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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만 대확진'에도 웃는 모습 공개한 김정은…'방역 자신감' 과시?

새벽 긴급 회의에서 연이어…북한 매체 의도적 노출에 주목

[편집자주]

북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14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연 정치국 협의회 도중 웃는 모습.(조선중앙TV 갈무리)© 뉴스1
북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14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연 정치국 협의회 도중 웃는 모습.(조선중앙TV 갈무리)© 뉴스1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의 대유행에 직면하면서 각종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은 예상 밖으로 '방역 자신감'을 다양한 방법으로 표출하고 있어 주목된다.

북한은 지난 12일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환자 발생을 처음으로 알리면서 '국가 최중대 비상사건'으로 이번 사태를 규정했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도 14일에 주재한 당 정치국 협의회에서 "건국 이래 대동란"이라며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재차 강조했다.

실제 북한의 상황은 녹록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와 당국의 분석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지난 13일 대북 '코로나 지원' 방침을 밝히면서 "(북한의 코로나19 확산 상황이) 간단하지 않다. 생각보다 심각하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방역, 대북 전문가들도 북한의 코로나19 대유행이 빠르게 통제되지 않으면 10만 명 이상의 사망자가 나올 가능성까지 예견하고 있다. 동시에 북한의 의료 체계로는 '빠른 통제'가 쉽지 않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북한은 '자신감'을 계속 표출하고 있다. 지난 12일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발표로 국제사회의 시선을 집중시킨 뒤 당일 저녁에는 3발의 탄도미사일 발사 도발을 감행했다.

핵실험 준비 동향도 계속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이 코로나19 상황과 무관하게 핵실험을 단행할 가능성도 제기한다.

김 총비서는 지난 12일 회의에서 평양의 1만 세대 살림집 건설, 함경남도의 대규모 농장인 연포온실농장 건설을 '계획대로' 진행할 것을 지시했다. 그러면서 "현재의 방역 형세가 엄혹해도 사회주의 건설의 전면적 발전을 위한 우리의 전진을 멈출 수 없으며 계획된 경제사업에서 절대로 놓치는 것이 있으면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12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연 정치국 회의 도중 웃는 모습.(조선중앙TV 갈무리)© 뉴스1
북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12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연 정치국 회의 도중 웃는 모습.(조선중앙TV 갈무리)© 뉴스1

14일에 열린 정치국 협의회에서도 그는 "현 상황은 지역 간 통제 불능한 전파가 아니라 봉쇄지역과 해당 단위 내에서의 전파 상황"이라며 현 상황을 '컨트롤'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그의 자신감 표출은 1차적으로는 효과적인 주민 통제를 위한 것으로 보인다. 내부적으로 불안감이 팽배할 수밖에 없는 현재 상황을 '당 중앙'의 통제에 따르면 극복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강조한 것이다.

또 최고지도자의 존엄 과시에도 목적이 있어 보인다. '건국 이래 대동란'이라는 '국가 최중대 비상사건'을 맞으면서도 흔들리지 않는 지도력을 부각하는 차원인 것이다.

이 같은 기조는 북한의 관영매체를 통해서도 드러나고 있다. 조선중앙TV는 이날 정치국 협의회를 주재한 김 총비서의 모습을 공개하면서 그가 회의 도중 여유로운 표정으로 웃는 모습도 공개했다.

남한의 정서에서는 '비상시국'에서 대통령 등 고위 공무원이 관련 회의를 주재하며 웃는 모습을 노출하기 어려운 것과는 크게 대비된다.

그의 '웃는 모습'은 지난 12일 북한이 처음으로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사실을 공개한 정치국 회의 보도에서도 나타났다. 대체로 엄중한 모습으로 간부들에게 질책도 하고 '강력한 지시'를 내리던 와중에도 그는 함박웃음을 지었던 것이다.

당시 회의 상황의 구체적인 내용은 알 수 없으나 선전선동 원칙에 따라 계획적이고 치밀하게 최고지도자의 모습을 편집하는 북한 매체의 보도 특성상 김 총비서의 웃는 모습 공개도 의도적으로 볼 수밖에 없다. 다만 이러한 북한의 정확한 의도를 확인하긴 쉽지 않은 상황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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