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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 5연패 이끈 김상식 감독 "부담감 컸다… 선수 때보다 더 기뻐"

"4연패 팀 지휘봉 잡았는데 우승 못했다면 쪽팔렸을 것"
"내년에는 더블, 트레블도 도전해 보겠다"

[편집자주]

5일 전북 전주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전북현대 김상식 감독과 한교원 선수가 우승의 기쁨을 나누고 있다. 2021.12.5/뉴스1 © News1 유경석 기자
5일 전북 전주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전북현대 김상식 감독과 한교원 선수가 우승의 기쁨을 나누고 있다. 2021.12.5/뉴스1 © News1 유경석 기자

지휘봉을 잡자마자 우승을 이끈 김상식 전북 현대 감독이 5연패에 대한 부담감이 컸다고 돌아봤다. 전북에서 선수, 코치, 감독으로 모두 우승을 경험한 김 감독은 "선수 때 정상에 섰던 것보다 지금이 더 기쁘다"며 환하게 웃었다.

전북은 5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1 38라운드 제주와의 홈경기에서 2-0으로 이겼다.

22승11무6패(승점 76)를 기록한 전북은 2위 울산 현대(승점 74)의 추격을 따돌리고 1위에 올랐다. 2017년부터 5년 연속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전북은 클럽 통산 9번째 별을 가슴에 풀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지휘봉을 잡은 김 감독은 전북에서만 선수, 코치, 감독으로 모두 우승을 차지하는 흔치 않은 이정표를 세웠다. 이는 FC서울 시절 최용수 감독(현 강원FC 감독) 이후 두 번째다.

김 감독은 "오늘 너무 기쁘다"면서 "전북 팬들에게 특별한 선물을 했고 좋은 경기를 통해 우승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시즌 내내 울산과 치열한 경쟁을 했던 김상식 감독은 마지막에 웃으며 부담감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는 "4연패를 했기에, 사실 5연패를 꼭 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컸다"며 "힘든 시간을 보냈는데 오늘 우승으로 마음이 편해졌다, 선수 때보다 지금이 더 기쁘다"고 전했다.

개막 후 두 달간 무패를 질주했던 전북은 이후 3연패에 빠지는 등 롤러코스터 같은 시즌을 보냈다.

힘든 시간을 돌아본 그는 "전북이라는 팀은 4-0, 5-0 이겨도 당연한 팀이고, 1-0으로 이기면 졸전 끝에 이겼다는 말을 듣는다. 혹 0-1로 지면 이상이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는 팀"이라면서 "그런 것들이 힘들었다. 힘든 시간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마무리가 잘 돼서 힘든 것을 잊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리그 우승 트로피 1개만 들어올렸던 김 감독은 내년 더블, 트레블에 도전한다.

그는 "오늘 좀 즐기고 일주일만 쉬다 오면 안 되겠느냐"고 하소연을 한 뒤 "항상 좋은 팀으로 가기 위해서는 우승은 물론 더블과 트레블도 도전해야 한다. 도전하려면 선수 구성이 우선이다. 구단과 잘 상의해서 좋은 선수 잘 영입해 더블, 트레블을 노려보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 감독과의 일문일답이다.

-우승을 한 소감은
▶특별히 우승 소감은 준비하지 않았다. 미리 생각하면 김칫국부터 마시는 것 같아서 말았다. 그저 너무 기쁘다. 많은 팬들 앞에서 좋은 경기를 했다. 전북 팬들에게 특별한 선물을 했다.

- 전북에서 선수, 코치, 감독으로 다 우승을 했는데 언제가 기뻤나.
▶지휘봉을 잡기 전에 팀이 4연패를 했기에 5연패를 꼭 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컸다. 좋을 때도 있었지만 좋지 않을 때도 있었고 그 사이 팬들의 질책과 응원도 받았다. 힘든 시간을 보냈는데 오늘 우승으로 마음이 시원하다. 선수 때보다 감독으로 우승한 것이 더 기쁘다.

5일 전북 전주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전북현대 선수들이 '하나원큐 K리그1 2021'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승리를 만끽하고 있다. 2021.12.5/뉴스1 © News1 유경석 기자
5일 전북 전주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전북현대 선수들이 '하나원큐 K리그1 2021'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승리를 만끽하고 있다. 2021.12.5/뉴스1 © News1 유경석 기자

- 전북의 역사를 써 나가고 있다.
▶2009년에 전북에 이동국과 처음 왔는데, 그때도 우승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을 못 했다. 그런데 올해가 전북에 와서 9번째 우승이다. 5연패라는 전무한 기록을 썼는데 기쁘다. 앞으로도 이동국, 박지성 위원 등과 힘을 합쳐서 전북이 K리그를 이끌어가고, 아시아를 넘어 세계로 가는 팀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내게 주어진 숙제다.

