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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 없었지만 민주화에 관심' 서울서도 故배은심 여사 추모발길

"역사 마지막 페이지…이한열 열사 죽음 기억하는 계기 돼야"

[편집자주]

10일 서울 마포구 이한열기념사업관에 마련된 배은심 여사의 분향소 © 뉴스1
10일 서울 마포구 이한열기념사업관에 마련된 배은심 여사의 분향소 © 뉴스1

아들의 죽음 이후 평생 민주화 운동에 헌신한 고(故) 이한열 열사 모친 배은심 여사를 추모하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10일 오전 9시45분쯤 찾은 서울 마포구 이한열기념사업회에는 분향소를 차리느라 준비가 한창이었다. 이른 아침부터 관계자들이 준비를 했지만 전날이 일요일인 탓에 영정사진과 현수막이 없이 조문을 받기 시작했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13일 오후 9시까지 서울 마포구 이한열기념사업회 3층 전시실에 배 여사의 분향소가 마련됐다. 

실내 전시관인만큼 방역패스가 적용됐고, 한번에 7명씩만 추모를 하도록 안내했다. 한쪽에는 포스트잇에 추모 메시지를 적을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됐다.

이한열장학금을 받은 장학생들도 분향소를 지키고 있었다. 천안에서 올라온 최진리씨(37)는 "2011년 이한열장학금을 받았고 수여식 때 배 여사를 뵀다. 제가 힘들 때 장학금을 주셨고 그때부터 민주화 시대 역사에 관심을 갖게 됐다"며 "많은 시민분들이 와주시면 감사하다"고 했다.

오전 10시30분쯤 처음으로 추모 현장을 찾은 대학원생 박모씨(29)는 "이한열 기념관 페이스북을 통해 소식을 듣고 추모를 하러 왔다"며 "평소 인연은 없었지만 전공이 한국근현대사라 민주화운동 등에 관심이 있어 학교를 가려다 들렀다"고 했다.

배 여사와 30년간 인연을 이어왔다던 88년 연세대 총학생회장 정명수씨(55)는 "우리 시대 80년 광주항쟁이나 6월 혁명이 역사가 아니라 진행형이었는데 배은심 어머니가 돌아가시면서 역사의 한 페이지가 됐다"며 "민주주의, 남북관계 등 진척됐지만 숙제 도 많은데 후배들이 이한열 열사 죽음 등에 대해 기억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전했다.

덕성여대 역사학과 교수를 지낸 한상권씨(67)는 "87년 이한열 열사 장례식때 연세대 앞에서 참여했고, 민주주의 소중함을 깨닫고 삶을 지탱해줄 중요한 가치관이 됐다"며 "어머니가 돌아가셨다해서 내 삶이 과연 제대로 살았는지 반성하게 되고 앞으로도 의미있는 삶을 살아야겠다"고 했다. 

이한열기념사업회 관계자는 "이미 많은 분들이 조의를 표하고 인사들 전해주고 계셔서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다양한 분들이 추모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 아들을 잃고 살아오신, 민주화 운동과 인권 탄압 운동 현장에 어머니가 늘 함께 해오신 것에 마음이 움직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오쯤에는 영정사진과 현수막이 마련되고 이한열 장학생 일동,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의 근조화환도 잇따라 도착했다. 12시30분쯤까지 40명의 조문객이 이곳을 찾았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인 지선스님도 입장문을 내고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와 인권의 확산에 이바지하신 고 배은심 여사의 희생과 헌신에 감사드린다"며 "우리나라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희생되신 분들이 국가유공자로 정당하게 인정받는 것을 바라셨던 고인의 마지막 바람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도 온 힘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7시에는 연세대 내 이한열동산에서도 '민주의 길 배은심 어머니 사회장' 추도식이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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