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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불화·불상 145점, 사찰 밖으로 나오다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조선의 승려 장인' 개최
실감형 전시로 현대인의 시선으로 불교미술 재해석

[편집자주]

337년 만에 사찰 밖으로 나온 용문사 목각아미타여래설법상과 목조아미타여래삼존좌상.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337년 만에 사찰 밖으로 나온 용문사 목각아미타여래설법상과 목조아미타여래삼존좌상.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조선시대 승려 장인의 대표작을 한 자리에 모은 특별전이 공개된다. 무려 337년 만에 처음으로 사찰 밖으로 나온 작품도 볼 수 있다. 

6일 국립중앙박물관은 오는 7일부터 2022년 3월6일까지 기획전시실에서 조선시대 불교미술을 조성한 승려 장인의 삶과 예술 세계를 살펴보는 특별전 '조선의 승려 장인'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총 4부로 구성된 이번 특별전은 국내외 27개 기관의 협조를 받아 국보 2건, 보물 13건, 시도유형문화재 5건 등 총 145건을 출품하는 대규모 조선 시대 불교미술전이다. 여기에는 15개 사찰 출품작 54건도 포함됐다. 전시한 작품의 제작에 관여한 승려 장인은 모두 366명이다.

특히 17세기 중반부터 18세기 초에 활동한 조각승 단응이 1684년(숙종 10)에 불상과 불화를 결합해 만든 '용문사 목각아미타여래설법상'(보물)은 이번 전시를 위해 337년 만에 처음으로 사찰 밖으로 나오게 돼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아울러 붓의 신선으로 불렸던 18세기 전반의 화승 의겸이 1729년(영조 5)에 그린 '해인사 영산회상도'(보물), 18세기 중후반에 활동한 화승 화련이 1770년(영조 46)에 그린 '송광사 화엄경변상도'(국보)도 서울 전시는 처음이다.  
송광사 화엄경변상도.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송광사 화엄경변상도.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승려 장인'은 전문적인 제작기술을 지닌 출가승을 말한다. 조선시대에는 여러 분야의 승려 장인이 있었는데, 그중에서도 신앙의 대상인 부처를 형상화하는 조각승과 화승이 중심이 되었다. 그들은 개인이 아니라 공동으로 협력하여 불상과 불화를 조성했고, 스승과 제자의 관계를 맺으며 기술을 전수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조선시대에는 불교를 억압하고 유교를 숭상하는 정책으로 인해 불교가 쇠퇴해 이 시기의 불교미술 또한 크게 주목받지 못하는 경향이 있었다"면서도 "그러나 특히 임진왜란(1592~1598) 이후의 조선 후기에 불교미술은 활발히 제작됐으며, 현재 전국의 사찰에는 이때 만든 수많은 불상과 불화가 전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채롭고 화려하며 수준 높은 작품 또한 적지 않다"며 "이는 승려 장인의 활동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밝혔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조선 후기는 우리나라 불교미술의 르네상스로 당시 활동한 조각승은 1000여명이고, 화승은 240여명이었다"며 "특별전이 조선의 승려 장인과 이들이 만들어낸 불교미술의 아름다움을 감상하고 그 가치와 의미를 새롭게 느껴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조선의 승려 장인'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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