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공유하기

고용개선 희소식?…주 1~14시간 초단시간 취업자 '최대'

하루 3시간도 일하지 않는 취업자, 전체 6% 달해
월 44만원 수준 '단기알바'…제도적 보호 어려워

[편집자주]

2022.1.2/뉴스1
2022.1.2/뉴스1

한 주에 14시간 미만 일하는 초단시간 취업자가 지난달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주 5일제 근무를 기준으로 보면 전체 취업자의 약 6%는 하루 3시간도 일하지 않는 셈이 됐다.

정부는 지난달 고용률이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고 자부했으나, 지표 이면에는 이같이 어두운 면도 보인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한 주에 1~17시간 일하는 단시간 취업자는 223만6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1만1000명(5.2%) 증가했다. 이는 전체 취업자(2740만2000명) 대비 8.2% 수준이다.

주당 1~17시간 일하는 단기 취업자 수가 2월에 이같이 늘어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월간 단기 취업자가 이보다 많았던 적은 코로나19 확산기와 휴가철이 겹쳤던 2020년과 2021년 8월, 그리고 조사 기간에 추석 연휴가 있었던 2011년 9월밖에 없다.

지난달 한 주에 1~14시간을 일한 '초단시간' 취업자는 162만명으로, 1년 전보다 14만명(9.5%) 증가했다. 이는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00년 이래 가장 많은 숫자다.

이로써 초단시간 취업자는 전체 취업자의 5.9%를 차지하게 됐다. 이 비중 역시 역대 최대다.

기계적으로 계산하면, 우리 주변에서 일하는 사람 17명 중 1명은 주 5일 근무 기준으로 하루 3시간도 일하지 않은 셈이다. 사실상 '단기 알바'에 가깝다.

코로나19 재확산과 정부 일자리사업 본격 시행,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플랫폼 산업 발전 등 노동시장 내 구조변화가 복합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전체 취업자 중 상용근로자 비중이 0.7%포인트 오르는 등 "질적 측면에서도 개선세가 뚜렷하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지표를 자세히 살펴보면 질적 개선으로 해석할 수 없는 부분도 분명히 존재한다는 평가다.

한국경제연구원과 박기성 성신여대 교수는 지난달 14일 펴낸 '전일제 환산 취업자로 본 고용의 변화' 보고서에서 "최저임금 인상과 코로나19 영향 등으로 단시간 일자리 비중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기존 고용 통계와 현장 간에 괴리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지난해 연간 고용 통계를 전일제 환산(FTE) 방식으로 분석한 이후 "통계청 취업자 수가 실제 노동 규모에 비해 2배가량 부풀려졌다"며 "노인들에게 제공된 공공일자리가 대부분 주 20시간 이내의 파트타임 근로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초단시간 취업자 증가는 기존 고용 안전망으로는 보호하기 힘든 계층의 확대로도 이어질 수 있다. 대표적으로 주 15시간 미만 근로자는 △주휴수당(일주일마다 하루의 유급 휴일을 줘야 하는 제도) △연차휴가 △퇴직급여 등의 제도가 적용되지 않는다.

소득 보전, 경력 개발에 관한 문제도 예상된다. 이는 사회 활동이 활발한 청년층일 수록 더욱 문제가 된다. 청년유니온이 지난해 39세 이하 청년을 대상으로 진행한 아르바이트 실태 조사에 따르면 주당 15시간 미만 초단시간 근로자의 월 평균 소득은 44만원 수준에 불과했다.

박 교수는 "우리나라의 고용 상황은 과거에는 정책적 이유로, 이후에는 코로나19 충격에 따라 급격히 악화돼 왔다"며 "아직 회복세와는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
로딩 아이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