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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권 있다면 중고생 78% "대선 투표"…정치현안 관심은 30%

청소년정책연, 정치참여 실태조사…"극단선택 해결 시급"
모의 대선 경험 6.5% 그쳐…소셜미디어에서 정치정보 얻어

[편집자주]

지난해 11월 대구 서구 경덕여자고등학교 운동장에서 재학생들이 기표 마크 형태로 배열해 3월 9일 대통령선거를 알리는 퍼포먼스에 참여하고 있다. 2021.11.25/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지난해 11월 대구 서구 경덕여자고등학교 운동장에서 재학생들이 기표 마크 형태로 배열해 3월 9일 대통령선거를 알리는 퍼포먼스에 참여하고 있다. 2021.11.25/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제20대 대통령선거가 20일 남은 가운데, 중·고등학생 78.4%는 투표권이 주어진다면 대통령선거에 투표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투표 의향에 비해 정치적 현안에 대한 전반적인 관심 수준은 낮은데다 이들을 대상으로 한 학교 정치 교육도 부실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의 '청소년 정치참여 실태와 활성화방안 연구'에 따르면, 전국 중학교 1학년~고등학교 3학년 2816명 중 78.4%가 투표권이 있다면 대통령선거에 투표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해당 실태조사는 지난해 5~8월 진행됐다.

이는 2017년 치러진 제19대 대통령선거에서 처음으로 투표권을 행사했던 만19세의 투표율 77.7%와 비슷한 수준이다. 2019년 선거연령 하향이 이뤄지면서 다음달 9일 실시되는 제20대 대통령선거에서는 고등학교 3학년에 해당하는 만18세 이상 청소년도 투표할 수 있다.

투표 의향은 국회의원 선거 60%, 교육감 선거 56.1%, 광역시·도단체장 선거 48.7%, 시·군·구 기초자치단체장 선거 48.1% 순으로 낮아졌다.

그러나 투표 의향에 비해 전반적인 정치적 현안에 대한 관심은 현저히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 참여자 중 30.8%만이 정치적 현안에 관심이 있다고 응답했다. 관심이 없다고 응답한 40.1%보다 9.3%p 낮았다. 성별로 보면 남학생(33.1%)이 여학생(28.4%)보다 정치적 현안에 더 관심을 보였다.

모의 선거·정치토론 등 학교에서의 정치 교육도 부실한 수준에 머무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 응답자 중 학교 수업에서 모의 대통령선거를 경험했다고 응답한 청소년은 6.5%에 불과했다. 학교 수업 중 정치관련 토론 경험도 고등학생은 28.2%, 중학생은 25%에 그쳤다.

연구진은 중·고등학생 20명에 대한 면접조사를 실시한 결과 청소년들이 학교에서 정치에 대한 기본적인 교육조차 받고 있지 못한 것으로 봤다.

연구진은 "정치 관련 교육은 사회 교과 시간을 통해 단편적 수준에서 진행되는 것으로 보인다"며 "교과 외의 영상 시청과 특별 강연 또한 청소년들의 관심을 이끌어내지 못해 그 효과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대신 청소년들은 주로 언론 매체(43.3%)와 부모님(37.9%)을 통해 정치적 견해를 형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 관련 수업·프로그램(22.5%)보다 높은 수치다.

미디어 중에서도 이들은 소셜미디어(54.3%)와 유튜브(54%)에서 정치 관련 정보를 얻는 것으로 조사됐다. TV뉴스(51.6%), 포털뉴스(44.3%)보다 높았다.

소셜미디어를 통해서는 정치 관련 게시글 읽기(35.3%), 온라인 청원·서명 참여(22.8%) 등으로 정치를 경험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제공) © 뉴스1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제공) © 뉴스1

◇시급히 해결해야 할 청소년 관련 문제 1위 '극단선택'

실태조사에서는 제20대 대통령선거를 염두에 두고 해결돼야 할 청소년 관련 문제와 차기 대통령에게 요구되는 자질 등에 대해서도 물었다.

청소년 관련 문제 중 가장 시급하게 해결돼야 하는 문제로는 81.4%(복수선택)가 '청소년 극단선택 문제'를 꼽았다.

'청소년 대상 성폭력 문제' 77.6%, '학교폭력 문제' 74.6%, '학생 인권 문제' 71.1% 등 순으로 뒤를 이었다. 특히 여학생의 89.2%가 청소년 대상 성폭력 문제 해결을 시급한 문제로 택했다.

차기 대통령이 갖춰야 할 자질을 묻는 질문에는 △정책실행력(82.8%) △위기관리능력(82.6%) △도덕성(82%) △민주적 정책결정(81.8%) 등을 꼽았다.

차기 대통령이 발전시켜주길 희망하는 분야로는 교육(80.7%)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 반면, 통일·안보 분야를 선택한 비율은 58.4%로 전 분야를 통틀어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연구진은 이 같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청소년 정치참여 활성화를 위한 청소년기본법·청소년활동진흥법 등 유관법률 개정, '유스 정치 아카데미' 등 정치참여 프로그램 활성화, 모의투표 프로그램 개발 등 정책을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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