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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표 고양이단체 "세금 쓰는 TNR, 수의사-캣맘 신뢰 중요"

나비야사랑해 "2㎏미만 수의사 판단 하에 중성화"

[편집자주]

서울 시내 한 공원에서 낮잠을 자고 있는 길고양이들의 모습. 2021.1.25/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 시내 한 공원에서 낮잠을 자고 있는 길고양이들의 모습. 2021.1.25/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국내 대표 고양이보호단체인 나비야사랑해(대표 유주연)는 길고양이 TNR사업을 두고 수의사들과 일부 캣맘들이 충돌한 것과 관련, "체중 2㎏ 미만 고양이의 중성화 여부는 수의사의 판단이 중요하다"며 상호 신뢰를 강조했다.

TNR사업은 길고양이의 인도적 개체수 조절을 위해 구조(Trap) 후 중성화 수술(Neuter)을 하고 방사(Return)하는 사업을 말한다.

앞서 농림축산식품부는 체중 2㎏ 미만 길고양이 및 임신묘·수유묘 중성화 금지 등 내용이 담긴 '고양이 중성화사업 실시 요령'을 고시하면서 수의사들의 반발을 불렀다. 체중 2㎏ 미만 고양이와 수유묘의 중성화를 아예 할 수 없게 하면 '번식력이 강한 고양이들의 개체수 조절이 어렵고 민원이 끊이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수의사들의 반발에 일부 캣맘들은 "수의사들이 제대로 수술을 하지 않아 많은 고양이들이 죽기 때문에 약체인 체중 2㎏ 미만 길고양이 등은 수술하면 안 된다"고 맞섰다.

이에 나비야사랑해는 16일 입장문을 통해 "TNR은 국가에서 비용을 지불하고 있는 만큼 수의사와 지자체 그리고 캣맘(케어테이커)이 함께 하는 프로그램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에 따르면 길고양이 TNR사업 비용은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만 총 106억9000만원이 소요됐다.  

해외에서는 세금이 아닌 동물단체나 TNR 전문단체가 모금한 돈으로 각 지역에 사는 고양이들의 중성화를 한다. 나비야사랑해도 자체 후원금을 사용해 구조한 고양이들의 중성화 및 예방접종 등을 진행하고 있다. 

나비야사랑해는 "체중 2㎏ 미만 길고양이와 수유묘를 무조건 중성화하자는 얘기가 아닌데 일부 캣맘들이 오인하고 있다"며 "포획한 고양이들의 상태를 보고 수의사의 판단 하에 수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하지만 현재 금지된 상황"이라고 밝혔다.

최근 캣맘(캣대디)들이 늘어나면서 고양이들이 양질의 사료를 먹고 발육과 건강 상태가 예전보다 좋아지고 있다. 그러다 보니 체중 2㎏ 미만 고양이들이 발정이 오고 임신이 되고 있다는 것이 나비야사랑해의 설명이다.  

이들은 "고양이 체중이 2㎏ 미만이어도 수술이 가능한 경우가 있고 2㎏ 초과여도 건강상 이유로 수술이 불가능할 수 있다"며 "수의사의 판단을 무시하고 단지 2㎏ 기준을 정해 수술을 하는 것이 더 위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임신묘에 대해서는 "고양이들의 성별, 나이, 발정 시기, 임신 여부는 밥을 주는 캣맘들이 가장 잘 알 수 있다"며 "많은 캣맘들은 고양이가 우연히 잡혀서 임신 초기(초음파 등 검사를 통해서만 알 수 있는)면 수술을 한다. 만삭이면 오히려 동물병원에서 중성화를 거부한다"고 밝혔다.

수유묘에 대해서는 "캣맘이 TNR을 못해서 이미 새끼를 낳은 지 얼마 안 된 상황이라면 포획을 미뤄야 한다"며 "하지만 충분히 수유를 한 것으로 확인되면 새끼들에게는 밥을 주고 어미는 TNR을 해서 풀어주는 것이 맞다. 어미가 젖몸살이 있으면 통증과 염증을 유발하기 때문에 빨리 수술과 치료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비야사랑해는 "국내에서 TNR을 하려면 수의사와 지자체, 캣맘들이 그 지역에 맞는 프로토콜을 만들고 관련 교육을 받아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지금처럼 수의사를 불신하고 의심하는 형태가 된다. 문제 있는 수의사도 존재하지만 자기 시간 내서 중성화 봉사하고 수술도 잘하는 수의사들이 훨씬 많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수의사가 수술을 잘 못해서 고양이가 죽는다고 생각하면 캣맘이 본인 사비로 믿을 수 있는 병원에 가서 개인적으로 TNR을 하면 된다"며 "포획업자를 못 믿겠다 싶으면 포획과 방사시 참관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이어 "수술 받은 고양이들을 마지막까지 관찰하고 밥 자리 관리를 해주는 것이 캣맘의 역할이자 책임"이라면서 "올바른 TNR만이 내 구역의 고양이들을 지키고 사람과 공존할 수 있게 만드는 방법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 달라"고 덧붙였다.

[해피펫] 사람과 동물의 행복한 동행 '뉴스1 해피펫'에서는 짧은 목줄에 묶여 관리를 잘 받지 못하거나 방치돼 주인 없이 돌아다니는 일명 '마당개'들의 인도적 개체수 조절을 위한 '시골개, 떠돌이개 중성화 및 환경개선 캠페인'을 진행 중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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