-박지성 어드바이저에게 연락을 받았나.
▶아직 휴대폰 못 봤다. 문자 왔을 것이다. 엊그제께 영국으로 나가면서 잘하라는 메시지 보냈다. 12월 말에 다시 온다고 하니 박지성 위원과 미팅해서 내년 준비 잘 하겠다.

-다사다난 했는데 언제가 가장 힘들었나.
▶처음에 무패를 달리다 이후 3연패를 했고, 7경기 이상 무승하면서 힘들었던 때도 있었다. 감독을 처음하면서 시행착오를 겪었다.

전북이라는 팀은 4-0, 5-0 이겨도 당연한 팀이다. 1-0으로 이기면 졸전 끝에 이겼다, 0-1로 지면 전북이 이상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그런 것들이 힘들었다. 감독으로 선수들을 어떻게 잘 이끌어 갈지 고민이 컸다. 그런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올해 최고 수훈선수를 뽑는다면.
▶(주장)홍정호가 부상 없이 팀을 잘 이끌어줬다. 최고 수훈선수다. 또 최철순이나 이용 등 고참들이 경기에 나가든 못나가든 항상 후배들과 동료를 챙겼다. 자기보다 팀을 위해 희생했다. 모든 선수들이 희생했다.

-'감독 김상식'이 이 자리에 있기까지 영향을 준 분들이 있다면.
▶최강희 감독님, 김학범 감독님이다. 최고 명장이신 두 분이 나를 만들었다. 최강희, 김학범 감독의 장단점을 보며 장점을 잘 빼왔다. 팀을 이끌어 가는데 도움을 받았다.

-승리와 우승이 당연해지는 팀이라, 내일부터 부담이 될 것 같은데.
▶오늘만 즐거우면 된다(웃음). 오늘 우승하고 춤을 춘 것도 울분이었다. 구상은 내년에 생각하겠다. 4연패한 팀의 감독이 됐는데 5연패를 못 했으면 솔직히 쪽 팔린 것 아닌가.

-K리그 올해의 감독상 후보인데.
▶욕심 없다. 우승 메달만 있으면 충분히 감사하게 생각한다.

-3년 내내 울산과의 경쟁에서 이겼는데. 우승 DNA를 설명해준다면.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우승을 하면서 선수들이 (우승의)맛을 안다. 맛있는 음식을 찾아가는 것과 같다. 우승하려면 운동장에서 어떻게 움직이고 어떤 자세로 임해야 하는지 선수들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런 힘이 전북의 우승 DNA다.

-내일부터 내년 시즌을 준비해야 한다.
▶아(탄식). 한 일주일만 쉬다가 오겠다. 우승했으니 좋은 선수들 영입해 주실 것이다(웃음). 5연패를 했지만 언제까지 우승이 이어질지는 모른다. 지금 선수들이 지난 10년을 이끌었다면, 앞으로 10년을 이끌어갈 선수를 영입해야 한다. 그것도 나의 몫이다. 차근차근 준비를 잘 하겠다.

-울산과의 선의의 경쟁은 어땠나.
▶홍명보 감독님도 팀을 잘 만들었지만 우리와 라이벌 관계에서 스트레스 많이 받으셨을 것이다. 울산과 전북을 비교하면 스쿼드나 전술 운영, 선수들의 자세는 큰 차이가 없다. 작년, 재작년도 우리가 운이 앞섰고 올해도 그렇다. 다른 팀을 평가하긴 어렵고, 앞으로도 좋은 라이벌 관계를 만들어서 K리그 흥행에 도움이 됐으면 한다.

-트레블, 내년에는 욕심이 나는지.
▶항상 좋은 팀으로 가기 위해서는 우승, 더블, 트레블에 도전해야 한다. 선수 구성이 우선이다. 구단과 잘 상의해서 좋은 선수 영입해서 더블, 트레블을 노려보겠다.

-쉬면서 어떤 것을 할 것인가.
▶사실 쉬지도 못한다. 다음주에 P라이센스 교육이 있다. 지금 주말부부가 아니라 거의 '월부부'다. 쫓겨나지 않기 위해서는 부산에 가야 한다. 결혼기념일과 가족들도 챙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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