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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연기는 현재진행형…지금 볼 수 있는 故 강수연의 영화들 [N초점]

[편집자주]

각 영화 포스터 © 뉴스1
각 영화 포스터 © 뉴스1

"저는 이 영결식이 끝나고 영원한 작별을 하는 대신 작업실로 돌아가 강수연 선배님과 얼굴을 마주하고 새 영화 고민을 해야합니다. 배우 강수연의 연기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입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정이'의 연상호 감독은 지난 11일 진행된 고(故) 강수연의 영결식에서 이렇게 말했다. 현재 '정이'는 후반 작업을 진행 중으로 올해 안에 넷플릭스에서 공개될 전망이다. 이 작품은 '주리'(2013) 이후 약 10년 만에 선보이는 강수연의 영화 복귀작었으나 이제는 강수연의 유작이라는 타이틀로 관객들을 만나게 됐다.

강수연은 지난 5일 뇌출혈에 따른 심정지로 병원에 이송된지 사흘 만인 7일 오후 세상을 떠났다. 향년 56세.

1966년생으로 네 살 때부터 아역 배우로 활동을 시작한 강수연은 영화 '고래사냥2'(1985) 및 '미미와 철수의 청춘스케치'(1987) 등을 통해 당대 최고의 청춘스타로 부상했다. 또한 임권택 감독의 영화 '씨받이'(1986)로 한국 배우 최초 베니스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으며, 이어 임 감독의 영화 '아제 아제 바라아제'(1989)로 모스크바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해 '월드 스타'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강수연이 세상을 떠난 후 그가 출연했던 영화들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강수연은 80년대와 90년대 한국 영화계를 대표하는 여배우였고, 출연작 중 일부는 한국 영화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작품들이라 OTT 플랫폼을 통해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지금 당장 감상할 수 있는 강수연의 영화들을 정리해봤다.

◇ '위대한 유산: 태흥영화사 1984-2004' 특별상영전

한국영화자료원은 특별상영전인 '위대한 유산: 태흥영화 1984-2004'를 지난 5월10일부터 시네마테크KOFA 1관에서 진행 중이다. 이번 특별상영전은 지난해 10월24일 세상을 떠난 고(故) 이태원 대표를 추모하고 그가 설립한 태흥영화사의 공로를 기리기 위해 마련된 상영전이다. 제작자 고(故) 이태원 대표는 1980년대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임권택 감독 등 여러 실력파 감독들과 함께 한국 영화의 르네상스를 이끌었다. '서편제'와 '춘향뎐' '취화선' 등 한국 영화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작품들이 이태원 대표와 임권택 감독이 함께 만든 작품이다.

이번 특별상영전은 세개의 섹션으로 나뉘어 총 20편의 영화를 상영한다. 여기서 강수연의 주요 작품들인 '미미와 철수의 청춘스케치'(이규형 감독) '아제아제 바라아제'도 볼 수 있다.

'미미와 철수의 청춘스케치'는 소설을 원작으로 한 청춘 멜로물로 박중훈과 강수연이 주연을 맡았다. 80년대 대학생 남녀의 사랑을 발랄하게 그린 작품. 이 영화에서는 영문과 학생 미미를 연기한 20대 강수연의 풋풋하고 당찬 매력을 확인할 수 있다. '아제아제 바라아제'는 강수연에게 모스크바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안겨준 작품으로 비구니 순녀(강수연 분)의 기구한 인생을 그렸다. 작가 한승원의 동명 장편소설을 원작으로 했다. 삭발도 거리낌없이 감행한 '월드 스타' 강수연의 명성을 강화시켜준 작품이다.

◇ 왓챠부터 티빙까지…OTT서 볼 수 있는 강수연의 영화들

강수연이 출연한 80년대와 90년대 많은 작품들은 OTT 플랫폼을 통해서도 만날 수 있다. '송어'(티빙, 시리즈온, 웨이브) '달빛 길어올리기'(티빙, 시리즈온) '베를린 리포트'(티빙, 왓챠, 시리즈온, 웨이브) '장미의 나날'(티빙, 왓챠, 시리즈온, 웨이브) '그대안의 블루'(티빙, 왓챠, 시리즈온, 웨이브) '씨받이'(티빙, 왓챠, 시리즈온, 웨이브) '우리는 지금 제네바로 간다'(왓챠, 시리즈온) '한반도'(왓챠) '약속한 여자'(왓챠) '주리'(시리즈온) '감자'(시리즈온, 웨이브) '고래사냥2'(시리즈온, 웨이브) '지독한 사랑'(시리즈온, 웨이브) '블랙잭'(시리즈온, 웨이브) '써클'(시리즈온) '영화판'(웨이브) 등이 있다.

'씨받이'는 임권택 감독과 함께 한 강수연의 또 다른 영화로 대가집 종손의 집에 씨받이로 들어간 옥녀의 이야기를 그렸다. 이 영화로 강수연은 한국 배우로서 뿐 아니라 아시아 배우로서도 최초로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그대안의 블루'(1992, 이현승 감독)는 일과 사랑 모두 완벽하게 이루고자 노력하는 여자 유림(강수연 분)이 진정으로 홀로서게 되기까지의 과정을 그리는 멜로 영화다. 페미니즘적인 관점으로 당대 많은 주목을 받았고, 강수연과 함께 안성기가 남자 주인공으로 활약했다.

설경구가 강수연의 영결식에서 언급했던 영화 '송어'(1999)는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으로 청룡영화상 최우수작품상과 감독상, 백상예술대상에서 대상, 작품상, 감독사상을 석권한 박종원 감독의 작품이다. 2박3일의 휴가를 함께 보내기로 한 친구들이 우연치 않게 끔찍한 일들에 휘말리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스릴러다. 강수연은 은행원 민수(설경구 분)의 처 정화를 연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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