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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대 3대 저항 가수' 양병집, 별세…"마음 따뜻한 가객"(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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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서 평론가 제공 © 뉴스1
박성서 평론가 제공 © 뉴스1
김민기, 한대수와 더불어 70년대 3대 저항 가수라 평가되는 포크 대부 양병집이 별세했다. 향년 70세.

25일 박성서 평론가에 따르면 양병집은 지난 24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가 약속 시간에 나타나지 않고 전화도 받지 않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지인이 경찰에 신고해 이를 확인했다.

양병집은 1951년생으로 70년대를 대표하는 포크·저항 가수다. 1974년 1집 앨범 '넋두리'를 내고 가수로 데뷔했다. '넋두리'는 '가사와 창법이 저속하다'는 이유로 금지 음반이 됐으며 당시 발매된 1500장 중 800여장이 팔린 후 나머지는 모두 회수됐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이 앨범은 높은 완성도와 의미심장한 메시지 덕에 두고두고 명반으로 회자돼왔다. 수록곡들은 투코리언즈, 임장욱, 김광석 등의 가수들이 리메이크해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중앙대학교 음악학과 출신인 양병집은 1집 발표 후 연예가를 뒤흔든 대마초 파동에 휩쓸려 가수 생활을 접었다. 이후 증권사에서 근무하며 직장생활을 했던 그는 이내 회사를 그만두고 80년대까지 신촌에서 라이브 카페를 운영했다. 최성원, 조동익, 전인권, 허성욱, 해바라기 이주호, 유익종 등의 유명 뮤지션들이 그의 라이브 카페를 자주 찾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1986년 양병집은 호주로 이민을 떠났으며 자동차 세일즈, 교포식당 경영, 신문기자 생활 등을 했지만 1999년에 이민 생활을 접고 영구 귀국했다.

양병집은 1980년에 두번째 앨범 '아침이 올 때까지'를 냈고, 이후에도 '그대 마음은' '넋두리 2' '양병집 1993' 'Fade Away' 등 꾸준히 여러 장의 음반을 발표했다. 대표곡으로는 '타박네' '역(逆, 두 바퀴로 가는 자동차)' '소낙비' '잃어버린 전설' '서울 하늘 1,2' 등이 있다. 그 중 밥 딜런의 '돈트 싱크 트와이스, 잇츠 올라이트'(Don't think twice, It's alright)를 번안한 '역(逆, 두 바퀴로 가는 자동차)'은 고(故) 김광석이 부르며 유명해졌다.

박성서 평론가는 뉴스1에 "양병집은 우리나라 전래 구전 가요를 발굴하거나 미국 포크음악에 우리의 현실을 빗대 슬프고도 아름답게 '아메리칸 포크를 한국화시킨 싱어송라이터"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70, 80년대를 거칠고 쓴 목소리로 풍자했지만 노래 속에는 세상을 살만한 곳으로 만들고자 하는 의지가 매우 강했던 마음 따듯한 가객이었으며 만년까지 본인의 생각을 글과 노래로 풀어냈다"며 애도의 뜻을 전했다.

양병집의 저서로는 '두 바퀴로 가는 자동차'(2012) '밥 딜런을 만난 사나이'(2021)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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