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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딸이 '엄마'하며 달려올것 같아"…대구지하철 참사 19주기 추모식

[편집자주]

대구지하철화재참사 19주기를 맞은 18일 오전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 추모탑 앞에서 열린 추모식에서 유가족들이 오열하고 있다. 2022.2.18/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대구지하철화재참사 19주기를 맞은 18일 오전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 추모탑 앞에서 열린 추모식에서 유가족들이 오열하고 있다. 2022.2.18/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대구지하철 화재 참사 19주기인 18일 대구 동구 팔공산 시민안전테마파크에서 추모식이 열렸다.

이날 오전 9시30분쯤 사이렌 소리가 하늘을 가득 채울 듯 울리자 희생자 유가족 등 참석자들이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추모탑을 향해 고개를 숙이며 애도했다.

추모식에는 희생자 유가족 70여명과 김종한 대구시 행정부시장, 여영국 정의당 대표, 정의당 이은주의원(비례),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대구 달성군), 4·16세월호 유가족 등이 참석했다.

추모식 내내 유족들은 그날의 슬픔을 떠올리며 주름진 손으로 눈물을 훔쳤다.

19년 전 참사로 당시 24살 딸을 잃은 이춘도씨(71)는 "내게 큰 기쁨이고 희망이었던 네가 남기고 간 물건들에 얼굴을 대어 너의 온기를 느껴본다"면서 "지금도 '엄마'라고 부르며 내게 달려올 것 같다"며 떨리는 목소리로 추도사를 읽어 내려갔다.

강재형 2·18안전문화재단 이사장은 "마음은 채워야 하지만 가슴은 비워야 시원해진다"면서 "이제 유가족분들이 가슴으로 기억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대신해 참석한 박창달 대구경북총괄선대위원장은 "공공이 안전을 등한시 해 국민에게 큰 충격을 안겨줬다"면서 "세월호 침몰, 광주 아파트 붕괴사고를 보면서 속도와 효율보다 안전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대신한 추경호 의원은 "유가족들은 여전히 '지하철을 타기 무섭다'며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며 "안전을 더 중요시 생각하고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를 대신해 참석한 이은주 의원은 "19년이 흘렀지만 유가족들은 2월이 되면 더 뼈가 아프고 고통스러워한다"면서 "이런 사고가 다시 발생되지 않기 위해서 중대재해처벌법을 통해 안전이 최우선되는 국가로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추모사와 추모공연을 마친 뒤 유가족 등 참석자들은 국화를 한송이씩 들고 추모탑 앞으로 가 희생자의 넋을 기렸다. 이어 추모탑 옆에 마련된 희생자의 이름이 적힌 꽃밭에서 유가족들은 오열을 했다.

참사는 2003년 2월18일 오전 9시53분 지하철1호선 중앙로역에 정차한 전동차에서 한 지적장애인이 휘발유에 불을 질러 마주오던 전동차로 번지면서 192명이 숨지고 151명이 다친 사고다.

이후 방화를 저지른 지적장애인은 무기징역을 받았고 복역 중 2004년 8월 지병으로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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