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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 가격은 폭등…보일러 업계 "가격 인상할 수 있을까" 전전긍긍

우크라 사태 후 '보일러 원재료' 철광석 가격 159.79달러
"올해는 가격 인상 힘들 듯"…수익성 악화 불가피

[편집자주]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뉴스1 © News1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뉴스1 © News1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철광석 등 원자재 가격이 폭등하면서 보일러 업계 걱정이 커지고 있다. 철광석, 구리, 알루미늄 등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생산 비중이 높은 원자재들이 보일러의 주요 원재료이기 때문이다.

경동나비엔, 귀뚜라미, 대성쎌틱에너시스, 린나이 등 보일러 업체들은 지난해 원자재비와 물류비가 급등하면서 8~10년만에 보일러 가격 인상을 단행한 바 있다. 수익성 악화가 한계치에 이른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다. 그런데 이번엔 원자재값 폭등까지 겹쳐 연이은 악재를 맞게 됐다.

18일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철광석 가격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상승하면서 11일 기준 톤당 159.79달러 수준에 이르렀다.

지난해 5월 톤당 226.46달러로 정점을 찍던 철광석은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이며 11월 톤당 89.93달러까지 내려갔다. 2월 들어 가격이 다시 하락세로 접어들던 철광석 가격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급등하고 있다.

러시아, 우크라이나가 철광석 주요 생산·수출국인 만큼 사태가 장기화될 수록 철광석 가격은 크게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철강협회 조사 결과 2020년 기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글로벌 조강 생산량 기준 각각 5위, 12위 국가다. 수출량은 각각 2위, 9위다. 우크라이나는 세계 5~6위권의 철광석 생산국이다.

국내 철강사들도 철강재 가격을 올리고 있어 보일러 업계 타격은 불가피하다. 보일러 업계가 주목하는 부분은 포스코의 행보다. 대다수 국내 주요 보일러 업체들은 포스코에서 철강재를 공급받는다. 포스코는 이달 열연강판 가격을 톤당 5만원 인상했고 다음달에도 10만원을 추가로 올릴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1분기 철광석 가격은 많이 오르지 않았지만 2분기에는 포스코 등의 철강사들이 가격을 올리면서 큰 폭으로 인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15일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에서 컨테이너 선적 작업이 한창이다. 2022.3.15/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15일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에서 컨테이너 선적 작업이 한창이다. 2022.3.15/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철광석 이외에도 보일러를 구성하는 알루미늄, 구리 등의 원자재 가격 상승세도 심상치 않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알루미늄 가격은 지난해 12월 20일 톤당 2645.4달러에서 이달 7일 3984.5달러로 치솟았다. 러시아는 세계 3위 알루미늄 생산국이다.

이같은 원가 부담에도 보일러 업계는 당분간 제품 가격을 올리기는 쉽지 않다고 하소연 한다. 지난해 말, 올해 초 이미 한 차례 가격을 인상했고 보일러 업계 특성상 가격인상에 대한 심리적 저항이 크기 때문이다.

가격인상으로 원자재 부담을 상쇄하지 못하면 수익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지난해 원자재비·물류비 부담에 경동나비엔의 영업이익률(IFRS 기준)은 1분기 10.48%에서 2분기 7.97%, 3분기 4.85%로 떨어졌다.

1년 전인 지난해 3분기 10.85%와 비교하면 절반 이상 하락했다.

업계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사태는 원자재비 인상, 유가 폭등으로 인한 물류비 인상 위험, 해외 사업 확장 제재까지 보일러 업계의 발목을 꽉 잡고 있다"며 "통제할 수 없는 외부 변수인데 제품 가격을 갑자기 올릴 수도 없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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