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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자 급증 속 조용히 찾아가볼 만한 경기지역 산성은

경기관광공사, 남한산성·문수산성 등 4곳 추천

[편집자주]

경기도에서 가을을 가장 먼저 맞이하는 산성. 푸른 하늘 아래 우뚝 선 산성에 올라 조용히 흐르는 강물을 보며 우리 유구한 역사를 돌아본다.

발 닿는 곳 마다 힘든 위기를 극복한 선조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지금의 우리도 커다란 어려움에 직면해 있지만 역시 슬기롭게 이겨낼 것이다. 그 이야기 또한 후세들에게 전해질 것을 상상해보라.

위드코로나(일상적 단계회복)가 지난 1일부터 시행된 이후 코로나19 확진자가 전국적으로 급증하는 가운데 주말을 앞두고 많은 사람들과 접촉하지 않고, 가족·연인 등과 조용히 다녀올 수 있는 경기지역 산성 4곳을 경기관광공사가 추천했다.

‘남한산성’(경기관광공사 제공)/© 뉴스1
‘남한산성’(경기관광공사 제공)/© 뉴스1

◇경기도 대표 가을 산성 ‘남한산성’

남한산성(광주시)은 험준한 산세를 이용해 방어력을 극대화한 산성이다. 산 위에 도시가 들어올 수 있을 만큼 넓은 분지를 둘러쌓은 성으로 위급 시 임금과 조정이 대피하는 곳이다.

7세기에서 19세기까지 축성술의 시대별 발전사를 담고 있고, 유사시 임시 수도로 계획된 유일한 산성 도시인 점을 인정받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역사적 의미와 건축미도 상당하지만 남한산성은 경기도에서 손꼽히는 가을 여행 명소다. 아름다운 풍경과 화려한 단풍이 어우러지고, 등산로와 성곽이 잘 보존돼 가을을 만끽하며 산행하기 좋기 때문이다.

남한산성에는 총 5개의 탐방코스가 조성돼 있다. 그중 산성로터리에서 북문과 수어장대를 지나 남문으로 내려오는 1코스는 남한산성 성곽의 아름다움을 가장 잘 보여주는 길이다.

수어장대 인근에는 굽이굽이 휘어지는 성벽 너머로 관악산과 북한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아이를 동반한 가족이라면 탐방코스 대신 산성로터리 인근에서 가벼운 산책을 즐겨도 좋다.

남한산성행궁 주변의 단풍도 곱고 침괘정 일대의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도 장관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편리하고 외식을 위해 일부로 방문해도 좋을 만큼 맛있는 음식점이 많은 것도 장점이다.

‘당성’(경기관광공사 제공)© 뉴스1
‘당성’(경기관광공사 제공)© 뉴스1
  
◇삼국시대의 글로벌 관문 ‘당성’

이국적인 요트 마리나로 유명한 전곡항에서 육지로 이어지는 길목에 당성(화성시)이 있다.

높이 158미터의 얕은 산에 쌓은 산성이지만 주변 바다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곳으로 백제·고구려·신라가 서로 차지하기 위해 치열하게 다투었던 요충지다.

처음에는 백제의 영토였지만 고구려가 차지하면서 ‘강성군’이라는 지명을 붙였고, 이후 신라가 점령해 당나라와 교류를 하면서 실질적인 삼국 통일의 기반을 다졌다.

중국대륙과 연결된 교통로라고 해서 ‘당은군’이라 부르고 통일신라 후기에는 당성진을 설치했는데 청해진과 함께 신라 해군의 양대 근거지였다.

당성은 정상을 둘러싼 ‘1차 산성’과 계곡을 둘러싼 ‘2차 산성’으로 구성된다. 주차장에서 사적비를 지나 오르막길을 잠시 오르면 왼쪽 능선을 따라 복원된 산성을 만난다.

탐방은 이곳에서 성벽을 따라 올라가서 2차 산성과 서문지를 지나 정상인 망해루지로 가는 코스가 좋다.

망해루지에서는 파노라마로 펼쳐지는 주변 풍경이 일품이다. 서쪽으로는 탄도항과 누에섬을 지나 먼 바다까지 훤히 보이고, 북쪽으로는 인천 송도 신도시까지 선명하게 들어온다.

정상에서 북문지와 우물지를 지나 주차장까지 내려오는 길 또한 가을 정취가 가득하다. 비교적 오르막 구간이 짧은 곳이라 가족 동반 산책에도 알맞고 최근 문을 연 당성 방문자센터에서 당성에 대한 자세한 안내를 받을 수 있다.

‘문수산성’(경기관광공사 제공)/© 뉴스1
‘문수산성’(경기관광공사 제공)/© 뉴스1

◇병인양요의 격전지 ‘문수산성’

문수산성(김포시)은 강화와 마주한 육지 진입로를 지키던 조선시대 산성이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병인양요 당시 프랑스군과 결전을 치른 격전지이기도 하다.

현재 문수산성의 남문과 북문이 복원됐고 문수산 능선을 따라 성벽이 보존돼 있다. 남문은 강화대교 입구의 성동마을삼거리 오른쪽 언덕 위에 위치하는데 도로에서는 잘 보이지 않아서 주의 깊게 살펴야 찾을 수 있다.

남문에서 문수산 산림욕장 입구를 지나 성동2리 마을회관 방향으로 1.5km 지점에 북문이 있다.

북문의 웅장하고 당당한 모습도 인상적이지만, 한적한 마을과 염하강 주변 가을 풍광이 고요하고 아름답다. 이곳에서 산성을 따라 문수산 등산을 즐겨도 좋다.

정상까지 수려한 산세와 어우러지는 성곽을 감상할 수 있고 맑은 날에는 개성의 송악산까지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다가온다. 문수산 산림욕장을 먼저 들러본 후 전망대와 홍예문을 지나 정상에서 문수산성 북문으로 내려오는 코스도 좋다. 문수산은 아기자기한 등산로를 따라 걷는 맛이 좋고 사계절 경치가 아름다워 ‘김포의 금강산’으로 불린다.

‘파사성’(경기관광공사 제공)./© 뉴스1
‘파사성’(경기관광공사 제공)./© 뉴스1
   
◇요즘 뜨는 산성 데이트 ‘파사성’

파사성(여주시)은 남한강 유역의 전략 요충지다. 신라의 한강유역 진출에 발판이 된 곳이고, 임진왜란 이후 경기도 방어계획의 핵심방어시설로 주목 받은 곳이다.

지금의 파사성은 산성의 역사적 의미는 물론 아름다운 풍경을 품고 있으며 주변에 즐길 거리도 많아서 여주지역 문화관광의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에는 파사성 인생 사진이 SNS에 화제가 되며 젊은 커플의 방문이 꾸준히 늘고 있다.

해발 200m의 낮은 산길이지만 파사성을 오르기 위해서는 약간의 수고를 감수해야한다. 파사성지 주차장에서 파사성 입구까지 산길이 가파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약 15분 정도 오르막을 올라 파사성 입구에 도달하면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진다.

탁 트인 여강을 바라보며 걷는 즐거움을 맛볼 수 있고 성벽에서 감상하는 경관이 그야말로 장관 중의 장관이다.

동으로는 여주 시내, 눈앞에는 이포보 그리고 서쪽으로는 양평 개군면이 하나로 합쳐지며 장엄한 풍경을 연출한다.

당남리섬 입구에서 시작해 파사성 주변을 한 바퀴 도는 여강길 8코스 파사성길을 따라 걷기 여행을 즐겨도 좋다. 이포보와 파사성 주차장을 연결하는 인도교가 개통돼 더욱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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