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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석 앞 허세 부리는 등산객들 보기 싫어 훼손했다"(종합)

수락산·불암산 정상석 등 훼손 대학생 "스트레스 풀려 계속 범행"

[편집자주]

훼손된 수락산 기차바위 안전로프 © 뉴스1 (사진촬영  2020.9.20. 이상휼 기자)

"수락산 정상석 앞에서 허세 부리는 모습이 보기 싫어 돌을 없앴다."

올초부터 최근까지 수락산과 불암산서 정상석들이 잇따라 사라진 사건의 범행동기는 20대 청년의 '스트레스 해소'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 남양주북부경찰서는 특수재물손괴 혐의로 31일 오전 7시20분께 서울 노원구 자택에서 A씨(20)를 검거해 범행경위 등을 조사 중이다.

대학생인 A씨는 올 초부터 자택에서 가까운 수락산과 불암산에 올라 정상석과 안전로프를 훼손한 혐의다.

먼저 그는 수락산 '기차바위'에 설치된 '안전로프 6개'를 톱으로 훼손했다.

범행이 발각되지 않자 그는 '수락산 주봉'이라고 적힌 정상석을 쇠지렛대(속칭 빠루)를 이용해 훼손, 낭떠러지로 밀어 떨어뜨렸다.

또 수락산 국사봉, 도솔봉, 도정봉 정상석을 잇따라 같은 수법으로 훼손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수락산 옆산인 '불암산' 애기봉 정상석도 훼손했다.

경찰조사에서 그는 "스트레스가 심해서 등산을 다니기 시작했는데 등산객들이 정상석 앞에서 허세를 부리는 모습에 화가 났다"고 진술했다.

이어 "무심코 정상석을 밀어봤는데 움직이길래 다음 등산 때 빠루를 들고 올라 범행했다"면서 "스트레스가 풀리길래 범행을 이어나갔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자신의 힘으로 무거운 정상석이 굴러떨어지는 모습에 희열을 느껴 범행을 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경찰은 그가 훼손한 비석과 안전로프의 모습을 촬영해 주변 지인이나 커뮤니티에 게시했는지 여부 등 여죄를 파악하기 위해 휴대전화를 디지털 포렌식하는 중이며,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사라진 수락산 정상석 © 뉴스1 (사진촬영 2020.9.20. 이상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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