 이동이 늘어나 선박·산업·차량용 윤활유 소비량도 늘어났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이에 윤활유 수요 증가는 경기회복의 신호로 꼽힌다.  

이는 정유사들의 실적에도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윤활유 사업에서 3293억원, 에쓰오일은 2888억원, GS칼텍스는 1740억원, 현대오일뱅크는 599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윤활유는 연비 개선과 자동차 배기 시스템의 수명 연장 등을 돕는 제품으로, 정유사의 핵심인 정유 사업에 비하면 '부업'에 속한다. 실제로 정유 4사의 3분기 윤활유 사업 합산 매출액은 총 2조3358억원으로, 전체 매출액(33조6780억원)의 6.9%에 불과하다.

하지만 4개 정유사가 윤활유 사업에서 얻은 영업이익 8520억원은 4개사 전체 영업이익 1조7389억원의 절반 수준(47.8%)에 달한다.

영업이익률을 보면 에쓰오일은 40.6%, GS칼텍스는 36.3%, SK이노베이션은 36.1%, 현대오일뱅크는 25.9%에 달한다.

윤활유의 원료인 벙커C유 등 중질유 가격은 친환경 기조에 따라 가격이 떨어진 반면 수급 불균형 현상으로 가격이 뛰면서 기록적인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는 게 업계 측 설명이다.

정유업체들이 지난해 정제 마진 하락으로 공장 가동률을 낮추며 윤활기유(윤활유의 기초원료) 생산도 줄었는데, 윤활유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며 공급량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다만 앞으로는 공급과 수요가 균형을 찾아가며 윤활유 시장의 가파른 상승은 보기 힘들 전망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산업성장이 계속되면 윤활유 소비도 늘고 수출도 늘어날 것"이라면서도 "정제 회사들이 윤활유 생산을 정상적으로 높이면 수급균형을 찾게 되기 때문에 올해와 같은 고성장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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