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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정부의 도전⑥]원점에서… '북핵 위협'부터 다시 시작하는 한반도

"남북관계 정상화·평화의 한반도"… 北비핵화 견인 청사진
북한은 '국방력 강화'… 도발 수위 높이고 공세적 핵독트린

[편집자주] 앞으로 5년간 대한민국호를 이끌고 갈 제20대 대통령과 윤석열 정부가 5월 10일 마침내 출항했다. <뉴스1>은 새 정부 출범에 맞춰 이번 정부가 처한 나라 안팎의 현실을 '도전 요인'이라는 측면에서 다양하게 조명해 보려고 한다. 정치적으로는 '여소야대'가 윤석열 정부의 성패를 가를 가장 핵심적인 위협으로 부상했고, 경제적으로는 고물가·고환율·고금리 등 '3고(高)경제'가 정책적 선택지를 옥죄고 있다. 사회적으로는 청년층 젠더 갈등의 폭발을 비롯한 '갈등의 일상화' 시대가 펼쳐져 있다. 나라 밖으로 눈을 돌려보면, 러시아와 중국의 밀착 행보에 서방세계가 맞서는 '신냉전' 격랑이 한창이다. 항해 시작부터 험난한 삼각파도와 암초를 상대해야 하는 윤석열 정부가 정치·사회·경제·국제 등 다방면에서 고개를 내미는 도전들 앞에서 성공적인 응전을 펼쳐나가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윤석열 대통령. (대통령실사진기자단) 2022.5.11/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윤석열 대통령. (대통령실사진기자단) 2022.5.11/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윤석열 정부가 공식 출범했다. 정부는 '자유·평화·번영에 기여하는 글로벌 중추국가'로 나가겠다는 국정목표 하에 "남북관계를 정상화하고, 평화의 한반도를 만들겠다"고 천명했다. 그러나 북한의 핵실험이 가시화되는 등 남북관계가 '5년 전'으로 돌아간 상황에서 돌파구를 마련하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0일 취임식에서 "북한이 핵개발을 중단하고 실질적 비핵화로 전환한다면 국제사회와 협력해 북한 경제와  주민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담대한 계획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 비핵화를 견인하겠다는 의지와 함께 "아시아와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북한의 핵개발에 대해서도 그 평화적 해결을 위해 대화의 문을 열어놓겠다"는 입장을 개진했다. 보수 정부의 강경한 대북 대응으로 남북 갈등이 더 고조될 수 있다는 우려를 의식해 북한에 일부 유화적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평가된다.

대화를 통해 긴장을 완화하고 경제 협력으로 북한 비핵화를 견인하겠다는 새 정부 청사진은 윤 대통령 공식 취임 전부터 제시됐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6대 목표 110대 국정과제'에서 △북한 비핵화 추진 △남북관계 정상화 △국민과 함께 하는 통일 준비란 목표를 실현하고 북한의 점진적 변화를 유도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그러나 이 같은 계획이 실현되기엔 경색된 남북 간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문재인 정부 시기 2018년 2월 강원도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훈풍을 탔던 남북관계가 사실상 북핵 위협이 고조됐던 그 이전 시기로 돌아간 탓이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총비서.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평양 노동신문=뉴스1) =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총비서.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이 실패한 뒤 자력갱생 노선으로 전환한 북한은 작년 1월 조선노동당 제8차 대회에서 '국방력 강화'를 천명했다. 올해 들어 잇단 미사일 시험발사로 도발 수위를 한층 높였고, 3월엔 스스로 약속했던 핵실험·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모라토리엄'(유예)을 파기했다.

나아가 김정은 당 총비서는 4월25일 조선인민혁명군 창건일 제90주년 계기 열병식 기념연설을 통해 공세적인 핵독트린을 선언했다. "어떤 세력이든 우리 국가(북한)의 근본 이익을 침탈하려 든다면 우리 핵무력은 의외의 자기의 둘째가는 사명을 결단코 결행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밝히면서다.

김 총비서가 언급한 핵무력의 '두 번째' 사명은 '핵 선제타격'을 말한다. 북한은 그동안 핵기술 강화의 주된 목적이 '적대세력으로부터 북한을 방어하는 데 있다'는 기조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열병식 연설에서  필요시 '핵전투능력'을 사용하겠단 입장으로 선회했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북한이 2017년 '핵무력 완성'을 선언했을 때보다도 핵위협이 더 고조됐다고 볼 수 있다.

아울러 북한은 올해 초부터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을 빠르게 복구하고 있어 7차 핵실험이 가시화되리란 전망도 나오는 상황이다. 추가 핵실험은 단거리·전술탄도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을 정도로 소형화한 핵탄두의 성능 검증을 위한 것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그간 윤 대통령은 전임 정부의 '굴종 외교'를 비판하면서 남북관계에서 상호주의 원칙을 강조해 왔다. 윤 대통령 측은 '대북 강경책'만은 아니라며 대화에도 열려 있단 입장이지만 북한이 이 같은 정책 방향에 호응할 확률은 낮다는 분석이 힘을 얻는다. 즉, 남북관계 '정상화'를 위한 걸음은 험난하리라는 전망이다.

한 대북 전문가는 "정부가 '조건 없는 정상회담' 등 대화 제의를 구체적으로 하고 북한이 이를 받아들이면 관계 개선 돌파구가 마련될 계기가 될 수 있다"면서도 최근 북한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상황 등을 고려하면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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